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도 ‘홍해 공동 작전’에 주저하는 동맹국들···“이스라엘에 비판적인 국내 여론 의식”
미국이 홍해에서 후티 반군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다국적 해군을 꾸렸으나 막상 동맹국들이 공개적인 참여를 꺼리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다국적 해군을 결성해 홍해 항로의 안전을 보장하는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발표한 지 일주일이 지났으나, 이 작전에 군함이나 인력 등을 파견하는 것으로 알려진 국가들 중 거의 절반이 자국의 참여를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은 20개국이 이 작전에 동참한다고 발표했으나 실제 국가 이름을 밝힌 것은 12개국뿐이었다. 미국은 이와 관련해 “다른 나라들의 참여 여부 언급에 대해선 그들의 입장을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전 참여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을 꺼리는 국가가 있었다고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이탈리아, 프랑스 등 당초 참여국으로 공개됐던 국가들도 ‘적극 참여’에는 선을 긋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이탈리아 국방부는 “미국 작전의 일부가 아니라 이탈리아 선주들의 요청에 따라 홍해에 선박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홍해에서 항해의 자유를 확보하려는 노력은 지지하지만 프랑스 선박은 여전히 프랑스 지휘 하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몇몇 국가들이 작전 참여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을 꺼리는 이유로 각국 지도자들이 국내 여론을 의식한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세에 대한 국제사회 비판이 커지고 각국에서 전쟁 반대 의견이 커지면서 각국 지도자들이 유권자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다비드 에르난데스 콤플루텐세대학 교수는 “유럽 정부들은 잠재적 유권자들이 등을 돌릴까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전에 공개적으로 참여할 경우 후티 반군에게 보복을 당할 가능성도 우려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정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러한 위험(보복당할 가능성)이 일부 국가들이 (작전 참여를) 회피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한 인도 고위 관계자 또한 “인도 정부는 미국과 손을 잡으면 인도가 더 큰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예멘 후티 반군은 지난 한달 동안 홍해에서 무력 도발을 이어갔다. 민간 상선을 공격하는 등 도발 수위가 높아지자 화물선 상당수가 홍해에서 수에즈운하로 향하는 항로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이에 미국은 홍해 안보에 국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출범시켰디.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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