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소스 김선응은 정말 천사?…송형주 "카메라 앞에서만"[일문일답]
김선응 "내가 왜 착한 캐릭터 됐는지 잘 모르겠다"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착한거랑 착한 척 하는걸 구분해서 봐야 한다. 얘(김선응)는 착해보일 것 같으면 굳이 그걸 꼭 하더라. 원래는 신경도 안 쓰던 일인데 카메라가 켜지고 착해보일 '각'이 나오면 귀신같이 캐치한다. 자기가 오타니도 아니고 쓰레기를 줍는다."
코미디 유튜브 채널 핫소스의 운영자인 개그맨 송형주(29)는 지난 18일 서울 충무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함께 채널을 운영하는 개그맨 김선응(29)이 실제로 착한지를 묻자 내놓은 대답이다.
핫소스는 송형주와 김선응이 6명의 친구와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코미디 콘텐츠로 만드는 채널이다. 친구들끼리 독한 장난을 치는 영상이 특히 인기가 많다. 송형주는 주로 장난을 치는 역할, 김선응은 당하는 역할로 나온다. 이 때문에 김선응은 팬들 사이에서 '천사'로 통한다.
송형주는 김선응에 대해 "착하긴 착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사실 나도 착하다. 나도 미담이 많다"고 강조했다. 또 "사람들이 나를 빌런으로 알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사회에서는 이 친구(김선응)가 빌런이고 나는 정의로운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김선응 역시 자신의 '천사 이미지'는 일종의 캐릭터라는 것을 인정했다. 그는 "나도 막 쌍욕을 한 적이 있는데 그림이 너무 안 예뻤다. (화를 심하게 내면) 영상으로 못 살리니까 그런게 있다. 영상 댓글을 보면 다 내가 착하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됐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영상에선 서로를 괴롭히는 모습이 주로 비춰지지만 현실에선 둘도 없는 친구다. 실제로 두 사람은 10년 넘게 함께 살면서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을 정도로 성격이 잘 맞는다.
친구끼리 10년을 한 집에 살면서 같은 일을 하다보니 개인의 삶은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이 때문에 연애·결혼과도 점점 멀어지는 부작용이 있다고.
송형주는 "이 상태로 오래 살았고 연애도 잘 못하다보니까 득과 실은 명확한 것 같다. 주변 친구들은 이제 결혼하기 시작했는데 나는 아직 결혼이라고 하면 되게 막막하다. 나이는 먹는데 그게(결혼이) 되게 비현실적인 얘기처럼 느껴진다. 주변에서 결혼 언제 하냐고 물어보긴 하는데 우리는 지금이 편하고 외롭지도 않으니 약간 뜬구름 같은 얘기가 돼버렸다. 현실적인 감각이 좀 더딘건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김선응은 "이게 삶이 됐으니 사실 공과 사의 구분은 거의 없어진 것 같다. 같이 살다보니 군대처럼 같이 밥 먹고, 샤워하고 그런 생활이 자연스러워졌다."고 했다.
두 사람은 유튜버 활동 초창기에는 병원 임상시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갈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코미디 유튜버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핫소스를 비롯해 4개 채널의 구독자 수를 합하면 220만명에 달한다.
송형주는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사람들이 많이 봐주기 시작하는 데까지 2년 가까이 걸렸다. 처음부터 재미있게 유튜브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그 과정을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버텨야 한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모든게 어느 정도 궤도 안에 들어갈 때까지 해야지 그 전에 포기하면 안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핫소스 김선응·송형주와의 일문일답
"10년지기 친구 사이다."(김선응)
"이혼하지 못하는 부부 같은 관계다"(송형주)
"'공무원화' 돼서 못 헤어지는 그런 사이가 됐다(웃음)"(김선응)
-두 사람의 원래 직업은 개그맨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게 됐나.
"우리는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방송연예과 동창(13학번)이다. 둘 다 개그맨의 꿈이 있어 그때부터 같이 개그를 했는데 군대를 다녀오니 개그콘서트가 없어져 있었다. 개그 공연도 하다가 2017년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게 됐다. 인터넷방송을 하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다가 유튜브에서 스탠드업 코미디 같은걸 하게 됐다."(김선응)
-핫소스 유튜브 채널이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한건 언제부터인가.
"2017년 말쯤 부터였던 것 같다. '신세계 엘리베이터 몰래카메라' 영상이 처음으로 100만뷰가 됐다. 우리가 너무 돈이 없어서 임상실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때다. 둘이 누워서 피를 뽑고 있는데 갑자기 100만뷰가 된거다. 그런데 신나는 마음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왔는데 수익 정지가 됐다. 그 때는 이유를 몰랐다."(김선응)
"한 달 정도 수익이 정지되고 나서 정상화가 됐다. 친구 사이이니 옛날부터 서로 장난치는걸 좋아했다. 그런걸 영상에 담아 업로드를 하다 보니 조금씩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2019년쯤부터 사람들이 많이 유입됐던 것 같다. 유튜브에 내보내는 건 가능한 선이고, 못 내보낼 정도의 장난도 진짜 많이 친다."(송형주)
-주로 송형주가 짓궂은 장난을 치고, 김선욱은 당하는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내가 수위를 맞춰서 하는 거지 이 친구도 그만큼 한다. 이 친구는 (영상을 내보낼 수 있는) 수위를 못 맞추는 것이다. 나는 MBTI가 'J'라서 매사 철저한데, 이 친구는 하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송형주)
-시청자들도 김선응이 너무 착하는 댓글을 많이 달더라.
"사람들이 나를 빌런으로 알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사회에서는 이 친구가 빌런이고 나는 정의로운 역할을 한다"(송형주)
-자는 친구를 깨우거나 이런 장난은 진짜 몰래 하는 것인가. 화내는 경우는 없나.
"진짜로 몰래 하는 거다. 처음엔 그랬다(화를 냈다). 그런데 이제는 사람들이 이런걸 좋아한다는걸 알게 됐기 때문에 모르는 상태에서 당해도 '이건 (영상이) 잘 나오겠다' 이런 생각부터 든다. 당하면서 웃긴 것도 있고, 완성본을 보면 내가 봐도 내 모습이 재밌다. 친구들끼리 재밌게 노는 모습이 잘 담기는 것 같다. 그냥 이제는 이게 직업이라고 생각한다."(김선응)
-자고 있는 사람 몸에 쥐덫을 붙이거나 음식을 뿌리기까지 하던데.
"우리는 스턴트 코미디라고 생각한다. 뭘 뒤집어 쓰더라도 그게 사람들에게 코미디로 재미있다면 직업 정신으로 잘 이겨나가자고 생각을 하고 있다."(김선응)
-김선응은 당하고 나서도 정색을 하진 않더라.
"나도 막 쌍욕을 한 적이 있는데 그림이 너무 안 예뻤다. (화를 심하게 내면) 영상으로 못 살리니까 그런게 있다. 영상 댓글을 보면 다 내가 착하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됐는지 잘 모르겠다."(김선응)
-친구가 보기에 김선응이 착한 구석이 있나.
"솔직히 있잖아"(김선응)
"착하긴 착하다. 그런데 착한거랑 착한 척 하는걸 구분해서 봐야 한다. 얘(김선응)는 착해보일 것 같으면 굳이 그걸 꼭 하더라. 원래는 신경도 안 쓰던 일인데 카메라가 켜지고 착해보일 '각'이 나오면 귀신같이 캐치한다. 자기가 오타니도 아니고 쓰레기를 줍는다. 그리고 사실 나도 착하다. 나도 미담이 많은데 좀 다뤄달라."(송형주)
"형주 팬 중에 암 환자분이 한 분 계셨는데 직접 찾아가서 팬미팅을 하기도 했다.(김선응)
-김선응은 왜 머리를 빡빡 밀었나.
"원래는 뽀글뽀글한 폭탄머리였다. 이 친구가 자고 있는 내 머리를 밀어서 그걸로 수세미를 만든 적이 있었다. 그걸로 설거지를 하더라. 그런데 영상이 너무 잘 됐다. 그 영상을 시작으로 지금 핫소스 채널이 자리를 잡았다. 그 때는 나도 속상했는데 사람들이 머리를 깎으니까 귀엽다고 하더라. 그때부터 짧은 머리를 하고 있다."(김선응)
-함께 살면서 일까지 같이 하고 있는 셈인데, 두 사람이 싸운적은 없나.
"싸운적은 없다"(김선응)
"우리가 군대에 다녀온 기간 빼고는 10년째 같이 살고 있다. 같이 생활하면서 싸운적은 한 번도 없다"(송형주)
-실제로 싸우면 누가 이길까.
"나는 유단자다. 레슬링도 꽤 한다."(김선응)
"싸움은 무조건 체급이다. 내가 이긴다. 뉴시스에서 후원해주면 한번 붙겠다."(송형주)
-핫소스 채널의 시청자의 연령대와 성별은 어떻게 되나.
"10대 후반부터 20대 중반이 제일 많다. 그다음이 2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이다. 남자가 70% 정도 된다."
-젊은 층에서 왜 핫소스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나.
"삶이 팍팍해서가 아닐까. 비슷한 나이 또래의 친구들이 같이 살면서 장난치는 모습에서 공감을 얻는 것 아닌가 한다. '나도 친구랑 저렇게 장난을 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장난의 수위가 좀 세다보니 보는 걸로 대리만족하는 것 아닌가 한다."(송형주)
"오랫동안 사귀었던 친구들이 같이 살면서 시트콤적인 모습들이 많이 나오지 않나. 어릴 때는 친구들이랑 같이 지내는게 가장 즐거운 나이이니 이런게 제일 좋은 도파민이 되는 것 같다. 20대 중반 이후 연령대에서는 그리움 같은 것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김선응)
-남자 8명이 한 집에서 같이 살면서 영상을 만든다. 사생활이 거의 없을 것 같은데 함께 사는게 불편하진 않나.
"이게 삶이 됐으니 사실 공과 사의 구분은 거의 없어진 것 같다. 같이 살다보니 군대처럼 같이 밥 먹고, 샤워하고 그런 생활이 자연스러워졌다."(김선응)
"요즘 또래 친구들을 보면 굉장히 외로움을 많이 탄다. 우리는 외로움은 없다. 외로워서 여자친구를 사귀고싶다는 생각도 잘 안 들게 된다. 힘든게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몇 년 째 같이 사는걸 보면 이게 즐겁고 이점이 많은 것 같다."(송형주)
-다들 성격이 잘 맞는 것 같다.
"애들이 다 둥글둥글 하다"(김선응)
"(서로) 별로 신경을 안 쓴다. 오히려 그게 서로 사이가 좋은 비결인 것 같다."(송형주)
-스토킹을 당했다는 얘기도 있더라.
"집 앞에 이제 팬들이 찾아오고 그런 게 좀 힘들었는데 그건 우리에 국한된 건 아니다. 다른 유튜버들을 보면 더 심한 경우도 있다. 미친X들이 많더라. 우리는 밤에 이름 부르고 소리 지르고 그 정도다. 서울에 살 때는 비행 청소년들이 (집) 앞에 대기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는데 지금은 좀 괜찮아졌다."(김선응)
-여자친구는 없나.
"만날 시간이 없다. 소개시켜달라."(송형주)
"미안할 정도로 만날 시간이 없으니까 (상대방이) 지치더라."(김선응)
"이 상태로 오래 살았고 연애도 잘 못하다보니까 득과 실은 명확한 것 같다. 주변 친구들은 이제 결혼하기 시작했는데 나는 아직 결혼이라고 하면 되게 막막하다. 나이는 먹는데 그게(결혼이) 되게 비현실적인 얘기처럼 느껴진다. 주변에서 결혼 언제 하냐고 물어보긴 하는데 우리는 지금이 편하고 외롭지도 않으니 약간 뜬구름 같은 얘기가 돼버렸다. 현실적인 감각이 좀 더딘건 있는 것 같다."(송형주)
-게스트로 여자 연예인을 초대할 수 있다면 누굴 선택하겠나.
"조회수를 생각하면 오구라 유나씨가 맞는 것 같다"(김선응)
"2023년 대한민국은 뉴진스에게 점령당했다. 뉴진스가 나오면 특별히 할 것도 없다. 그냥 카메라만 보고 있어도 된다."(송형주)
-이제는 인기 유튜버가 됐는데 수입은 괜찮은 편인가.
"도란도란 먹고 살 만 하다. 고기 먹고 싶을 때 고기 먹고, 비 오거나 눈 올 때는 택시 탈 수 있을 정도다."(송형주)
-유튜버로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노하우 같은건 있나.
"우리도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사람들이 많이 봐주기 시작하는 데까지 2년 가까이 걸렸다. 처음부터 재미있게 유튜브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그 과정을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버텨야 한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모든게 어느 정도 궤도 안에 들어갈 때까지 해야지 그 전에 포기하면 안되는 것 같다."(송형주)
-유튜버가 되고 나서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언제인가.
"강남에 조그만 빌딩 하나라도 사야지 좀 많이 보람차지 않을까 싶다. 확실하게 노후 대비해야지 보람찰 것 같다는 생각이다."(송형주)
"우리가 웃기는 직업이다 보니까 정말 크게 웃겼을 때도 좀 보람찬 것 같다. 개인적으로 얼마 전 친구 차에서 짜장면을 먹으면서 오프로드 타는게 있었다. 그 때 끝나고 나서 희열감이 엄청 좋았던 것 같다."(김선응)
-송형주에게 김선응은 어떤 의미인가.
"기둥 같은 존재다. 선응이도 그렇겠지만 내가 선응이에게 많이 의지한다. 항상 버팀목이 돼 주는 친구다. 없을 때도 같이 못 먹으면서 지내고 추워하면서 같이 버텨주고 그런 사람이다."(송형주)
-그렇다면 김선응에게 송형주는 어떤 존재인가.
"태양 같은 친구라고 하겠다. 없으면 안되는 존재다. 없으면 (일이) 안돌아간다."(김선응)
-새해 목표나 계획 같은건 있나.
"우리는 하루하루를 이렇게 살다 보니까 솔직히 해를 넘기고 달이 바뀌는 게 크게 의미가 없는 것 같긴 하다. 올해처럼 그냥 했던대로 쭉 더 잘됐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 우리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을 위해 더 재밌는 영상을 만드는게 목표다."(송형주)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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