"체력 가장 중요, 이제 축구는 100분 게임! 홈에선 무조건 이기겠다"...제주 감독 김학범의 철학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제주 유나이티드에 부임한 김학범 감독은 자신의 철학을 가감없이 밝혔다. 김학범 시대를 맞은 제주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지난 시즌 제주는 롤러코스터를 탄 듯 기복이 심했다. 시즌 초반 무승을 겪다가 연승 행진을 하면서 2위까지 올랐다. 그러다 다시 연패에 빠지면서 하락세를 겪었고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강등권까지 내려가지 않았지만 하위권을 맴돌았고 남기일 감독이 물러났다. 정조국 대행이 남은 시즌을 이끈 제주는 9위로 2023시즌을 마무리했다.
변화가 필요했던 제주는 김학범 감독을 선임했다. 김학범 감독은 성남 일화(현 성남FC) 감독을 시작으로 허난 젠예, 강원FC, 광주FC 등을 이끌었고 23세 이하(U-23) 팀을 이끌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안겼다. 당시 주축인 손흥민, 황희찬, 김민재, 황인범, 조유민 등은 한국 축구를 이끌어가고 있다.
대표팀을 떠난 후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축구 지식을 쌓고 현대 축구를 경험한 김학범 감독은 제주로 왔다. 김학범 감독은 크리스마스에 선수단 소집을 실시했는데 26일로 날짜를 옮겼다. 김학범 감독이 가진 '강성' 이미지 때문에 크리스마스날 한라산 등반설 등이 나오긴 했으나 사실무근이었다. 제주 관계자는 "한라산 등반은 제주가 전통적으로 해오던 것이다. 나중에 한다고 해도 김학범 감독이 요청해서 강제로 하는 게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주 공식 유튜브를 통해 김학범 감독의 제주 부임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6년 만에 K리그에 돌아오긴 했지만 현장에서 계속 선수들을 관찰하고 뽑는 입장이었다. 제주 오기 전날까지도 경기장에 있었다. 동유럽, 브라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에콰도르, 멕시코, 미국 등을 다니며 축구를 보고 바빴다. 특별히 6년 만에 K리그 복귀, 이런 부분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기분이 더 많이 든다"고 말했다.
제주에 대해선 "항상 관심이 있었다. 잘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운영 방법 그렇고 모든 부분 종합해서 봤을 때 성적 낼 가능성이 굉장히 많은 팀이라고 생각했다. 사실은 우승이라는 것을 89년 이후 못 해봤다. 남들만큼 하는데 왜 못했는데 궁금한 점이었다. '내가 하면 가능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컸다. 제주는 잘 될 수 있는 조건과 여건을 많이 갖고 있는 잠재력 풍부한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 "홈에서 진짜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홈 승률을 무조건 높여야 한다. 홈 팬들을 끌어 모으려면 홈에서는 누구든 무조건 잡아야 한다. 최대 관건이자 숙제다"고 언급했다. 제주라는 지역 특성상 관중이 많이 오기 어려운데 지난 시즌 홈 승률까지 낮아 아쉬움을 남겼다. 신박한 마케팅과 함께 유튜브 맛집으로 소문이 나는 등 제주 구단이 엄청난 노력을 했는데도 홈 성적이 나오지 않아 아쉬움이 컸는데 김학범 감독은 그 부분을 가장 먼저 개선하려는 의지가 커 보였다.
모두가 아는 '공포의 체력 훈련'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선진 축구를 먼저 바라보고 도입을 한다. 유럽이라든지 강한 체력을 밑받침으로 해서 거친 동작, 그 많은 시간을 쉴 틈 없이 다 소화하고 있다. 축구는 이제 90분 게임이 아니다. 100분이 넘는 게 대부분이다. 현대축구에서 뛰지 않으면 좋은 퍼포먼스가 절대 나오지 않는다. 체력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면 절대 좋은 경기력 안 나온다"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들보다 한 발 더 뛰는 축구를 할 거다. 남들이 싫어하는 축구를 할 거다. 경기장에서 지켜보면 될 것 같다. 재밌는 장면이 많이 나올 것이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학범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제주는 코칭 스태프 선임도 완료했다. 수석코치는 연령별 국가대표팀 지도자로 명성을 쌓은 김정수 전 감독(48)이 맡는다. 김정수 수석코치는 2019년 FIFA U-17 월드컵에서 역대 세 번째 8강 진출(1987, 2009, 2019)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김학범 감독과의 시너지도 좋다. 2020년 대한축구협회 기술연구그룹(TSG)의 일원으로 김학범호에 합류해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역대 첫 우승과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당시 김정수 수석코치는 상대 전술 및 전력 분석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골키퍼 코치로는 김학범 감독과 연이 깊은 차상광 코치가 왔고 이상호 제주 18세 이하(U-18) 감도은 코치로 내부 승격이 됐다. 특히 김정수(2004~2005) 수석코치, 차상광 GK코치(1994,1996), 이상호 코치(2004~2005)는 모두 제주의 전신인 유공코끼리축구단/부천SK 출신이기도 하다. 이어 김찬빈 피지컬 코치, 최희영 피지컬 코치도 왔다. 김학범 감독은 "팀워크와 전문성 부분에 있어서는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역량을 발판으로 2024시즌 제주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제주는 윙포워드, 미드필더 영입에 집중한다. 김주공이 장기 부상을 당하면서 공격 옵션이 줄어들었고 구자철, 최영준이 있긴 하나 이창민, 김봉수가 군대 해결을 위해 팀을 떠나면서 공백이 커졌다. 두 포지션을 우선사항으로 삼아 이적시장에 임할 듯하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