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에도 아쉬움 남긴 강백호…명예회복이 간절한 2024년

권혁준 기자 2023. 12. 2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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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반토막' 후 재기 노렸으나 부상에 여러 악재 겹쳐
라이벌 비교된 이정후는 ML 진출…팀도 개인도 부활 절실
KT 위즈 강백호. /뉴스1 DB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데뷔 후 첫 시련을 맛본 뒤 절치부심 반등을 노렸지만, 강백호(24·KT 위즈)의 2023년은 또 다시 아쉬움이 남았다. 그에게 다가오는 2024년은 다시 한 번 '명예회복'을 되새길 한 해다.

올해 강백호(24·KT 위즈)의 각오는 단단했다. 그는 2022년 부상 등으로 62경기 출전에 그쳤고, 연봉이 5억5000만원에서 2억9000만원으로 절반 가까이(-47%) 삭감됐다.

데뷔 후 한 번도 맛보지 못한 좌절이었고 그만큼 이를 악물었다. 반드시 반등하겠다는 굳은 의지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그 시작이었다.

타격 성적만으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호주전에서 나온 '세리머니 주루사'가 치명적이었다. 낙승이 기대됐던 이 경기에서 한국이 패하면서 강백호의 '본헤드플레이'는 도마 위에 올랐다.

그래도 이어진 정규시즌에선 좋은 모습을 보였다. 지명타자에서 외야수로의 전향을 요청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시즌 초반 공수에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치며 순항하는 듯 했다.

그런데 또 한 번의 악재가 터졌다. 5월18일 LG 트윈스전에서 나온 이른바 '아리랑 송구' 논란이었다. 수비 도중 다소 안일한 플레이로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면서 또 한 번 비판을 받았다.

WBC 당시의 강백호.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WBC 때도 잘 버텼던 그였지만 이번 만큼은 힘겨워했고, 결국 6월부터 8월까지 거의 석 달을 1군에서 빠졌다. 7월 잠시 콜업됐지만 며칠을 가지 못하고 다시 내려갔다. 2군에서 조차 경기를 뛰지 않을 정도로 심신이 지친 상태였다.

9월들어 다시 돌아온 강백호는 서서히 감각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중심 타자로 활약하며 금메달 획득에 일조했다.

이어진 포스트시즌에서도 활약을 기대할 만 했지만 이번엔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자체 청백전 도중 옆구리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으면서 그대로 시즌 아웃됐다. 다소 허무한 마감이었다.

강백호의 올 시즌 성적은 71경기 출전에 0.265의 타율, 8홈런 3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63 등이다. 2022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강백호의 기대치를 충족하기는 어려운 성적표였다.

2018년 데뷔한 강백호는 리그 최고의 잠재력을 가진 타자로 손꼽혔다.

데뷔 첫 시즌이던 2018년부터 29홈런 84타점을 기록했고,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3년 연속 0.330 이상의 타율, OPS 9할을 넘겼다. 을 기록했다. KT가 첫 통합우승을 차지한 2021년에도 0.347의 타율에 16홈런 102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KT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던 그에게 지난 2년의 정체기는 아쉽기만 하다. 이미 충분한 기량과 재능을 검증 받은 그였기에 더욱 그렇다.

1년 선배인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대비는 더욱 극명해졌다. 이정후는 강백호가 주춤했던 2022년 리그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은 뒤 올해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하고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일궈냈다. 그것도 6년 1억1300만달러의 역대 한국인 포스팅 최대 계약 금액의 '대박'을 터뜨리면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강백호. /뉴스1 DB ⓒ News1 유승관 기자

분명 2년 전만 해도 강백호는 이정후와 함께 향후 해외 리그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영건'으로 여겨졌지만, 2년 사이 둘의 격차가 벌어진 것은 냉정한 현실이다.

그렇다고 마냥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강백호는 여전히 어리고, 반등의 여지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지난 2년의 시간 속에서 자양분으로 삼을 만한 경험은 분명 존재했을 터다.

아쉬움이 컸던 올 시즌에도 수확은 없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문제를 해결한 것이 그것이다.

내년 시즌을 잘 마치면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한 해외 진출도 노릴 수 있기에 동기 부여 또한 충분하다. 이정후의 계약에서 보였듯,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성공을 계기로 KBO리그의 톱클래스 선수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시선은 분명 후해졌다.

KT 입장에서도 강백호의 반등은 절실하다. KT는 올 시즌 꼴찌에서 2위까지 올라서는 저력을 발휘했지만 우승까지 한 걸음 부족했다. 특히 강백호가 빠진 한국시리즈에선 우타자 일색의 라인업이 LG 마운드를 상대로 버거운 모습을 보였다.

'리그 최고의 재능'이었지만 잠시 주춤했던 강백호. 지난 2년의 시련을 딛고 강백호는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까.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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