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감귤 세제, 디자인 바꿨더니 매출 30%↑…패키지 뭐길래

세종=최민경 기자 2023. 12. 29.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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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의 고장 제주도에서 넘쳐나는 '파치 감귤'은 심각한 문제다.

양 대표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수입하는 오렌지 오일은 세제를 만들기 위한 훌륭한 친환경 원료지만 미국과의 관계에 따라 수입이 지연되거나 단가가 폭등하는 문제가 있다"며 "제주 파치 감귤로 오일을 만드니 파치 처치가 곤란한 농가와 상생할 수 있고 오렌지 오일의 수급 불안도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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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리제주 세제 리필팩/사진제공=코코리제주


감귤의 고장 제주도에서 넘쳐나는 '파치 감귤'은 심각한 문제다. 감귤 생산량 중 최대 25%가 파치로 분류되지만 식용 판매가 불가능해 농가의 수익이 저하됐고 폐기하자니 환경문제가 따랐다. 반면 감귤과 비슷한 오렌지에서 나오는 오일은 세제 제조 등에 쓰이지만 국내 수급이 귀했다. 파치 감귤로 화장품·세제 등을 만드는 제주 사회적 기업 '제주클린산업'이 설립된 배경이다.

양홍석 제주클린산업 대표는 세제 제조 기업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2016년 1월 1일 감귤 오일 기반 세제와 손세정제, 화장품을 만드는 기업을 직접 설립했다. 친환경적인 데다 합성 방부제, 인공향, 인공색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인체에도 이로운 제품이다. 현재 '코코리제주'라는 브랜드를 통해 공급하고 있다.

양 대표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수입하는 오렌지 오일은 세제를 만들기 위한 훌륭한 친환경 원료지만 미국과의 관계에 따라 수입이 지연되거나 단가가 폭등하는 문제가 있다"며 "제주 파치 감귤로 오일을 만드니 파치 처치가 곤란한 농가와 상생할 수 있고 오렌지 오일의 수급 불안도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상품 디자인이었다. 제주도엔 충분한 경력과 역량이 있는 디자인 인력이 부족했고 구인으로도 채울 수 없었다. 외주를 맡겨도 서비스 디자인 등 경험 부족으로 결과를 내기 어려웠다. 이때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운영하는 디자인 지원 프로그램이 힘이 돼줬다.

양 대표는 "디자인진흥원의 컨설팅을 통해 자사 자체의 디자인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며 "가장 반응이 좋았던 부분은 소비자 수요가 높은 세제 등의 리필팩에 무인쇄 투명파우치를 활용해 재활용으로 배출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을 부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귤 농사 시 사용되는 타이벡 필름을 수거해 세척·가공해서 리필용기의 라벨로 활용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며 "소비자들에게 코코리 제주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친환경 사회적기업 이미지를 심어주는 제품 디자인을 만들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디자인 컨설팅을 받는 도중 큰 성과도 있었다. 대한항공 전 클래스 기내 화장실 핸드워시 납품 계약을 체결해 지난 11월부터 납품하게 됐다. 전용용기까지 개발해 제주도를 대표하는 기념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 대표는 "대한항공과 제주공항 전 화장실에 코코리제주 핸드워시 납품으로 일자리가 늘고 지난해 매출보다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사회적 기업은 '착하지만 예쁘지 않다'는 소비자 인식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디자인진흥원의 지원 사업을 통해 더 좋은 제품 이미지를 만들 수 있었다"며 "좋은 제품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기업과 제품의 가치를 잘 알리고 매출까지 향상되는 성과를 이룰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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