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내년 여름 北 영변 경수로 정상 가동·플루토늄 생산 가능성"

허고운 기자 박응진 기자 2023. 12. 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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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공급용·핵잠수함 준비·삼중수소 생산 목적일 수도"
"北, 美 대선 영향 주기 위해 ICBM 발사하고 핵실험 할 수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2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미해군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CVN-70 칼빈슨함에 승선하며 미 해군 장병들의 거수경례에 답례를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3.11.22/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박응진 기자 =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내년 여름쯤 영변 핵시설의 경수로를 '정상 가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장관은 북한이 영변에서 플루토늄을 생산할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지난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소재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 여름 영변 경수로에서 냉각수 관련 동향을 식별함에 따라 경수로의 시험가동 사실을 파악했다"며 "이 경수로는 25~30MW(메가와트) 발전량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원자로 전체가 아닌 기초적인 부분만 가동하며 장비나 시설을 보완하는 단계로, 내년 여름쯤이면 정상 가동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시험용 경수로 가동 후 실제 정상 가동까진 통상 1~2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신고리 3호기 등은 시험 시작 11개월 만에 가동했고 북한도 속도를 낼 경우 1년이면 경수로를 정상 가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신 장관의 설명이다.

신 장관은 북한이 영변 경수로를 정상 가동해 연간 약 15~20㎏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해 4~5개의 핵탄두를 추가 생산할 것이란 보도에 대해선 "정확하지 않다고 평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수로를 통해 플루토늄을 생산해 핵무기를 만든 나라는 지금까지 없다"면서도 "가능성은 낮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 주시하겠다"라고 밝혔다.

현실적으로는 영변 경수로 가동을 통한 핵탄두 제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플루토늄은 Pu239와 Pu240으로 나눠지며, 둘 중 239가 93% 이상이어야 핵무기 제조에 이용할 수 있다. 핵무기를 만들 때의 임계점은 239 70%, 240 30%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경수로를 가동할 경우엔 239가 60%, 240이 40% 나온다고 한다.

신 장관은 또 "북한은 영변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경수로를 가동했다고 밝혔는데, 이를 거짓말로 단정하긴 어렵다"며 "군사용으로 쓴다면 전술핵잠수함의 소형 원자로 시험이나 수소폭탄의 재료인 삼중수소를 만들어내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라고 관측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6일 천안함의 대비태세 점검을 위해 해군 제2함대사령부를 방문, 천안함 46용사 부조상을 둘러보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3.12.26/뉴스1

신 장관은 북한이 내년 미국 대선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여러가지 전략적 도발을 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북한은 통상 자신들의 기술적 수준이 충족됐을 때 각종 시험에 나서지만, 도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을 고르기도 한다는 점에서다.

그는 "북한의 도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신형 고체연료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시험발사일 수 있고 지금도 계속해서 그런 징후를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7차 핵실험에 나설 수도 있다"라고도 언급했다.

특히 신 장관은 북한이 지난달 발사에 실패한 고체연료 IRBM에 대해 "그다지 성공적인 것 같지 않기 때문에 아직 최종 시험사격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곧 발사할 가능성도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북한은 미국을 향한 레버리지를 높이기 위해 2025년을 대비하기 위한 도발을 할 것"이라며 "우리 내부의 정치(2024년 총선 등)와 연계해서도 직접적인 군사도발을 할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신 장관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한미동맹에는 변함이 없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할 경우 주한미군을 감축하고 북한과 대화를 추진하면서 한미동맹의 밀착 수준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 장관은 "미국의 정치 리더십 변화와 관계없이 한미 간 확장억제 진전을 불가역적으로 만들자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한다"며 "미국은 어떤 나라보다 국가 간 약속을 잘 지켜야 한다는 인센티브가 강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간 약속을) 체계적으로, 불가역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성과를 만들기 위해 최근 한미 핵협의그룹(NCG) 2차 회의에서 공감했고, 내년 서울에서 3차 회의에선 좀 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장관은 한미일이 지난 19일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를 정상 가동하기 시작한 것과 관련해선 "주권적으로 미국과 미사일 방어협력을 높이는 게 생존에 도움 된다"며 "'미 MD 참여'와는 무관하고, 그런 말은 존재하지 않는 용어"라고 말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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