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중동붐과 경제영토 확대[뉴스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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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취재차 방문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경일을 맞아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高) 건축물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 외벽은 UAE 국기를 상징하는 붉은색, 초록색, 흰색, 검은색 조명으로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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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취재차 방문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경일을 맞아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高) 건축물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 외벽은 UAE 국기를 상징하는 붉은색, 초록색, 흰색, 검은색 조명으로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UAE 국민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내외부 발 디딜 틈 없는 828m 높이의 이 구조물은 2009년 10월 완공된 뒤 자연의 힘을 이겨낸 마천루로, 두바이 개발의 상징이 됐다. 초고속 엘리베이터로 상층부를 즐기고 온 관람객들은 지상층에서 부르즈 칼리파 건설에 기여한 인물 사진 전시 공간을 마주치게 되는데, 여기에는 부르즈 칼리파를 시공한 삼성물산 소속 한국인이 다수 포함돼 있다. 삼성물산은 부르즈 칼리파 건설을 성공리에 마치고 세계적인 건설사로 도약했다.
UAE에서 K-건설 파워를 느낄 수 있는 곳은 비단 두바이뿐만이 아니다. 두바이 남서쪽에 위치한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차로 2시간쯤 더 내려가면 나오는 바라카 원전은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등이 팀을 꾸려 최초로 수출한 한국형 원전이다. 최근 4호기가 연료 장전을 마치고 운영 단계에 진입하면서 내년 중 바라카 원전 1∼4호기 모두 상업운전에 들어가게 된다. 최고액권인 1000디르함 신권 뒷면에 이 바라카 원전 그림을 새겨 넣을 정도로 UAE도 바라카 원전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예산 내 적기 시공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바라카 원전 건설 덕에 우리 원전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으며 각국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류는 이 같은 중후장대(重厚長大)산업뿐 아니라 UAE 국민 생활 곳곳에까지 스며들어 있다.
UAE 마트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제품 중 하나가 한국의 ‘불닭볶음면’인데 실제 지난해 한국의 대(對)UAE 라면 수출액은 1740만 달러로 UAE 전체 라면 수입액의 40%나 됐다. UAE는 K-팝과 K-콘텐츠의 주요 소비국이기도 하다. 한국과 UAE 간 우호적 관계는 올 1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문으로 한층 더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UAE가 한국에 300억 달러(약 40조5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한 데 이어 지난 10월에는 한-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공식 타결되면서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미 UAE 순방을 계기로 경제사절단에 참가한 몇몇 중소기업의 경우 21억 달러의 수출 창출이 예상된다.
UAE나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중심으로 올해 신(新)중동붐의 기틀을 잡았다면 내년에는 성과 가시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 걸프협력이사회(GCC) 6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도 체결돼 중동붐 확산의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특히, 중동 각국이 석유에 의존하지 않는 ‘산업 새판 짜기’에 나선 가운데 경제대국 한국의 기술력과 경험은 한-중동 협력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토대가 될 수 있다. 1970년대 중동붐은 ‘오일머니’ 공략에 초점을 맞췄다. 지금 거세게 불기 시작한 제2의 중동붐은 한발 더 나아가 ‘기회의 땅’ 중동으로 경제 영토를 넓히는 계기가 돼야 한다. 정교한 전략 아래 중동 진출에 대한 전방위 지원·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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