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효 글로벌사이버대 교수 새해 주식 시장 3가지 키워드 #우주 #전기차타이어 #파리올림픽
똑같은 정보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른 결론이 도출된다. 인문학적 접근을 통한 주식 투자법을 알려주는 김성효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융합경영학부 교수로부터 새해 돈이 되는 트렌드와 그에 따른 주식 투자 전략을 들었다.
2023년 주식 시장은 2차전지로 대표된다. 김성효 교수는 모두가 2차전지를 바라볼 때 쏠림현상이 왜 일어났는지를 분석했다. "현상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보다는 시장이 그렇게 변한다면 변화에 적응하는 법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는 식이다. 최근 영역별 고수들과 함께 'BOOT 2024 부자 되는 트렌드’를 펴낸 김성효 교수에게 주식 시장에 다르게 접근해야 하는 이유와 새해 유망한 투자처는 어디인지 물었다.
2차전지 관련주 인기가 2024년에도 계속될까요.
개인적인 견해지만 중국이 똑같이 만들 수 있고 중국과 경쟁을 해야 한다면 저는 투자를 권하지 않겠습니다. 왜냐면 중국이 예전에는 부동산 개발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경기 부양을 했어요. 지금은 중국 부동산 시장이 안 좋다 보니 공장을 짓고 사람들을 고용해 일을 시킵니다. 그렇게 쌓인 재고가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플랫폼을 통해 싼값으로 들어오고 있어요. 2차전지도 한국의 인건비 구조 등을 봤을 때 중국과 경쟁해야 한다면 승산이 없다고 봐요. 또 2024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2차전지 보조금이 안 나올 수도 있습니다.
2차전지에 이어 공매도 금지가 뜨거운 감자인데, 어떤 식으로 흘러갈까요.
2024년 6월까지 공매도 금지를 유지하다가 제도를 보완해서 재개하겠다는 것이 골자인데요. 그동안 많은 투자자가 공매도를 완전히 없애자는 건 아니고 개인에게 불리하니 상환 기간을 외국인도 똑같이 한다든지, 보다 공정하게 해달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제도를 개선해서 공정하게 만든다고 해도 외국인 자본을 이길 수는 없어요. 7월에 전면적으로 공매도가 재개되면 7~8월에는 시장에 충격이 있긴 있을 겁니다. 지켜보다가 대형주에만 공매도를 허용한다면 대형주는 매매를 피하는 게 좋고, 전 종목에 대해 한다면 신용 잔고 비율이 높은 종목들은 피하는 게 낫겠습니다.
우주, 전기차 타이어, 파리 올림픽 눈여겨볼 것
저는 오히려 2023년이 예상보다 좋았다고 생각해요. 1월부터 8월까지 에코프로와 2차전지가 500%, 600%씩 오르면서 코스닥지수 전체가 굉장히 상승한 측면이 있죠. 그때 많이 올려놨기 때문에 하반기에 하락장이었어도 버틸 수 있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2024년에도 하나의 거대한 흐름이 시장을 끌고 갈 것이냐 예상해본다면, 그렇지 않을 듯합니다. 많은 분이 2024년 말쯤 미국부터 시작해서 금리가 내려가면 돈을 빌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투자할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는데, 그 기대감 하나로 1년 내내 끌고 갈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고요. 미국 대선도 고려해야 하므로 2024년 주식 시장이 그리 좋지는 않으리라 예상합니다.
반도체가 2차전지 같은 주도주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반도체가 조건은 갖추고 있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가 중심을 잡고 있고 그 밑에 한미 반도체나 이수페타시스 등 AI용 칩에 주로 쓰이는 HBM(고대역폭메모리) 관련주들과 여러 장비주들이 포진되어 있어요. 워낙 반도체주들의 시총 합이 커서 지수 전체를 들었다 놨다 할 조건을 갖추고는 있습니다만, 반도체주가 2차전지처럼 시장 전체를 끌고 가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지금 엔비디아(NVDA)에 HBM을 납품한다는 사실 때문에 외국인도 반도체 주를 많이 사고 있긴 하나 결과적으로 한국 반도체산업은 주력인 디램(DRAM)이나 낸드(NAND) 시장이 살아나야 극적인 실적 증가를 볼 수 있어요.
그럼 반도체 외에 올해 가장 관심을 가져봐야 할 분야는 무엇인가요.
우주라고 생각합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나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우주 사업을 하는 건 명확하게 돈이 되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5G를 쓰고 있는데 정부에서 추진 중인 자율주행, 드론, 도심 항공교통 등 미래산업을 하려면 6G가 필요해요. 지금 5G도 제대로 기지국을 못 깔고 있는 상황에서 6G 기지국을 까는 건 더 어려워요. 그 때문에 사람들이 기지국을 우주로 올리자 생각하게 된 거예요. 지금 중국, 미국 너나 할 것 없이 저궤도 위성 쏘기에 혈안이 되어 있어요. 저궤도 위성을 쏠 수 있는 우주 표면적이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위성 기술을 가지고 위성에 탑재되는 부품을 만드는 기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우주산업은 확인할 수 있는 실체가 없잖아요. 언제 돈이 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참고할 만한 자료가 있어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2023년 3분기에 스타링크 통신 이용료로 흑자 전환을 했다고 발표했어요. 또 제프 베이조스의 아마존은 원래 시애틀에 본사가 있는데 이제 마이애미로 옮겨요. 마이애미는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개발 회사인 블루 오리진이 있는 곳으로, 본사를 옮긴다는 건 우주산업에 그만큼 힘을 쏟겠단 상징적인 의미이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나 쎄트렉아이 같은 국내 우주 관련주는 당장 결과로 나오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정부 발주가 있는 상황에서 해외 기업들로부터 추가 수주를 받을 가능성도 열려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끌고 갈 만한 종목이라 생각합니다.
우주 다음으로 꼽는 두 번째 키워드는요.
전기차 타이어예요. 배터리 시장의 경우 계속해서 고성장을 이어가야 그 주가의 상승세가 유지될 겁니다. 그런데 2021년, 2022년에 워낙 고성장했기 때문에 2023년 말부터는 조금씩 성장세의 둔화가 감지되기 시작했어요. 주가는 고성장이 기대되는 초기에 오르고, 기업이 성장하더라도 높아진 기대치를 만족하지 못하면 투자자들이 끝물이라 생각하고 빠져나갑니다. 그런 점에서 배터리는 2024년과 2025년에 부담이 있죠. 반면 타이어 수요는 꾸준할 겁니다.
특히 2024년에 타이어를 주목하는 이유가 있나요.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가 굉장하고 급가속이 잘되다 보니 타이어에 엄청난 무리가 갑니다. 내연기관차가 한 5~6년 타이어를 쓴다면 전기차는 2~3년밖에 못 써요. 그런데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타이어 교체 수요가 많아질 거예요. 왜냐면 2021년부터 전기차가 급격하게 많이 팔리기 시작해서 타이어 교체 시기가 본격적으로 돌아오는 때가 2024년, 2025년이거든요. 배터리는 2024년에 몇 개 팔릴지 모르지만, 타이어 판매량은 2021년에 팔린 전기차 대수가 나와 있으니까 2024년 수요 예측이 어느 정도는 가능하죠. 무엇보다 타이어는 소모품이지만 자동차 제조사에서 직접 만들지 않아요. 매출이 타이어 제조사로 갑니다.
타이어 회사가 국내에 몇 군데밖에 없고, 그중에는 오너 리스크나 공장 이전 문제 등을 안고 있는 곳도 있는데 위험하진 않을까요.
일단 수익 측면에서는 관련주가 많지 않은 편이 유리합니다. 우주나 타이어 산업의 경우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해 진입장벽이 높아요. 아무나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관련 기업이 몇 곳 없죠. 어떤 산업이 전체적으로 성장한다고 가정할 때 종목이 몇 개 없으면 수급이 분산되지 않잖아요. 또 타이어 회사들의 내부 사정이나 마케팅비 지출 관련 부분이 부담스럽다면 효성첨단소재 같은, 모든 타이어에 들어가는 타이어코드를 제조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우주나 전기차는 장기적 관점으로 봐야 할 성장주인데, 2024년에 보다 확실한 이벤트를 가진 분야를 추천해준다면요.
2024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올림픽이 개최됩니다. 원래 유명한 관광지인데 올림픽까지 겹치면서 엄청난 특수를 누릴 거예요. 파리 관광객 증가에 따른 수혜를 입을 종목이 국내에서는 어디일까요. 세계 각지에 해외 법인을 두고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택스리펀을 대행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기업이에요. 게다가 올림픽은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열리므로 언제 수혜가 예상되는지 명확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5~6월 정도에 미리 매수했다가 올림픽 개막 전 기대감이 반영됐을 때 수익을 실현하고 나오는 게 좋습니다.
미국 대선 전후 증시 변동성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미국 주식 시장은 2023년 반등에 성공했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이라 불리는 빅테크 7개 종목이 상승장을 견인했다. 새해에도 AI 관련업을 중심으로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와는 달리 본격적인 인하 시기를 2024년 하반기로 봐야 한다는 우려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특히 11월 5일 치러질 미국 대선이 변수다. 대선 전후로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다는 점과 정당에 따라 달라질 정책 수혜주를 염두에 두고 투자할 필요성이 있다.국내 증시가 2차전지에 쏠렸다면 미국 증시에서는 AI 붐이 일었습니다.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여러 기업이 생성용 AI를 발전시키고 새로 내놓을 겁니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를 따라잡기 위해 구글이나 아마존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도가 되겠죠. 그 과정에서 AI 학습에 필요한 반도체 수요도 늘겠고요.
국내에서도 생성형 AI 개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내 AI 분야도 괜찮을까요.
현재 한국에서는 챗GPT 같은 생성용 AI를 이길 수 있는 확률이 거의 없어요. K-팝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한국어 기반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영어 기반을 이기기가 너무나 힘들어요. AI의 핵심은 학습인데, 학습할 데이터양은 영어 콘텐츠가 압도적으로 많잖아요. 해외 생성형 AI 기업과 같은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대신 냉장고나 세탁기,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어 그 기기에서만 쓸 수 있는 AI는 한국이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뛰어난 AI를 만든다 한들 LG전자 세탁기에 넣을 수는 없거든요. 저는 여기에 기회가 있다고 봐요. AI 개발을 한번 해놓으면 세탁기, 냉장고 등에 탑재될 때마다 매출이 계속해서 나올 테니까요.
미국, 중국, 인도 등이 유망한 해외 투자처로 손꼽힙니다. 하지만 미국 외에는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은 편입니다. 초보라면 ETF 투자가 좀 더 나을까요.
해외 투자에 대해 고민하는 분이라면 미국 ETF와 코스닥 ETF 2개만 갖고 있어도 충분할 거예요. 일단 미국 ETF의 경우 워낙 종류가 많고 꾸준히 우상향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어요. 미국 ETF가 변동 폭이 적다면 코스닥 ETF는 굉장히 역동적이라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다만 간접투자상품도 잘 모르는 시장은 조심해야 합니다. 이번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사태가 그렇죠.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홍콩H지수가 반토막만 안 나면 연 몇 %의 수익률을 주겠다는 조건이었는데, 사람들이 '설마?’ 하고 투자했다가 결국 원금손실이 나게 생겼잖아요.
해외 시장 투자처를 정할 때 관건은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는가이다. 김성효 교수는 "중국, 인도 기업 중에도 미국 증시에 상장된 곳들이 있다. 그런 곳들은 미국 증시를 통해 여러 분석 자료를 구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해외 투자는 아니지만,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 기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방법이다. 2023년 중국으로의 수출은 대폭 줄고 미국으로의 수출은 호조를 보였다. 미국 시장에서도 특히 김성효 교수가 추천하는 분야는 건설기계다. 상장된 종목도 몇 개 없고 미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와 맞물려 정책적인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재건 이슈도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인 1조 달러 이상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정치를 알면 경제가 보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테마주를 인식하는 시점은 이미 한 2~3배 오른 다음입니다. 단순하게 알려드리자면 지난달에 2000원이었는데 지금 4000원이면 안 사는 게 낫습니다. 사람 심리가 2000원에서 4000원이 되면 5000원도 갈 것 같아 매수하게 되거든요. 그러면 힘들어질 수 있는 거죠.
무조건 테마주를 피하기엔 단기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테마주 자체는 나쁘지 않아요. 내가 아는 테마주가 확실한 이벤트를 가지고 있고 차트를 보니 아직 그 이벤트가 주가에 반영이 안 됐다 싶으면 그때는 매수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오는 5월에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열립니다. 그러면 현재 9000원대인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 원을 넘게 될 확률이 높고, 일손을 줄여줄 키오스크를 찾아보는 곳이 생기겠죠. 그런데 키오스크 관련 기업을 3월 말쯤 확인해보니 주가가 하나도 안 올랐다면 그때는 매수해도 좋다는 얘기예요. 이벤트가 확실한 종목부터 도전해보세요. 차트 보는 연습을 통해 어디서 사고 어디서 팔지 실력을 쌓은 후라면 테마주도 얼마든지 해볼 만하죠.
그럼 사고팔 때 기준이 되는 수익률을 어느 정도로 잡으면 좋을까요.
보통은 3~4% 정도가 적당합니다. 3~4% 수익률을 내는 건 초보라도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그런데 대부분 3~4% 오르면 5~6%를 기대하고 팔지 않아요. 그럼 기가 막히게 다시 내려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강의할 때 주식을 게임에 비유해요. 내 캐릭터 레벨이 낮은데 어떻게 처음부터 10% 수익률 같은 어려운 미션을 노릴 수 있겠어요. 수익 3~4%대 여러 개를 굴리는 게 낫습니다.
결국 공부가 중요하네요. 돈이 되는 인사이트를 얻으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요.
보통 숫자 데이터를 이용해 패턴을 찾고, 과거에 이랬으니까 미래에도 이렇게 될 것이란 예측을 통해 주식 시장에 접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저는 한국 경제의 특징이 있기 때문에 투자에 있어서도 트렌드를 파악하는 인문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국내 경제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정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요.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요.
단적인 예로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때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함께 갔어요. 대통령은 정치 회담을 하고 경제사절단은 기업이나 투자청 등을 상대로 세일즈를 해 순방이 끝난 후 총 몇 건의 계약과 MOU를 맺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런 관계가 나쁘다고만 할 수 없는 게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원동력이기도 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2024년 총선 이후 어떤 당의 의석이 다수가 되느냐에 따라 법안이 달라질 것이고, 법안에 의해서 기업 전략도 영향을 받을 겁니다. 뉴스와 신문, 여러 정치·경제 유튜브 채널 등을 찾아보며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어떤 종목을 사고팔아야겠다는 시나리오를 세워보세요.
#우주 #전기차타이어 #테마주 #여성동아
사진 홍태식 사진출처 동아DB
윤혜진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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