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고강도 자구책 마련...사재출연, 에코비트·블루원 매각

2023. 12. 2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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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50% 에코비트 ‘3조 가치’
만년 적자 인제스피디움도 대상
평택싸이로·테이크호텔광명 포함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한 태영그룹이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에 들어갔다. 채권단의 워크아웃 승인을 얻기 위해 태영그룹은 사실상 모든 보유 자산을 매각 대상에 올려놓고 채권단 설득에 돌입한 상태다. 다만 최후의 보루로 판단한 SBS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금융권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전날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에 ▷계열사 매각 ▷사재 출연 ▷자산·지분담보 제공 등 추가자구안을 제출했다. 자구안에는 알짜 계열사로 평가받는 ‘에코비트’와 레저 계열사 ‘블루원’을 비롯해 ‘평택싸이로’, ‘인제스피디움’, ‘테이크호텔 광명’ 등 지주사 TY홀딩스와 태영건설의 계열사 다수가 모두 매각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계열사인 SBS 등 방송을 제외한 계열사 매각, 사재 출연 등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으로 채권단 동의를 얻겠다는 목표다.

계열사 매각 계획으로는 기업 가치가 3조원에 이르는 종합환경업체 에코비트와 골프장, 리조트 등을 운영하는 블루원 등이 포함됐다. 에코비트는 2021년 태영그룹 TSK코퍼레이션과 글로벌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에코솔루션그룹을 합병해 만든 기업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247억원, 영업이익 1209억원을 기록했다. TY홀딩스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어 최대 3조원의 가치를 평가받는다면 1조5000억원을 받게 될 전망이다.

블루원의 경우 이미 매각주관사로 삼일 PwC를 선정해 절차를 밟고 있다. 경북 경주시 디아너스CC, 경기 용인CC 등을 운영하고 있는 블루원은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매출이 926억원, 영업이익 140억원이다. 총 자산 규모는 5878억원이다.

두 계열사 외에도 만년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태영건설의 자회사 ‘인제스피디움’도 매각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일대 부지에 위치한 자동차 복합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인제스피디움은 지난 2009년 설립 후 14년간 한 차례도 수익을 내지 못했다. 인제스피디움의 올해 3분기 말 누계 기준 순손실 규모는 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3억원) 대비 급증했다.

적자 운영이 지속되며 인제스피디움의 3분기 말 순자산은 마이너스(-) 1269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태영건설이 유상증자로 인제스피디움을 지원하는 일이 빈번한 데다 시설자금 대출로 인한 이자비용을 지속적으로 지출하고 있어 추가 자구책의 일환으로 매각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이달 TY홀딩스는 100% 자회사인 평태싸이로 지분 37.5%를 KKR에 600억원을 받고 팔았는데, 남은 지분 62.5%도 매각 대상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태영건설 자회사인 ‘테이크호텔 광명’ 매각 또한 유력한 매각 대상이다. 테이크호텔 광명은 태영건설 그룹사 내 인제스피디움 호텔에 이어 지난 2021년 두 번째로 오픈한 4성급 호텔이다.

태영그룹은 계열사 매각과 별개로 사업장 매각도 추진 중이다. 경기 부천시 오정동 군부대 현대화 및 도시개발사업 지분 69%와 사업장 시공권 매각을 추진 중인데‘ 군부대 이전 사업장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데 매각이 성사될 시 약 3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이처럼 태영그룹은 ‘팔 수 있는 것은 다 팔겠다’는 각오로 채권단에 추가 자구책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시에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과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도 책임 경영의 차원에서 사재를 출연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다만 태영그룹이 추진하는 매각 대상에서 SBS는 제외됐다. 시장에서는 SBS 매각 가능성도 계속해서 언급되고 있지만 TY홀딩스는 전날 SBS 사내게시판에 “SBS 주식 매각이나 담보 제공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일축했다. SBS 지분 매각은 방송통신위원회 승인이 필요하고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SBS 지분 매각을 최후의 보루로 여기고 있어 매각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워크아웃 신청이 어제였기 때문에 구체적인 자구안은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채권단은 내년 1월 11일 1차 채권자협의회를 소집한다. 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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