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誌 “한국 과학자들 목소리 내서 R&D 예산 삭감 막았다”


한국 정부가 당초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한 가운데 한국 과학자들의 로비 덕분에 기초 연구 분야 등 일부 예산이 되살아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는 28일(현지 시각) “한국 과학자들의 정치적 타협을 통해 일부 예산 삭감안을 취소했다”며 “전체 R&D 예산이 줄어 한국은 33년 만에 R&D 분야 예산을 처음 삭감하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이 재정전략회의에서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R&D는 제로 베이스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8월 과기정통부는 ‘R&D 혁신’이라는 명목하에 대대적 R&D 예산 삭감에 나섰다. 당초 정부안은 올해 대비 5조2000억원 삭감된 25조9000억원 규모였다.
하지만 이달 21일 국회는 2024년도 연구개발(R&D) 예산을 지난해와 비교해 4조6000억원 삭감된 26조5000억원으로 통과시켰다. 정부안보다 6000억원 가량 증가한 금액이다.
사이언스는 한국 과학자들이 풀뿌리 운동을 조직하고 여야 국회의원과 직접 만나거나 청원을 통해 예산안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송지준 KAIST 생명과학과 교수는 사이언스와 인터뷰에서 “8월 제안된 예산안은 연구자들로부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며 “기초연구의 예산 삭감이 연구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설명해 왔다”고 전했다. 사이언스는 “과학자들은 2024년 예산 합의안이 발표될 때까지 로비 활동이 성공했는지 확신하지 못했다”며 “기초 연구에 대한 지원이 소폭 증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이언스는 아직 예산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33년만에 R&D 예산이 처음으로 큰 폭으로 삭감된 것은 여전한 사실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신진 연구자와 지방대학들을 지원하던 7000만원 규모의 프로그램들이 예산 삭감으로 폐기됐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와 관련해 송 교수는 “2024년 예산안에 이 공백을 메울 새로운 보조금을 위한 자금이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신 강원대 분자생명과학과 교수는 “이전에 논의되었던 연간 7000만원의 연구 예산이 확실히 회복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R&D 예산이 큰폭으로 줄면서 일부 연구 프로그램이나 민간 부문 연구에 대한 보조금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이언스는 “연구자들은 알츠하이머병과 특정 전염병을 연구하기 위한 프로그램 등 국립 연구소에서 연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삭감의 세부 사항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사이언스는 이번 예산 삭감 사태는 한국 연구자들에게 ‘대담해지는 것’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줬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높였고 정부는 실제로 우리의 우려를 경청해 상황을 개선하려고 노력했다”며 “매우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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