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태영건설 협력업체 금융지원시 부실 발생해도 면책

금감원 사옥

금융감독원이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협력업체에 금융지원을 했을 땐 일부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제재를 면책하기로 했다. 또 기존에 운영중인 중소기업 금융애로 상담센터에 태영건설 협력업체 관련 민원접수와 금융지원 안내를 담당하는 전문 상담원도 배치한다.

금감원은 29일 이세훈 수석부원장 주재로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금융협회와 주요 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과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 금감원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이 금융시장과 건설산업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태영건설 협력업체 581개사에 금융권의 지원 노력을 당부했다.

금감원은 태영건설이 581개 협력업체와 5조8000억원의 하도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태영건설과 맺은 하도급계약액의 평균은 100억원(외감업체 224억원)이었고 협력업체별 전체 하도급공사계약액 중 태영건설과 맺은 계약액 비중 평균은 26.1%(외감업체 13.7%)였다. 태영건설과 맺은 계약비중이 30%가 넘는 협력업체는 168개사(28.9%)로 그중 151개사가 소규모 비(非) 외감업체였다.

지난 10월 기준 개인사업자 4곳을 제외한 577개 협력업체에 금융권 여신은 7조원이다. 업권별로는 은행 5조8000억원, 보험사 4000억원, 금융투자사 3000억원, 상호금융 600억원, 기타(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사) 4400억원이다. 계열사 지원이 가능한 대기업집단(4조1000억원) 제외시 2조9000억원의 여신이 지원 대상으로 분석된다. 태영건설과 맺은 계약비중이 30%가 넘는 협력업체의 금융권 여신은 6000억원 수준으로 전체의 8.8%에 불과하다.

금감원은 기업의 워크아웃 시에도 상거래채권 변제는 정상적으로 이뤄지나 태영건설의 경우 다수의 협력업체가 존재하고 사업장별 공사 지연이나 중단에 따라 협력업체의 자금애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금융권의 지원을 당부했다. 일시적으로 위기를 겪는 협력업체가 동반부실화하는 걸 막기 위해서다.

특히 태영건설의 협력업체라는 이유만으로 여신한도를 축소하거나 추가 담보 요구 등 금융거래상 불이익을 주는 사례가 없도록 당부했다. 태영건설 매출액 의존도가 높은 협력업체에는 자체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통해 1년 동안 상환유예나 금리감면을 지원하라고도 주문했다. 은행권 신속금융지원 프로그램이 적용 가능한 협력업체에도 은행권 공동으로 적극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더불어 금감원은 태영건설 협력업체에 자금지원을 해줬다가 일부 여신이 부실화하더라도 제재를 면책해주기로 했다.

한편 금감원은 현재 운영중인 중소기업 금융애로 상담센터에 태영건설 협력업체 관련 민원접수와 금융지원 안내를 담당하는 전문 상담원을 배치한다. 이를 통해 금융거래상 불이익이나 금융애로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 협럭업체가 상담을 신청하면 해당 금융사에 연락해 민원과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