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이용 96억 비자금 조성 혐의 ‘한컴’ 회장 아들 구속기소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는 소프트웨어 업체 한글과컴퓨터 김상철 회장의 아들이 지난 13일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가상자산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소프트웨어 업체 한글과컴퓨터 김상철 회장의 아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한준호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김 회장의 차남 A씨(34)와 아로와나토큰 발행 업체 대표 B씨(47) 등 2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 등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국내 가상자산 컨설팅업자에게 아로와나토큰 1457만개 매도를 의뢰해 83억원 상당의 이더리움 1505개와 비트코인 55.3개를 개인 전자지갑으로 전송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또 2022년 3월 해외 가상자산 관련 업자에게 아로와나토큰 400만개를 매도해 15억 700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 125만개를 개인 전자지갑으로 전송받아 비자금으로 조성했다.

아로와나토큰은 한컴 계열사인 블록체인 전문기업 한컴위드에서 지분을 투자한 가상화폐다.

조사 결과, A씨는 비자금 96억원을 대체불능가능토큰(NFT) 구입과 주식매입, 신용카드 대금지금, 백화점 물품 구매 등 사업과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상장된 아로와나토큰의 가치 실현을 믿은 선량한 투자자들이 이를 매수하여 조성된 자금이 당초 발행 목적과 무관하게 A씨의 비자금을 조성돼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이라며 “지난 8월 아로와나토큰 상장이 폐지돼 이 토큰을 매수한 선의의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