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특검' 거부권 수순…'재의결 시점·이탈표' 놓고 여야 셈법 복잡
여 "민주당도 이탈표 가능성"…야 "공천 반발 있을 것"
(서울=뉴스1) 김도엽 전민 기자 = 이른바 '쌍특검법'(김건희·대장동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대통령실이 즉각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며 국회 재의결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에서 여당의 이탈표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여야가 재의결 시점을 두고 기 싸움을 벌일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여당은 가급적 공천전 재의결을 하자는 쪽으로, 야당은 공천이 끝날 때쯤인 내년 2월 이후 재의결 방향으로 입을 모을 수 있다.
국회는 전날(28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여당의 불참 속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재석 180명에 찬성 180명, 대장동 특검법을 재석 181명 중 찬성 181명으로 각각 통과시켰다.
표결 직후 대통령실은 즉각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은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는 대로 즉각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과거에도 수사 상황을 브리핑한 적이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선거 직전에 노골적으로 선거를 겨냥해서 법안을 통과시킨 경우는 거의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국회 본회의서 통과한 안건은 15일 이내 이의서를 붙여 대통령실에서 거부권을 사용하면 국회는 다시 본회의에 상정해 재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만 재의결시에는 찬성 요건이 강화된다. 재의결시에도 의결되면 다시 대통령실로 안건이 올라가며 대통령은 5일 이내 즉각 공포해야 한다.
관건은 거부권 행사 이후 재의결 시점이다. 국회 본회의는 과반 출석에 과반이 찬성하면 통과하는 구조이지만, 재의결 투표는 과반 출석 및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현재 재적 의원은 298명으로, 3분의 2 이상이면 199명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전날 김건희·대장동 특검법 찬성표가 180~181명이었는데, 야권 성향을 모두 합해도 180석가량인 점을 들면 여당쪽에서 '19표'가량의 이탈표가 필요한 셈이다.
다만 재표결 시점은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이 없어, 시점을 두고 여야간 기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천이 마무리되는 2월 중 재표결이 이뤄지면,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일부 의원들이 이탈해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재의결의 경우 '무기명' 투표로 이뤄지는 점도 주목할 사안이다.
만약 재의결에서 통과될 경우 야당만이 추천한 특검을 대통령이 수용할 수밖에 없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른바 '독소조항'이라고 언급한 '언론 브리핑'이 총선 전까지 이뤄질 수 있다. 총선을 앞두고 수사 상황이 공표될 경우 여당은 큰 악재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여당에선 야당 또한 공천 과정에 탈락한 후보들 가운데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재표결시 '반대'를 당론으로 정할 방침도 시사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표결과 관련해서는 퇴장해서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정했는데, 재표결할 때는 당론으로 정해서 함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쌍특검법 재표결 시점을 묻는 질문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에 대해서는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정리하는 것이 맞다. 정략적으로 시점을 두고 이렇게 하는 것 자체가 이 법이 애초부터 총선용, 민심교란용 입법임을 자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도 '특집 KBS1 라디오 오늘'에 출연해 여당쪽에서의 이탈표와 관련해 "어떻게 그런 계산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민주당은 의원 수가 훨씬 많다. 공천 탈락자도 민주당이 훨씬 많을 것이고, 이탈표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야당 또한 표 셈법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당이 완전히 망가지고 있다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꽤 계시다"면서 "공천 과정에서 소위 말하는 '찐핵관', '찐윤핵관'이 내려올 경우 합리적인 공천도 아니기 때문에 공천에 반발할 분들도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두가지의 에너지가 어떻게 작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 민주당 이탈표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러 얘기가 나와서 저희도 걱정이다. 최선을 다해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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