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탈당→이낙연 신당’ 이석현 전 부의장 “이재명 사심으로 도덕·공정성 실종”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 ‘이낙연 신당’ 합류 공식 선언…“의리 저버릴 수 없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과 ‘이낙연 신당’ 합류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이 29일 더불어민주당 탈당과 ‘이낙연 신당’으로의 합류를 공식 선언했다.

이 전 부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민주당을 탈당한다”며 이같이 알렸다. 이어 “이재명 대표의 사심으로 민주당의 도덕성과 공정이 실종됐다”며 “전두환 때 DJ(김대중)의 비서로 오랜 민주당원인 저로서는 정말 참담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을 침몰 직전의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에 비유하고는 지난해 대선 패배라는 유빙에 부딪혔을 때 선장도 바꾸고 배도 정비했어야 한다면서, 이 전 부의장은 “선장이 파국으로 배를 몰아도 선원들은 배의 크기만 믿고 선상파티를 즐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선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배의 크기는 ‘거대 야당’이라는 점을 그리고 선원은 민주당 의원들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리를 저버릴 수 없다”며 “서울대 법대 동창이자 50년 친구인 이낙연 (전 대표)의 외로운 투쟁을 양심상 외면할 수 없다”고 ‘이낙연 신당’ 합류를 공식화한 대목이 주목됐다.

이와 함께 민주당이라는 배가 난파하면 옮겨탈 수 있는 구명보트의 역할을 신당이 하게 될 것이고, 윤석열 정권의 국정난맥이라는 험난한 파도 앞에 새로운 배를 찾는 이들을 위해서도 준비될 것이라며 “윤석열도 싫고 이재명도 싫은 국민에게 제3의 선택지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이 전 부의장은 강조했다.

계속해서 “중도는 말이 없을 뿐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도라는 아랫물은 소리가 없지만 물밑에서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는 말로 신당의 성공 가능성을 낮잡아본 민주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받아쳤다. 겉으로 티만 내지 않을 뿐 중도가 신당에 큰 힘을 보태게 될 거라는 이 전 부의장의 생각으로 읽힌다.

신당도 야당이라며 “호남에서 공천이 당선이라는 공식을 깨고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어야만, 계파보스보다 국민을 두려워하는 의원이 뽑힌다”고 한 이 전 부의장은 “윤 정권과의 적대적 공생이 아닌 국민과 공생하는 도덕정당의 힘을 보여드리겠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경기 안양동안갑에서 내리 6선을 지낸 이 전 부의장은 지난 21대 총선에선 경선에서 패배해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안양동안갑 현역은 같은 당 민병덕 의원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