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혹한 현장 겪고 '심리안정휴가' 쓴 공무원 5개월 간 162명

경찰·소방 등 현장공무원 대상 올해 7월 첫 도입
쌍둥이 아빠 출산휴가 확대·육아시간 개선 호응

[성남=뉴시스] 구조대원들이 지난 8월3일 오후 차량 돌진 묻지마 흉기난동이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한 백화점에서 사건 현장을 나서는 모습. (사진=뉴시스 DB) 2023.12.29.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범죄·재난 등 참혹한 현장에서 근무한 공무원 162명이 최대 4일 간의 특별휴가인 '심리안정휴가'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 7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개정 시행 이후 5개월 동안 총 162명의 현장 공무원이 정신적 회복과 직무 복귀를 위해 심리안정휴가를 활용했다.

심리안정휴가 제도는 재난·재해 현장에서 사고 수습 등 위험직무를 수행하다가 참혹한 사건·사고를 경험한 공무원의 심리안정을 위해 최대 4일의 특별휴가를 부여하는 제도다. 소방·경찰 등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는 현장 공무원에게 충분한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도입됐다.

심리안정휴가를 다녀온 전남경찰청 A경사는 "일가족이 모두 사망한 채 발견된 변사사건을 현장에서 처리한 후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고 이어지는 근무로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며 "심리안정휴가를 부여받아 혼란스러운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인사처에 따르면 쌍둥이 아빠에게는 부여하는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을 10일에서 15일로 확대한 점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인사처는 어린 자녀를 돌보기 위해 하루 2시간까지 총 24개월 간 단축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육아시간' 제도도 올해 월 단위에서 일 단위로 변경해 필요한 날에 쓸 수 있도록 개선하기도 했다.

이에 올 상반기에만 공무원 3만4827명이 육아시간 제도를 사용해 지난해 1년간 사용자 3만222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김승호 인사처장은 "필요한 일에 집중하고 일과 삶이 조화될 수 있도록 생산적인 근무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데 핵심 요소"라며 "올해 정책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공무원의 근무 여건이 혁신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계속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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