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속 위기 돌파"… 4대 손보사, 조직개편 키워드는 'OOO'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날(28일) KB손보를 끝으로 4대 손보사들의 조직개편이 마무리 됐다. 올해까지 손보사들은 신사업 물색에 나섰다면 내년엔 신사업 실행을 위해 본격적으로 포석을 깔겠다는 데 방점을 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달 8일 조직개편을 단행한 삼성화재는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헬스케어 사업' 전담 조직을 새로 꾸렸다. 헬스케어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헬스케어와 연관한 보험상품, 보상서비스 등을 개발해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헬스케어는 가입자가 활동량, 영양 상태, 수면시간 등 정보를 입력하면 이를 기반으로 건강상태 분석, 건강검진 예약 등 다양한 건강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한국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14년 3조원에서 2021년 14조원으로 커지는 등 성장잠재력이 풍부하다.
삼성화재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애니핏'을 앞세워 헬스케어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5월 삼성화재는 건강보험 가입자 대상으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애니핏을 출시한 이후 1년만인 올해 5월 대대적으로 개편해 서비스 범위를 확대했다.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부문 산하에 모빌리티기술연구소와 특화보상팀도 새로 꾸렸다. 모빌리티기술연구소는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비해 새로운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사고를 보상하는 보험 개발을 주력으로 한다.
DB손보도 지난달 28일 조직개편을 통해 법인4사업본부와 신사업마케팅본부를 신설했다. 법인4사업본부는 일반보험 손익과 매출의 균형적인 성장과 신규시장 개척 역량 제고를 위한 조직 재정비 차원에서 설치했다. 신사업 마케팅본부는 비대면 마케팅 기능을 강화하고 각 채널 간 시너지를 제고하기 위해서 만든 부서다.
법인4사업본부와 신사업 마케팅 본부는 DB손보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미래 먹거리를 찾을 계획이다. 기존 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 하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것도 이들의 임무다.
올해 손보사들의 조직개편에서 또 눈에 띄는 점은 영업력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극대화 하기 위해 전담부서를 설치한 것이다.
현대해상은 이달 1일 조직개편을 통해 CSM전략TF를 신설했다. CSM은 올해 도입된 IFRS17에서 새롭게 등장한 계정과목이다. 미래에 보험계약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인식하게 될 미실현이익을 의미한다. 아직 제공되지 않은 보험서비스 관련 손익은 '보험계약마진'으로 부채에 포함한 뒤 계약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상각해 이익으로 인식한다.
CSM은 향후 이익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보험계약에서 발생한 CSM은 기간 경과에 맞춰 상각 후 이익으로 산입되기 때문에 감소할 수밖에 없다. 결국 신계약 CSM이 꾸준히 유입돼야 CSM 총액이 증가해 순익이 증가하는 구조다. 현대해상은 전담부서를 운영하며 중장기적으로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KB손보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비대면 플랫폼 경쟁력 확대 및 자동차보험의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해 '자동차보험상품본부'를 신설했다. 수익성 확보 기반 본업 핵심 경쟁력 확대를 위해 상품별 손익·마케팅 지원조직을 확대·재편했으며 일반보험 재보험 전략 강화를 위한 재보험 전담부서와 펫(Pet) 보험 활성화를 위한 펫 사업 전담부서를 신설해 신사업 역량을 강화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보험사들의 조직개편은 안정 속에서 위기 관리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라고 말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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