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선균 발인날 'SBS 연기대상'…고요한 대상 경쟁[이슈S]

장진리 기자 2023. 12. 2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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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훈, 한석규, 김래원, 김태리(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제공| SBS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SBS가 24년 만에 날짜를 바꿔 '2023 SBS 연기대상'을 진행한다.

SBS는 매해 12월 31일 '2023 SBS 연기대상'을 진행해왔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날, SBS 드라마를 빛낸 주역들이 모두 모여 서로의 노고를 치하하고 트로피를 품에 안은 영광의 주인공을 축하하는 것이 24년째 관행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달라졌다. SBS는 올해 '연기대상'의 경우 31일이 아닌 29일에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 지금까지 암묵적으로 지켜지던 룰을 24년 만에 깬 것이라 눈길을 끈다.

SBS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편성 변경에 선을 그었다. 한 관계자는 스포티비뉴스에 "편성상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4년 만에 SBS가 내린 이례적인 결정의 진짜 이유에 쏠리는 관심은 뜨겁다.

SBS는 올해 다수의 히트작을 선보이며 '드라마 풍작'을 일궜다. 월화드라마를 폐지하고 금토드라마 라인업에 집중하고 있는 SBS는 '금토 유니버스'라는 말을 만들어낼 정도로 강력한 시청률 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대상의 영예가 누구에게 돌아갈지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SBS 연기대상' 측은 '모범택시2' 이제훈, '낭만닥터 김사부3' 한석규, '악귀' 김태리,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김래원을 대상 후보로 공개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이제훈이다. 이제훈은 '모범택시' 시즌1, 2를 모두 히트시킨 주역으로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힌다. '모범택시2'는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SBS의 효자 IP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이제훈은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도 다양한 '부캐(부캐릭터)' 연기와 사이다 액션을 선보이며 연기 스펙트럼을 인정받은 바 있다. 시청률, 화제성, 연기력을 모두 잡은 만큼 이제훈의 대상에 이견은 없다.

특히 '모범택시'는 이제훈이 연기한 '갓도기'의 인기로 시즌3 제작이 추진되고 있고, 시청자들의 염원도 이어지고 있어 대상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낭만닥터 김사부3' 한석규도 만만치 않다. 그는 시즌3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SBS를 대표하는 시즌제 드라마의 저력을 입증했다. 다만 한석규의 경우 시즌1으로 이미 '연기대상' 대상 트로피를 들어올린만큼 SBS가 새로운 드라마에 상을 안기지 않겠냐는 추측이 나온다.

김태리도 유력한 대상 후보다. 지난해 'SBS 연기대상'의 경우 SBS는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천원짜리 변호사'의 남궁민이 아닌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에 출연한 김남길을 택했다. 이변이라면 이변이라고 할 수 있는 수상이었다. 모두가 무난하게 남궁민의 대상을 예견했지만, SBS가 지난해 김남길의 손을 들어준 만큼 올해는 김태리가 그 바통을 이어받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도 있다.

김태리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라는 다소 마이너한 장르에 도전, 악귀와 평범한 공시생 1인 2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난이도 있는 캐릭터에도 메소드 연기라는 평가를 받은 만큼 김태리가 올해 'SBS 연기대상'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김래원의 경우 올해 대상 후보 중에서는 최약체로 분류되지만, 늘 믿음을 배신하지 않는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다.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로 몸 사리지 않는 액션과 사실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이끌어내며 대상 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 이선균. ⓒ사진공동취재단

축제 분위기의 여느 해와 달리 올해는 다소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SBS 드라마 포문을 열었던 드라마 '법쩐'의 주연 이선균이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생을 마감했기 때문. SBS 연예대상에 앞서 이날 낮 고인의 발인식이 비공개 엄수된다.

'법쩐'은 최고 시청률 11.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올해 방송한 SBS 드라마 중 '모범택시2', '낭만닥터 김사부3', '악귀'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시청률을 거둔 작품이다. 시상식의 경우 연초보다는 연말이 유리하다는 핸디캡이 있지만, 짜릿한 쾌감을 안긴 이선균의 연기에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며 이선균이 대상 후보로도 거론됐다.

그러나 그가 지난 10월 돌연 마약 투약 혐의에 휘말리면서 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사실상 활동을 중단한 만큼 시상식 참석도 어려웠다. 반면 '법쩐'에 출연한 강유석, 박훈 등이 '연기대상'을 빛낼 전망이었다.

'연기대상'을 이틀 앞두고는 이선균이 세상을 떠났다는 충격적인 비보가 전해졌고, '법쩐' 팀은 이선균을 애도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연기대상'에 불참을 결정했다.

SBS는 스포티비뉴스에 "연예계에 일어난 갑작스러운 소식으로 인해 법쩐 배우 분들의 연기대상 참석이 어렵게 됐다"라며 "다만 시상은 참석 여부와 무관하게 진행 예정이다.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법쩐' 팀은 큰 충격과 슬픔에 빠져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쩐' 팀 외에도 시상식에 참석이 예정된 많은 배우들이 이선균의 사망에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 만큼, 올해 'SBS 연기대상'은 차분하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 한 해의 공을 축하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2023 SBS 연기대상'은 29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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