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R&D] "SBA는 스타트업 성장을 함께하는 파트너입니다"
※ 서울특별시와 서울경제진흥원은 아이디어 발굴부터 기술개발, 사업화, 지식재산권 창출 및 보호까지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돕는 ‘서울형 R&D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IT동아가 [서울형 R&D] 시리즈를 통해 ‘2022년 서울형 R&D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에 선정된 기업을 만나, 도약을 꿈꾸는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지난 1998년 설립한 서울경제진흥원(이하 SBA)는 창업 촉진, 기업 성장, 산업 육성을 통해 서울시의 경제 진흥 및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중소기업의 종합적·체계적 지원 및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관이다. 서울 기업과 비즈니스 생태계 혁신을 주도하는 액셀러레이터로서 서울시민과 스타트업, 중소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 활성화와 성과 창출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SBA는 대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부족한 서울시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혁신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05년부터 지금까지 약 4000여 개 과저에 7045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 ‘서울형 R&D 기술사업화 지원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05년부터 2023년까지 4544건의 특허를 출원해 1954건을 등록했고, 기술이전 1067건, 논문 5531건, 학술대회 1만 4865회 등의 기술개발 성과를 올렸다. 또한, 지원금 1억 원당 매출 발생효과는 2.8억 원(2018년부터 2022년까지), 2022년 기준 수출액 2510억 원, 상장사 배출 26개 사(2023년 11월 기준), 신규 고용 5334명(2007년부터 2021년까지)라는 경제적 파급 효과도 얻었다. 지난 서울형 R&D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을 통해 사업화에 성공한 비율은 60~70% 정도에 이른다.
이에 IT동아가 바이오·의료 기술사업화 지원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김재원 SBA R&D정책팀 선임(이하 김 선임)과 인공지능 기술사업화 지원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지상 SBA R&D정책팀 선임(이하 이 선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기업 상황에 맞는 지원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각각 바이오·의료와 인공지능 기술사업화 지원 사업을 준비하면서 어떤 부분에 집중했는지 듣고 싶다.
김 선임: 지난 2019년 SBA에 입사, 바이오·의료 기술사업화 지원 사업은 2022년부터 담당했다. 올해 서울형 R&D 기술사업화 지원 사업은 바이오·의료, 인공지능, 로봇, 돌봄로봇 품목지정(수요 조사를 통해 개발 주제를 개시해 공모), 핀테크·블록체인, 뷰티·패션 등 신산업 분야를 나눠 지원하고 있지만,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기업별 상황이다.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각 기업의 상황은 제각각이다. 기초 과학에 가까운 기술을 장기간 개발하는 기업과 기술 성숙도를 갖춰 제품 양산을 곧 앞두고 있는 기업이 원하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바이오·의료는 산업 특성상 기업별 차이가 크다. 새로운 의료 기술을 개발해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는 제품 양산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임상시험만 몇 년씩 준비하는 기업도 있다. 그만큼 필요한 자원도 많은 분야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인력과 자금의 규모에 따라 부담도 크다. 성공적으로 IPO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과 이제 설립 1년차를 맞이하며 열심히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기업이 같은 조건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이에 각 기업에게 맞춰 사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
이 선임: 인공지능 분야도 마찬가지다. 생성형 AI 등장과 함께 매년 상황은 빠르게 변화했다. 올해와 작년을 비교하면 인공지능 기업이 개발하고 있는 기술의 차이는 크게 달라졌다.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인공지능 기업이 원하는 것은 학습 데이터 확보였다. 알고리즘 학습을 위한 많은 학습 데이터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구할 수 있는가에 집중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텍스트, 오디오, 이미지 등 기존 콘텐츠를 활용해 유사한 콘텐츠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생성형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인공지능 학습을 위한 데이터가 아닌 서비스, 솔루션을 완성해 시장에 출시하는 기업이 늘어났다. 지원 사업도 이러한 변화에 맞춰 준비했다.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IT동아: 확실히… 맞는 말이다. 각 분야에 따라 시장이 원하는 기술 트렌드와 발전 속도는 천차만별이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는 따라가지 못할 정도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이 엊그제인 것만 같은데, 이제는 생성형 AI가 리포트를 쓰고 그림을 그린다. 기술개발 지원 사업도 이러한 변화에 맞춰 준비해야 하겠다.
이건 좀 다른 질문이다. 지원 사업을 담당한다는 것이 무엇일지 궁금하다. 일반적인 기업의 직원들과는 아무래도 다른 업무이지 않나.
김 선임: 그 부분 역시 어떤 분야를 얼마나 담당하는가에 따라 다르다. 앞서 언급했지만, 바이오·의료는 다른 산업 대비 오랜 시간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분야다. 때문에 기업과 흐름을 맞춰 같이 가야 한다. 바이오·의료 기술사업화 지원 사업은 2년 과제로 진행하는데, 중간중간 연차 평가도 진행한다. 선정 평가와 관리, 최종 평가의 흐름은 1년 과제와 다를 수밖에 없다.
이게 많이 중요하다. 이제 막 지원 사업에 참여한 기업과 1년 넘게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업무가 많아 지는 힘든 점이 있긴 하지만(웃음), 기업이 성장하며 결과를 내놓을 때 많은 보람을 느낀다.
바이오·의료는 지난 2019년부터 기술사업화 지원을 시작해 2년 단위로 계속 진행 중이다. 그만큼 지원 사업에 기업했던 기업 풀도 많이 늘어났다. IPO에 성공한 기업은 있고, 상장예심 청구 중인 기업, 프리-IPO, 시리즈 B/C 단계의 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도 많다.
이 선임: 인공지능 기업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다. 전문 투자자(VC), 지식재산권(IP) 전문가 등과 함께 기업에 직접 방문하는 일도 많다. 우리는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지 않나. 단순히 사무실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다고 시장의 흐름을 파악할 수는 없다. 매순간 알아가고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업 성장의 파트너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IT동아: 지원 사업을 담당하다 보면, 성장하는 기업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일이 많을 것 같다.
김 선임: 맞다. 한 기업의 성장 스토리를 함께한다(웃음). ‘착한의사’ 서비스를 개발한 비바이노베이션이라는 기업이 있다. 서울시 동대문구 홍릉 일대에 위치한 서울바이오허브에 입주하고 지원 사업에 선정되 기술을 개발하고 시리즈A, 시리즈B 등의 투자를 유치하는 모습을 옆에서 함께했다. 비바이노베이션 직원은 아니지만, 어딘가 가슴이 뭉클했다.
비바이노베이션은 고려대학교산학협력단과 함께 환자가 병원에 방문하기 전에 증상, 과거 의료기록 등을 입력하면, 해당 정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수술 전 유의사항을 의료진에게 안내하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과제로 바이오·의료 기술사업화 지원 사업에 참여했는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구매의향서를 제출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어느 기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확실히 바이오·의료 기업은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투자 유치하기도 매우 어렵다. 특히, 임상시험이 필요한 의료 기술이나 의료기기를 개발할 때는 정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자금 압박 때문에 기술개발을 포기하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기술은 개발했지만, 임상시험을 진행할 자금이 없는 경우도 많다. 이에 올해에는 사업 5년차 이내의 기업을 위한 트랙을 따로 배정하는 등 스타트업을 위한 지원 사업도 준비해 지원했다.
이 선임: ‘아임토리’라는 기업이 생각난다. 아임토리는 ‘로봇 팔을 활용해 스마트공장 생산공정을 최적화하고 불량품을 자동인식하는 비지도학습 기반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하는 과제로 인공지능 기술사업화 지원 사업에 참여했다. 과제 개발의 최종목표인 ‘이상 움직임 판별 기술’, ‘산출물 불량률 판별 기술’, ‘최적 움직임 판단 기술’ 등 핵심기술 3건을 달성했고, 논문/특허출원 13건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LS산전 등과 PoC를 진행하는 등 매출도 확보했다. 아임토리가 지원 사업을 통해 기술을 개발하고, 대기업에 솔루션을 납품할 수 있었다는 이메일을 보내왔을 때 가슴이 뭉클한 느낌을 받았다.
IT동아: 그만큼 부담도 많이 느낄 것 같다.
김 선임: 바이오·의료 기업사업화 지원 사업의 매년 경쟁률은 두 자릿수다. 그만큼 지원 사업을 희망하는 기업이 많고, 간절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민간 투자 시장도 얼어있는 상황에서 지원 사업에 관심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0:1의 경쟁률을 보며 ‘지원 사업에 많이 신청했구나’라고 좋지만은 안다. 나머지 9개 기업은 떨어졌다는 것 아닌가. 매번 평가하면서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그만큼 책임감도 많이 느끼고 있다. 그래서 더욱 집중하고 있다. 가장 적합하게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확실하게 사업화로 이어나갈 수 있도록…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
이 선임: 인공지능 기술사업화 지원 사업 경쟁률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사업 기획과 설계, 관리를 그만큼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늘 가지고 있다. 생성형 AI 등장 이후 학습 데이터 확보 사업은 다른 기관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개발한 인공지능 서비스와 솔루션을 실제 테스트하고 실증하는 방향으로 지원 사업을 제공하고자 한다. 데이터 수집처럼 초기 개발에 가까운 지원 사업은 다른 지원 기관과 연계해 기업이 단계별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김 선임: 부담감 만큼 책임감도 많이 가지고 있다. 바이오·의료와 인공지능은 서울형 R&D 기술사업화 지원 사업 중 가장 많은 과제를 진행하는 분야다. 기업의 관심이 좋은 분야인 만큼 부족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앞으로도 우리 SBA의 서울형 R&D 기술사업화 지원 사업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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