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에 민주당 “거부하는 자가 범인”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차량에 탑승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의 주도로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특검법이 결국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내년 2월 특검법에 대한 재의결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며 국민의힘의 ‘이탈 표’를 노리고 있다.

이재명 “尹 대통령, ‘죄지어서 거부한다’고 말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특검을 왜 거부하나? ‘죄지었으니까 거부하는 것이다. 진상을 밝히고 조사하면 감옥에 가기 때문에 못하는 것이다’라고 대선 후보 시절 윤 대통령이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특검법이 통과되자마자 대통령실은 ‘법안이 이송되는 대로 즉각 거부권 행사하겠다’(고 했다.) 거부권 행사 고민 중이다 이렇게 하기도 어렵냐”며 “뭐가 그렇게 자신만만하고 당당하냐”고 비판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대통령실이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최소한의 국민 여론을 살피겠다는 조심성도 보이지 않는 오만과 독선”이라며 “역대 대통령 중에서 본인이나 가족 관련 특검과 검찰수사를 거부한 사례는 없었다. 이게 첫 사례”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민주, 거부권 행사 방침에 “아연실색할 일”

앞서 국회는 지난 28일 야권의 주도로 4월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던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대장동 50억 클럽 뇌물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쌍특검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통령실은 ‘김건희 특검법’ 국회 통과 10분 만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본회의를 통과한 특검법은 국회의장 결재 후 정부로 이송된다. 대통령은 법안 이송된 후 15일 이내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은 다시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을 거쳐야 한다.

이에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많은 국회의원들이 국민 뜻을 실현하기 위해 어렵게 많은 시간을 들여서 통과를 시킨 법을 바로 거부한다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모습”이라며 “빨리 재의해달라‘는 것은 본인 편한 대로만 하겠다는 건데 전혀 바람직하지 않고 대통령이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비난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진정한 나라 사랑은 없고 잘못된 아내 사랑이 지극한 윤 대통령이 진짜 김건희 특검법을 거부한다면 곧 후회하게 될 것”이라면서 “김 여사는 떳떳하면 조사받으시라”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의 헌법상 권리인 거부권을 국가가 아니라 아내를 위해 쓴다는 대통령이 나왔다”며 “(법안이) 이송되기도 전에 즉각 거부권 행사하겠다고 천명하다니 그야말로 황당무계, 아연실색할 일”이라고 적었다.

국힘 이탈 표 노리는 민주 “공천 과정서 반발할 것”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김건희 특검법‘은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재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표결 시에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및 출석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가결된다. 다만 민주당에서는 재표결이 ’무기명‘으로 진행되는 만큼 국민의힘의 이탈 표를 노리고 있다.

2월에는 각 정당이 총선 후보 공천 작업에 들어가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반발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중 이탈 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재표결 시 야당 의원 전원이 출석하면 국민의힘에서 18표만 이탈해도 특검법은 국회를 통과하게 된다.

박 원내수석은 라디오에서 “최근 국민의힘 의원님들 만나면 속으로 부글부글 끓어 넘치는 분들이 많다”며 “다 용산에서 (당대표, 비대위원장을) 결정하는 느낌과 상황, 당이 완전히 망가지고 있다는 얘기를 스스럼없이 하시는 의원님들이 꽤 계셔서 하나의 에너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공천 과정이 진행되면 소위 찐윤핵관(진짜 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고 불리는 검사, 사람들을 내려꽂는다”며 “합리적인 공천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공천(과정)에 반발할 분들도 계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