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관은 120% 해줬다" 막차로 프로 입단→이젠 1위팀 알토란 역할... '대졸 신화' 써내려간다

양정웅 기자 2023. 12. 2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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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우리은행 이명관. /사진=WKBL
이명관. /사진=WKBL
개막전부터 예상치 못한 악재로 어려운 시즌이 예상됐던 WKBL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이 강력한 모습으로 선두 싸움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는 알토란 역할을 하는 이명관(27)의 역할이 컸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28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BNK 썸과 2023~2024 우리은행 우리WON 여자프로농구 4라운드 원정경기를 앞두고 "(이)명관이는 120% 잘해줬다고 생각한다. 선두권을 달리는 것조차도 명관이의 역할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시즌 시작부터 악재가 닥쳤다. 트레이드를 통해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에서 이적한 가드 유승희(29)가 시즌 개막전(11월 5일 BNK전)에서 무릎 십자인대파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고, 부상과 컨디션 이슈로 다소 팀에 늦게 합류한 박혜진(33)마저 지난 11일 신한은행전에서 오른쪽 무릎 인대 부분 손상으로 6주 회복 진단을 받았다.

팀의 뉴 에이스 박지현(23)은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시즌에 들어올 때 (박)혜진 언니도 없었고, (유)승희 언니도 첫 경기부터 부상으로 나가면서 고비가 있었다"고 말했다. 위 감독 역시 "첫 게임 (유)승희 (부상) 이후 어려운 시기에 봉착했다"고 인정했다.

이명관. /사진=WKBL
그럼에도 우리은행은 28일 기준 시즌 14승 2패(승률 0.875)로 정규리그 단독 1위에 위치하며 청주 KB스타즈와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베테랑 김단비(33)가 중심을 잡아주는 동시에 최이샘(29)이나 박지현 등 기존 선수들이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인다. 여기에 이명관의 가세도 힘이 됐다.

단국대 출신인 이명관은 지난 2019~20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에 3라운드 6순위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드래프트 가장 마지막 순번으로 프로 무대를 밟은 그는 드래프트 현장에서 눈물을 쏟으며 화제가 됐다. 부상 재활 후 2020~21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하며 그해 삼성생명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후로도 식스맨으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지만, 두꺼운 뎁스의 삼성생명에서는 좀처럼 출전시간을 늘려가지 못했다. 결국 이명관은 지난 시즌 종료 후 방보람(21)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게 됐다. 본인도 부상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었지만, 팀 상황이 상황이어서 초반부터 많은 기회를 받았다.

이명관. /사진=WKBL
이명관은 전반기 팀의 16경기 중 15경기에 나와 평균 28분3초를 소화, 8.0득점 3.8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뎁스가 헐거워진 팀 사정상 주전급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2일 신한은행전에서는 3점슛 3방을 터트리며 17점을 넣었고, 지난 20일 BNK와 홈경기에서는 시즌 최다인 18득점을 올려 팀 승리에 기여했다.

주장 김단비도 "나와 (박)지현이 둘만 잘해서 상위권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노)현지나 (이)명관이, 나달(나윤정), (고)아라 언니 등 식스맨들이 버텨줘서 우리은행이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선수들과 똘똘 뭉쳐서 하니까 너무 좋다"고 말했다.

비록 28일 BNK전에서는 컨디션 난조로 인해 0득점에 머물렀지만, 누구도 이명관에게 손가락질 할 수 없었다. 위 감독 역시 경기 후 "명관이도 이런 스케줄에 게임 많이 뛰어보지 않아서 컨디션이 떨어졌다"며 옹호해줬다. 그만큼 예상보다 많은 출전 시간을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관은 앞선 3경기에서 모두 32분 이상을 소화했는데, 그가 데뷔 후 3경기 연속 30분 이상을 뛴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2023~2024시즌 WKBL 올스타 팀 구성. /사진=WKBL 제공
이명관은 올스타 브레이크에도 쉴 수 없다. 26일 발표된 올스타 팬 투표에서 총 1만 4987표를 획득하며 14위에 올라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상으로 인해 선수단 가용 인원이 줄어들면서 다음달 2일부터 열리는 퓨처스리그에도 출전해야 한다. 위 감독은 "나윤정과 이명관까지는 (퓨처스리그에) 출전한다. 10분에서 15분 정도는 서포트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승패에 연연하지 말고, 마무리 잘하고, 준비한 거 열심히 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명관은 우리은행 이적 후 "처음에 왔을 때는 연예인을 보는 느낌이었다. 제 롤모델들이고 패스 게임 등을 하는 것을 보면서 '와!'하고 외쳤다. 농구도사를 보는 느낌이었다"며 "저는 감으로, 또 모르고 농구를 할 때가 있다. 김단비 언니 등을 보면서 보고 배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건강하게 보내고 싶다. 김단비 언니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제가 가는 길을 가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의 말처럼 프로 4년 차에 접어든 이명관에게 '좋은 날'이 오고 있다.

우리은행 이명관(왼쪽)과 위성우 감독. /사진=WKBL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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