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뷰] 윤 대통령, '쌍특검' 거부…유탄 맞는 한동훈
예견된 수순…'한동훈 비대위' 정치력 시험대에
한 위원장, '총선용 악법' 대통령실 기조 유지
"기존 여권 문법과 뭐가 다르냐" 비판 불가피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여야의 극한 대치에도 불구하고 '쌍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국이 지뢰밭을 건너는 형국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중심이 된 야당은 28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이른바 '쌍특검법'을 통과시켰다. 112석을 가진 국민의힘이 반발해 퇴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국회 표결 직후 브리핑을 열고 "대통령은 쌍특검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는 대로 즉각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尹, 네번째 '법률안 거부권 행사' 눈 앞
'쌍특검법' 중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은 말 그대로 김건희 여사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거부권 행사가 사실상 상당한 부담이다. 국정운영의 핵심 목표로 상식과 공정을 내걸고 있는 그가 가족과 관련된 특검을 거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노란봉투법·방송3법 개정안' 등을 연이어 거부한 상황에서 헌법주의자인 윤 대통령이 삼권분립을 남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이 때문에 당초에는 쌍특검법안이 정부로 넘어올 경우, 윤 대통령이 국회 상황과 여론을 살피면서 거부 시한인 1월 중순까지 숙고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날 '즉각 거부권 행사'를 선언함으로써 '총선용 악법'과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앞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다른 법안들과 달리, 쌍특검법에 대해선 국회 통과 전부터 '있을 수 없는 일'이란 반응이 대통령실 안팎에서 터져 나왔다.
복수의 대통령실 참모들은 <아이뉴스24> 통화에서 해당 법안이 선거용 기만책인 만큼 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대통령이 되기 10년 전의 일을 가지고 권력형 비리를 막기 위한 특검법을 얘기하는 자체가 모순이고 반헌법적인 데다, 김 여사를 리스크로 띄워놓고 싶어 민주당이 악의적으로 만든 수라는 해석이 전반적인 분위기다.
이날 신임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이관섭 정책실장은 지난 24일 이례적으로 KBS 방송에 출연해 "총선을 겨냥해 어떤 흠집 내기를 위한 의도로 만든 법안 아닌가 하는 생각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다"며 특검법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윤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 앞에 나와 특검법의 부당함을 설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집권 3년 차 시작과 총선을 앞 두고 신년 기자회견을 고려 중이다. 이 자리를 통해 특검법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정면 돌파할 거란 예측이다.
◇"한동훈 비대위 운영, 부담 상당할 듯"
'한동훈 비대위' 출범 이틀 만에 특검법 국면을 맞닥뜨린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만 바라보게 됐다. 거대 야당이 쌍특검법의 국회 통과를 강행하면서 이를 막을 유일한 저지 수단이 대통령 거부권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쌍특검법 통과로 '한동훈 비대위'도 상당한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수직적 당정관계'가 국민의힘 위기 원인으로 지적돼 온 만큼 비대위원장이 대통령실과 다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지만, 한 위원장은 아직까지 '총선용 악법'이라는 윤 대통령 기조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여당 상황 역시 녹록지 않다. 당장 이준석 전 대표는 신당 창당 하루도 안 된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당이 사실상 '김 여사 보호'에 나섰다는 취지로 직격했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당정대 회의(25일)에서 이미 협의한 사항이다. 대통령은 비판을 감수하고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문제는 한동훈 비대위의 정치력"이라고 짚었다.
최 교수는 "비대위가 어떻게 달라지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인데, 거부권 행사를 보고만 있는다면 기존의 여권 문법과 뭐가 다르냐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어 "더구나 거부권 행사에 반대하는 여론도 높은 상황에서 '한동훈이라고 뾰족한 수가 없네'라는 평가에 직면한다면 비대위 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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