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황혼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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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낸 '26집 대일 문학'을 받고 가슴이 뛰었다며, 후배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그 사이 딸애가 자매를 두었고, 더 좋은 직장을 찾아 천안으로 옮겨가자 아예 후배가 딸네 집으로 가서 손녀들을 돌보는 중이었다.
아무리 포장을 하려 해도 문학에 대한 후배의 열망이 아직 식지 않았음을 간파한 터.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가까운 봄날, 후배에게서 깜짝 놀랄 소식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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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낸 '26집 대일 문학'을 받고 가슴이 뛰었다며, 후배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황혼육아를 하느라고 그간 미뤄두었던 문학에의 꿈이 다시 고개를 든 모양이다. 아무렴,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동인지인데. 내 자부심이 하늘을 찌른다.
한때 이웃에 살며 소설 공부를 함께 하던 후배다. 아이들이 초등학생 때에 만났기에 서로가 자녀들의 성장 과정까지 세심하게 알고 있지만, 요즘엔 거의 SNS를 통해서만 소식을 나누던 참이었다.
그 사이 딸애가 자매를 두었고, 더 좋은 직장을 찾아 천안으로 옮겨가자 아예 후배가 딸네 집으로 가서 손녀들을 돌보는 중이었다. 덕분에 남편과 의도치 않게 주말부부가 되었으나 손녀들의 재롱을 보는 맛에 하루하루가 즐겁고 보람이 있다고 했다. 6세. 3세. 한참 손이 많이 갈 때이다.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도와주는 것이 마땅하다.
점점 더 맞벌이 부부가 늘어가니 친가이든 외가이든 가능한 집에서 육아를 덜어주는 것이 옳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세계가 걱정하는 저출산 국가이다. 그런데 황혼육아도 젊었을 때 이야기이지, 우선은 체력이 달리고, 자기 생활 일부분을 접어야 하니까 마냥 반갑지만은 않을 것 같다.
아무리 포장을 하려 해도 문학에 대한 후배의 열망이 아직 식지 않았음을 간파한 터. 나는 손녀들도 이제 웬만큼 자랐으니 더 늦기 전에, 두 애가 각기 교육기관에 간 시간을 이용해서라도 글을 쓰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조언을 했다. 그 옛날, 소설 공부를 하던 그 열정이면 못 할 게 없다. 황혼육아의 자잘한 기쁨과 그에 못지않은 어려움. 육아 할머니들끼리 나누는 수다, 모녀간의 내밀한 이야기는 얼마나 좋은 소재인가. 잘만 하면 모든 세대에게 공감을 주는 재미있는 소설이 될 것 같다고 얼마간 후배를 부추겼다. 그녀도 고개를 끄떡였지만, 어지간히 독한 마음을 먹지 않는 한 쉽지 않을 것을 안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던가.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가까운 봄날, 후배에게서 깜짝 놀랄 소식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김해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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