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선균 오늘 발인, 하늘의 별이 된 '나의 아저씨'.."그곳에선 편안하길"[종합]

이유나 2023. 12. 2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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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선균의 빈소가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에 마련됐다. 아내인 전혜진이 상주로 이름을 올렸다. 발인은 29일, 장지는 전북 부안군 선영이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하늘의 별이 된 나의 아저씨'

故 이선균이 48세의 나이로 영원한 안식에 들며 하늘의 별이 됐다.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연기를 일기로 비유했던 그는 지난 12월 27일을 끝으로 더이상 열정 어린 일기를 쓸 수 없게 됐다.

29일 고인의 아내 전혜진을 비롯한 유족과 동료들은 이날 정오 서울 종로구 소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이선균의 발인식을 비공개로 엄수한다. 이후 수원시연화장에서 화장하고 유해를 경기 광주 삼성엘리시움에 봉안할 예정이다.

이선균은 지난 10월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지난 27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19시간의 고강도 3차 소환 직후였다. 이선균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영화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아내인 배우 전혜진이 슬픔 속에 빈소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유재명, 조정석, 조진웅, 설경구, 봉준호 등의 동료 배우들과 감독들이 추모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24년 경력의 톱배우에 사석에서 사람 좋아하는 배우였던 만큼 빈소에는 발인 직전까지 연예계 영화계 관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온라인에도 지인들과 대중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빈소 앞에는 "잘가요 나의 아저씨" "그곳에서는 평안하길" 등의 메모들이 가득 붙어져 외로이 떠난 그를 기리고 있다.

이선균은 10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에 대한 피의자로 입건, 총 세 번에 걸쳐 경찰조사를 받았다. 줄곧 마약 투약 혐의를 부인해온 이선균은 마약 간이 시약 검사와 모발, 체모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정에서 모두 마약류 음성 판정이나 판독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선균은 마약 투약 사실 자체를 인정했지만 유흥업소 실장 A씨가 준 약을 수면제로 인식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해왔다. 마지막 조사에서는 변호인을 통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의뢰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제출했다.

자신의 명예 회복에 적극적이던 그가 갑자기 모든 것을 내려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택했다. 한국 영화계의 한 획을 그은 커리어 정점의 배우가 우리 곁을 황망하게 떠났다. 일각에서는 경찰과 언론의 행태, 마약 혐의와 관계없는 사적인 녹취록 등이 유튜브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편집되면서 압박을 받았다고 추측한다.

소속사 호두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8일 공식입장을 통해 "발인을 포함해 이후 진행되는 모든 장례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오니 마음으로만 애도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1975년생인 이선균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입학해 1999년 비쥬의 '괜찮아'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면서 데뷔했다. 2001년 MBC 시트콤 '연인들'을 통해 방송에도 데뷔했지만, 이후 오랜 시간 단역·조연을 전전했다. MBC '베스트극장', KBS '드라마시티' 등 지상파 단막극에서 주연을 맡아 천천히 입지를 다졌다.

故 이선균의 빈소가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에 마련됐다. 아내인 전혜진이 상주로 이름을 올렸다. 발인은 29일, 장지는 전북 부안군 선영이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32세이던 2007년 MBC 의학 드라마 '하얀 거탑'에서 올바른 직업 윤리를 가진 바른 의사 '최도영' 역으로 비로소 대중의 인지도를 얻기 시작했다. 같은 해 방영한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는 음악가 최한성 역을 맡아 존재감을 각인시켰고, 주·조연 배우로 올라섰다. 이선균은 두 작품으로 MBC 연기대상에서 미니시리즈부문 황금연기상을 받았다. 데뷔 후 처음으로 받은 연기상이었다.

이후 '파스타'(2010), '골든타임'(2012) 등 그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가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으면서 이선균은 톱 주연급으로 올라섰다. 영화로도 보폭을 넓힌 그는 '쩨쩨한 로맨스'(2010), '체포왕'(2011), '화차'(2012),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끝까지 간다'(2014) 등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흥행보증수표로 자리매김했다. 홍상수 감독의 독립·예술영화 '옥희의 영화'(2012), '우리 선희'(2013) 등에도 출연하며 작품성 있는 영화로도 필모그래피를 채웠다. 이선균은 2019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박 사장 역을 맡아 일약 월드 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이 영화는 그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과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10월 그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 여파로 이선균이 주연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행복의 나라'는 개봉이 보류됐고 드라마 '노 웨이 아웃'은 조진웅으로 배우가 교체됐다.

ly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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