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장관 “북 영변 경수로 가동 지난 여름”…‘전기 공급용’에 무게

임종빈 2023. 12. 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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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를 가동한 시점이 IAEA가 발표한 지난 10월보다 수개월 전인 지난 여름이라며, 전기 공급용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신 장관은 어제(28일) 국방부 기자단과 간담회에서 "지난 10월 중순 무렵 영변에서 실험용 경수로를 가동하는 게 식별이 됐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그보다 몇 개월 전 여름, 한창 더울 때 냉각수가 식별됐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 21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에서 "지난 10월 중순 이후 실험용 경수로(LWR) 냉각 시스템에서 온수 배출이 관측됐다"며 "이는 이 경수로가 시운전 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2010년 5월쯤부터 영변 핵 시설에 실험용 경수로를 건설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 장관은 또 "전체 가동이 아니라 기초적인 것만 가동했다"면서 "극소량의 일부 핵물질을 장전해 원자로를 시험 가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장비나 시설을 보완하는 단계를 시작했고, 내년 여름쯤 완료해 정상 가동이 되지 않을까 평가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신 장관은 "실험용 경수로를 가동하기 시작해 실제 경수로를 가동하는 데는 통상 1~2년이 걸리는데, 우리 신고리 3호기나 신한울 1호기는 시험 가동을 시작한 지 12개월 만에 정상 가동을 했다"며 "북한이 우리와 같은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원자로보다) 30분의 1 규모"라며 추측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 '전기 공급용'에 무게…핵 잠수함용 소형 원자로 시험일 수도

다만 신 장관은 북한이 경수로를 통해 더 많은 핵탄두를 만들 것이라는 추측은 신빙성이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신 장관은 "대개 경수로는 전기 생산을 위한 발전용"이라면서 "경수로를 통해 플루토늄을 생산해서 핵무기를 만든 나라가 지금까지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신 장관은 "실제 25~30메가와트 규모의 원자로면 영변 지역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양과 거의 유사하다"라며 "북한은 영변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거짓말하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신 장관은 다만 "북한이 경수로를 군사적으로 활용한다면 핵 잠수함에 들어가는 소형 원자로를 만드는 시험을 할 수 있고, 경수로는 삼중 수소를 만들어내는데 수소 폭탄을 만드는 재료"라고 덧붙였습니다.

내년 우리 국회의원 선거와 미국 대선이라는 대형 정치 일정에 맞춰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이 있냐고 묻자 신 장관은 우리를 겨냥한 '직접 군사 도발'을, 미국 정부를 향한 '전략적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신 장관은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여러 가지 '전략적 도발'을 할 것"이라면서 "고체연료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실사격, 7차 핵실험 등 2024년에 기저 효과를 달성해 2025년을 대비하기 위한 밑자락을 깔기 위한 도발을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략적 도발은 우리나라 총선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크게 안 된다는 점을 북한이 알고 있다"면서 "우리 내부의 정치적 관계에서 전쟁과 평화 구도를 만들기 위한 직접 군사 도발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거리탄도미사일 IRBM은 곧 최종 시험 사격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습니다.

신 장관은 "지난 11월 11일, 14일 발사 때 약간의 미진한 게 있었다 하더라도 지금은 거의 보완할 시기가 되어 간다"면서 "고체연료 ICBM도 성공했기 때문에, (기술적) 전환 몇 가지를 하면 곧 발사를 할 가능성도 있다,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초정밀 고위력 미사일 시험 발사 성공"

신 장관은 아울러 우리 군의 성과와 관련 "초정밀 고위력 미사일들의 시험 발사가 다 성공했다"라며 "계획된 일정에 따라 실전 배치할 것"이라고 공개했습니다.

신 장관이 언급한 '고위력 미사일'은 군이 개발중인 탄도미사일 '현무'로 추정됩니다.

신 장관은 "북한은 왕조 국가, 독재 국가의 특성상 지도부의 안위가 국민의 대량 피해와 등가이거나 오히려 더 고가일 수가 있다"면서 "미국의 핵 전력이 전통적인 억제의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우리의 고위력 최첨단 미사일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를 합친 소위 북 지도부를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이 억제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중국 항공기 KADIZ 통보 없이 진입 사례 크게 늘어

우리 방공식별구역에 중국 항공기가 통보 없이 진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는 점도 공개했습니다.

신 장관은 "중국 항공기의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이 최근 5년 동안 적게는 한 해 56회, 많게는 77회 정도로 평균 60회 중반 정도였는데, 올해는 현재까지 133회 진입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넘어오는 걸 경고하고 수세적 대응만 했는데 몇 개월 전부터 우리 항공기도 똑같이 중국 방공식별구역(CADIZ)으로 동일 거리만큼 넘어간다"면서 "다만, 중국은 우리에게 통보를 안 하고 넘어오고 있고, 우리는 국제 결의에 맞게 통보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방공식별구역은) 영공과 다른 개념이기 때문에 항공기가 다닐 수 있지만 상호 오인이나 충돌 방지를 위해 들어간다고 통보만 하라는 게 국제 결의이고, 전 세계적으로 중국과 러시아만 어기고 있다"면서 "우리가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면서 비례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현황과 관련해 신 장관은 "5천 개 정도 컨테이너가 북한에서 러시아로 간다"면서 "이 양을 추정해보면 120mm 방사포의 경우에는 40만 발 이상, 152mm 곡사포를 기준으로 하면 200만 발을 훨씬 웃도는 수량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독도 영토분쟁 중' 표현, "대통령이 어이없어해…질책받아"

독도를 영토분쟁 중이라고 기술해 논란이 된 군 정신전력교육 기본 교재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질책을 받았다"면서 "그런 기술을 한 것에 대해 어이없어하셨고, 할 말이 별로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신 장관은 "4만 부 가운데 2만 부를 먼저 발간해서 4천만 원이 들었다"면서 "국민의 혈세가 낭비된 것에 대해 장관으로서 사전에 꼼꼼하게 챙겨야 하는데 제 불찰"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고 사과드리고 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또 "회수해서 명망 있는 자문위원들이 다시 감수할 것"이라면서 "주적 개념이나 큰 골자는 그대로 하겠지만 표현 등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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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빈 기자 (chef@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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