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공수 겸장' 치나두 오누아쿠, 누구보다 승리를 갈망했던 사나이

방성진 2023. 12. 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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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나두 오누아쿠(206cm, C)가 코트 위 그 누구보다 승리를 갈망했다.

고양 소노가 지난 28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3라운드 안양 정관장과 경기에서 85-81로 승리했다. 8연패를 끊어 낸 소노 시즌 전적은 9승 16패다. 8위 소노는 7위 정관장을 반 경기 차로 추격했다.

소노는 지난 5일 수원 KT와 경기부터 8연패에 빠졌다. 이정현(187cm, G)도 설상가상으로 지난 10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경기에서 듀반 맥스웰(198cm, F)과 경합 끝에 어깨를 다쳤다.

이정현은 소노 1옵션 선수다. 부상 전까지 19경기에서 평균 20.6점 3.5리바운드 5.8어시스트 1.7스틸로 압도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었다. 득점은 국내 선수 1위, 어시스트는 전체 2위였다. 야투 성공률도 46.7%로 준수한 데다, 3점 성공률은 41.9%에 달했다. 볼륨 스탯과 비율 스탯 모두 최고 레벨에 오른 이정현이었다.

소노가 이런 이정현 없이 경기하는 게 당연히 쉽지 않았다. 허리 디스크 투혼을 벌이고 있는 전성현(189cm, F)도 혼자서는 무리였다. 높은 승부욕을 지닌 오누아쿠도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소노의 이날 경기 상대는 정관장이었다. 정관장은 그야말로 소노와 동병상련을 겪는 팀이었다. 양 팀 모두 이날 경기를 반드시 잡고 가야 하는 이유기도 했다.

김승기 소노 감독도 경기 전 "내 마음을 다잡았다. 선수 구성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경기를 놔버릴 때도 있었다. 짜증도 많이 났다. 며칠 동안 생각을 다듬었다. 공수를 정비했다. (이)정현이 복귀를 마냥 기다릴 수만 없다. 다른 묘수를 펼쳐야 한다. 이날 경기는 마음 정리 후 첫 경기다"고 밝혔다.

이어 김승기 감독은 오누아쿠와 특별한 약속을 알렸다. '짜증내지 않기'였다.

"(치나누) 오누아쿠와 매일 이야기한다. 오누아쿠가 선수들에게 화내지 않기로 약속했다. 선수들에게 화를 내면, 선수들이 위축된다고 전했다. 또, 경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도 말해줬다. 오누아쿠도 끝까지 하겠다고 하더라. 많이 답답해한다. 안에서 자리를 잡아도, 공이 안 들어온다. 다른 선수에게 패스해 줘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절치부심한 오누아쿠가 경기 시작부터 단단한 나무처럼 활약했다. 3점 야투 부진과 부실한 외곽 수비로 흔들렸던 소노였지만, 오누아쿠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로버트 카터(206cm, F)를 상대로 페인트존을 폭격했다.

2쿼터에 4점 4리바운드로 잠잠했던(?) 오누아쿠는 3쿼터에 다시 힘을 냈다. 수비에서 카터를 외곽으로 쫓아 보냈다. 공격에서도 카터를 압도했다. 카터는 1대1로 오누아쿠를 막지 못했다. 정관장 수비에 큰 부담을 안겼던 오누아쿠였다.

오누아쿠는 승부처였던 4쿼터에 카터와 진검승부를 벌였다. 눈을 즐겁게 하는 쇼다운으로 승부의 추를 번갈아 기울였다.

먼저 웃은 선수는 카터였다. 카터는 4쿼터 시작 후 55초 만에 오누아쿠에게 4번째 반칙을 안겼다. 소노에 스위치 수비를 강제했다.

그러나 영리한 오누아쿠는 무리하지 않았다. 카터를 1대1로 막을 수는 없었지만, 안정적인 골밑 공격으로 정관장을 괴롭혔다. 4쿼터에도 1대1로 카터를 제압했다. 4쿼터 종료 1분 17초를 남기고 카터에게 4번째 파울을 선물해 줬다. 

그리고 오누아쿠는 가장 중요한 시간 카터를 압도했다. 카터에게 획득한 자유투 2구 성공으로 역전 득점을 올린 뒤 카터의 공격을 1대1로 저지했다. 49초를 남기고 1점 차 우세에서 공격 기회를 얻었던 소노였다.

귀중한 공격 기회를 살린 선수도 오누아쿠였다. 성큼성큼 카터에게 포스트업을 시도했다. 유려한 스텝으로 카터를 벗겨냈고, 득점과 파울자유투까지 획득했다. 카터를 경기장 밖으로 내보냈던 순간이었다.

수훈 선수로 뽑힌 오누아쿠가 기자회견장에서 크게 기뻐하는 내색을 보이지는 않았다. 때로는 냉소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코트 안에서 가장 뜨거웠던 선수는 분명 오누아쿠였다. 오누아쿠의 두 눈에는 득점도 리바운드도 아닌 승리라는 두 글자만 이글이글 타올랐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소노가 앞)
- 2점 성공률 : 약 59%(27/46)-약 54%(20/37)
- 3점 성공률 : 32%(8/25)-약 32%(10/31)
- 자유투 성공률 : 약 78%(7/9)-약 92%(11/12)
- 리바운드 : 35(공격 12)-32(공격 10)
- 어시스트 : 17-17
- 턴오버 : 10-12
- 스틸 : 6-6
- 블록슛 : 1-0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H. 고양 소노
- 치나누 오누아쿠 : 39분 2초, 30점(2점 : 12/20, 자유투 : 3/5) 9리바운드(공격 3) 3어시스트 1스틸 1블록슛
- 전성현 : 34분 2초, 14점(2점 : 3/6, 자유투 : 2/2) 3리바운드(공격 1) 1스틸
- 알렉스 카바노 : 18분 4초, 12점 1리바운드(공격 1) 5어시스트
- 한호빈 : 25분 33초, 10점(2점 : 2/4, 3점 : 2/5) 3리바운드 4어시스트 1스틸
- 최현민 : 31분 20초, 6점(2점 : 3/3) 10리바운드(공격 3) 2어시스트 2스틸
A. 안양 정관장
- 로버트 카터 : 39분 28초, 24점(2점 : 6/11, 3점 : 4/10) 11리바운드(공격 2) 3어시스트
- 박지훈 : 35분 6초, 19점(2점 : 7/10, 자유투 : 2/2) 5리바운드(공격 3) 6어시스트 3스틸
- 최성원 : 34분 24초, 12점(3점 : 2/3, 자유투 : 4/5) 1리바운드(공격 1) 3어시스트
- 정효근 : 26분 42초, 10점(2점 : 2/3, 자유투 : 3/3) 10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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