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지정 감사인에 "산업 전문가 요청한다"···감사보수도 사전 협의

금감원, 외부감사 규정 시행세칙 개정해 적용
회계법인, 예상 감사시간 급증하면 사유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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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금융·건설 업종 상장사들은 내년부터 지정 감사인으로 산업 전문성을 갖춘 감사인을 요청할 수 있다. 2025년부터는 11개 업종으로 확대된다. 또 앞으로는 감사 계약 체결 전에 단계별 감사 시간 산출 내역, 시간당 감사 보수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과 협의한 결과를 금감원에 제출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9월 개정된 외부감사 규정을 반영해 이 같은 내용의 시행세칙을 마련하고 29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세칙은 기업과 외부 감사인 간 합리적인 감사계약 체결을 유도하고 지정 감사인의 산업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시행세칙에 따르면 상장사가 희망할 경우 회계법인은 산업 전문성을 갖춘 감사인을 지정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그동안 감사인 지정시 산업의 전문성을 별도로 고려하지 않아 기업들이 감사 시간 증가, 과도한 자료 요구 등의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다.

금감원은 상장사와 회계법인의 의견을 수렴해 건설·금융 등 11개 산업을 지정 감사인의 전문성이 필요한 산업으로 선정했다. 회계법인들의 산업 전문 인력 확보 기간을 고려해 2024년 건설·금융업을 시작으로 2025년에는 전산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감사팀에 산업 전문가 1명 이상이 포함돼야 하는데 산업 전문가는 ▲최근 10년내 해당 산업을 주로 영위하는 회사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자 ▲최근 10년내 금융기관에서 해당 산업에 관한 분석 업무를 3년 이상 담당한 자 등 6가지 기준 중 한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한편 회계법인은 기업과 감사인 계약 체결 전 단계별 감사시간 산출 내역과 시간당 감사 보수, 감사 투입 인력 등을 제공하고 이에 대해 기업과 협의한 결과를 금감원에 제출해야 한다. 이는 29일 이후 감사 계약 체결부터 적용된다. 기존에는 감사 계약 체결 시 감사 예정 시간과 시간당 평균 보수 등에 대해 정보가 충분치 않아 기업들이 감사보수의 적정성을 파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장사가 전문성 있는 감사인을 지정받게 돼 지정감사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수검 부담도 완화할 것”이라며 “감사 시간과 투입인력 등의 정보가 기업에 상세히 제공돼 감사 계약이 보다 합리적으로 체결될 것” 이라고 기대했다.

송이라 기자 elalal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