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받아도 '마이너스 수익률'… 건물주도 줄줄이 경매
[편집자주]은퇴 자산의 투자 단골일 뿐 아니라 금리·대출 규제시대에 효자상품이던 '수익형부동산'이 무너졌다. 2021년 하반기 시작된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빠르게 커지자 정부가 특례 보금자리론 등 아파트 지원을 강화해 비아파트 자산과의 격차가 더욱 심화됐다.
(1) 월세 받아도 '마이너스 수익률'… 건물주도 줄줄이 경매
(2) [르포] 강남 최고 입지 '원베일리 상가' 고분양가에 공실 폭탄
(3) 강남 주상복합 시행사 월이자 '40억'… 브리지론 10%대 급상승
아파트 대체재로서 투자금이 몰렸던 주거형 오피스텔은 2020년 정부의 주택 수 포함 규제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졌다. 오피스와 유사하면서 제조업 등 특정 업종의 입주 시 법인세 감면 혜택 등을 제공했던 지식산업센터(지산)도 한때 분양가의 70~80% 대출이 가능했다가 고금리 시대에 이자 폭탄으로 돌아왔다.
법적으로 주거가 불가함에도 주거 용도로 분양 사기가 횡행했던 생활숙박시설(생숙)도 수익형부동산의 뇌관이 됐다. 정부는 올 10월 생숙을 오피스텔로 용도변경 시 불법 거주에 따른 이행강제금(공시가격의 연 10%)을 1년 유예하기로 했으나, 경기 남양주시 등에서 일부 생숙이 용도변경 '불허' 결정을 받아 투자자들이 수렁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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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계열 자이S&D가 시공사로 참여한 '신설동역 자이르네'가 2024년 11월 준공을 약 1년 앞두고 미분양 털어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신설동역 자이르네는 올 5월부터 분양가를 가구당 최대 1억5000만원 낮춰 분양하고 있다. 서울에서 분양가를 할인한 첫 대형 건설업체 브랜드다.
신설동역 자이르네는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신설동 96-48번지 일원에 도시형생활주택 143가구와 오피스텔 95호실, 근린생활시설(상가) 37실로 구성된 주상복합 단지다. 지하철 1·2호선과 우이신설선이 지나는 신설동역 초역세권 단지로 최신 트렌드인 1층 스트리트몰임에도 지난해 4월과 5월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10월 상가 분양이 다 실패했다.
오피스텔 분양가는 최고 약 9억6370만원(전용면적 55㎡)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유사 면적의 분양권 호가는 8억3310만~9억4420만원이다. 상가 분양가는 2억8864만~14억2544만원으로 3.3㎡(평)당 2498만~5889만원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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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경매정보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경매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감정가 300억원 이하 근린생활시설 빌딩은 109건(12월18일 집계 기준)으로 지난해의 67건보다 42건(62.7%) 증가했다. 12월 말 기준 경매 건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2020~2021년에 경매로 나온 꼬마빌딩 수는 77건, 71건을 기록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0월 강남3구에 경매로 나온 4개의 꼬마빌딩 모두 유찰되기에 이르렀다. 올해 꼬마빌딩 경매 매각률은 34.6%로 서울 상가빌딩이 경매시장에서 10건 중 3건만 낙찰된 셈이다.
경매시장에 등장한 꼬마빌딩의 수가 급격히 증가한 데는 공실로 인한 투자 수익률 하락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올 3분기 상업용부동산의 공실률은 9.8%로 나타났다.
투자 수익률은 ▲오피스 1.00% ▲중대형(3층 또는 연면적 330㎡ 이상) 상가 0.65% ▲소형(2층 또는 연면적 330㎡ 이하) 상가 0.59% ▲집합(개별 소유) 상가 0.84%로 조사됐다. 자산가치 변동을 나타내는 자본 수익률은 더 낮아 ▲오피스 0.24% ▲중대형 상가 0.02% ▲소규모 상가 -0.01% ▲집합 상가 -0.04% 등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시대에 수익형부동산으로 투자금이 몰려 월세 수익이 아닌 매매가 상승을 기대한 수요가 많았음을 고려하면 자본 수익률의 하락은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투자자별 대출금액이 다르겠지만 100% 현금으로 사는 경우는 거의 없어 이자비용을 반영 시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추정할 수 있다"면서 "다만 부채 역시 자산의 일부라고 볼 때 수익률이 단순히 얼마라고 단정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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