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세계의 끄트머리에서 그는 가장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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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인간은 우리가 사는 장소의 심원을 드나들며 친밀감을 나눴을 것이고 누구나 그 친밀한 관계에서 생성된 행복감을 품고 살았을 것이다."
로페즈의 글 26편이 담긴 이 책은, 2020년 그가 세상을 떠난 뒤 2022년 미국에서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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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숲과 정원과 사막을 걸으며 고통에서 치유로 향해 간 55년의 여정
배리 로페즈 지음, 이승민 옮김 l 북하우스 l 1만9500원
“한때 인간은 우리가 사는 장소의 심원을 드나들며 친밀감을 나눴을 것이고 누구나 그 친밀한 관계에서 생성된 행복감을 품고 살았을 것이다.”
스페인 북부 알타미라 동굴 암벽화를 보고 멕시코시티에 흔적이 남은 아즈텍 제국의 수도 테노치티틀란으로 가면서, 배리 로페즈는 이런 상념에 빠져든다. 미국도서상 수상 작가로 ‘북극을 꿈꾸다’의 저자인 로페즈는 생전 마지막으로 남긴 에세이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에 이런 순간들을 두루 기록하고 있다.
“물리적 풍경에 대한 우리의 애착은 생물학적이고도 정서적이다. 물리적 대지와의 친밀성은 이 애착의 본성에 대한 어떤 원초적인 앎을 일깨운다. (…) 이런 원초적 연결성을 경험할 때 우리는 종종 형언할 수 없는 쾌감에 빠지기도 하고 특정한 갈망이 완화되는 느낌에 젖기도 한다.”
로페즈의 글 26편이 담긴 이 책은, 2020년 그가 세상을 떠난 뒤 2022년 미국에서 출간됐다. 그는 흔히 ‘자연주의 작가’로 불렸는데, 55년간 80여국을 다니며 20여권의 책을 남겼다. 그는 남극 빙하와 북극의 산기슭을 오가고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막과 중국 산봉우리를 걸으며, 세계의 끄트머리에 이를 때 비로소 “인간 문화에 대한 명료한 인식과 안도감이 가장 고양되고 타인을 향한 공감이 가장 깊어지는 걸 느낀다”고 고백한다.
이 책 서문에 리베카 솔닛은 다음과 같이 적었다. “그는 마치 신에게 다가가는 사제처럼 사라져가는 진귀하고 머나먼 현상과 접촉하고 그것을 나누고자 노력했다. (…) 그의 글 안에서 고독은 연결로 바뀌고 깨져나간 조각은 다시 하나로 붙는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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