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 성장위해-이기제 부족함없어" 클린스만 '말포장'엔 '함정' 있다
[용산=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안컵 최종명단을 발표하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가 지금까지 대표팀 감독으로서 보인 행보, 앞뒤가 맞지 않는 말들은 결전의 순간이 가까이 다가온 이 시점에도 찝찝함을 남겼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28일 오전11시 서울 용산 CGV에서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최종명단 26인 발표를 진행했다.
대표팀은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위해 1월2일 UAE의 아부다비로 전지훈련 출국을 한다. UAE에 도착하면 해외파 선수들도 모두 합류해 완전체가 꾸려지며, 1월6일 오후 10시에는 이라크를 상대로 아부다비에서 아시안컵 직전 마지막 평가전을 가진다.
이후 1월10일 카타르로 입성하는 대표팀은 아시안컵 E조에서 1월15일 바레인, 1월20일 요르단, 1월25일 말레이시아와 맞붙게 된다. 조별리그 상대들이 약체이기에 조 1위로 16강 진출이 유력하다. 행여 조 2위로 16강에 가면 F조 1위가 유력한 사우디아라비아, 조 3위 와일드카드로 16강에 가면 D조 1위가 유력한 일본과 맞붙을 수도 있다. 이후 한국은 2월11일로 예정된 결승전까지 내달린다.
한국은 초대 대회인 1956년과 1960년 대회에서 연속 우승한 이후 64년간 단 한 번도 아시안컵 정상에 서지 못했다.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면서도 아시안컵에서는 늘 약했다. 그나마 2015 아시안컵에서 결승까지 갔지만 호주에게 연장전에서 패한 것이 우승에 가장 근접했었다. 2018 아시안컵에서는 파울루 벤투호가 8강전에서 카타르에게 진 바 있다. 결국 차범근, 홍명보, 박지성 등도 해내지 못한 우승을 주장 손흥민과 '황금 세대'로 여겨지는 현재의 대표팀이 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축구 역사에 중요한 아시안컵을 앞두고 아직 A매치 데뷔도 못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포드의 19세 수비수 김지수를 선발한 배경에 "아시안컵 엔트리가 23인에서 26인으로 늘어난 것은 미래에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라고 봤다. 김지수는 9월 웨일스-사우디와 평가전 때 소집했고, 이후로도 소속팀과 연락하며 지켜봤다. 어린 선수의 성장 필요성에 대한 내부 논의 끝에 아시안컵 대표팀에 선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포츠한국은 이후 왼쪽 측면 수비수 이기제의 최종명단 발탁 배경에 대해 물었다. 이기제는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3월부터 이번 최종명단까지 모든 소집에 함께하며 대표팀 왼쪽 풀백의 한 자리를 굳게 지켰다. 물론 국제대회가 아닌 이상 대표팀 소집에선 최대 2경기를 치르고 해산하기에 이후 소속팀에서 경기력을 유지해야한다. 그러나 이기제는 지난 9월30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1 32라운드 이후 이날 명단 발표 당일까지 약 3개월 동안 소속팀 수원 삼성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아시안컵과 같은 큰 대회를 앞두고, 경기 감각 저하 가능성이 있는 선수가 큰 경쟁 없이 왼쪽 풀백 두 자리 중 한 자리에 입성한 것. 클린스만 감독은 이에 "이기제는 소속팀에서 힘든 시즌을 보냈다. 왜 경기에 뛰지 않았는지 알 수 없지만 대표팀 소집마다 훈련과 경기 수행에 부족함이 없었고 프로다운 자세를 보여준 선수다. 양쪽 풀백에 대한 고민은 항상 있었고, 오른쪽은 설영우를 발굴했다. 왼쪽은 김진수와 이기제가 최소 아시안컵까지는 함께 간다"고 말했다.
물론 클린스만 감독의 말에도 일리는 있다. 젊은 나이에 국가대표로서 중요한 국제대회에 나간다는 것 자체는 크고 좋은 경험이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서 주로 벤치에 머물렀던 선수들조차 경기에 뛰지 않더라도 경기장 분위기와 대회의 무게를 느낀 경험이 값지다고 할 정도.
하지만 클린스만은 어린 선수들의 경험을 신경써주는 감독이라고 하기엔 그동안의 행보에 아쉬움이 있었다. 매 소집마다 큰 변동 없는 고정 스쿼드를 선호했으며, 최근 상대했던 나라들이 객관적으로 한국보다 한 수 아래의 국가들이었음에도 베스트 라인업과 큰 차이 없는 선발 명단을 고수했다. 지난 10월 홈에서 베트남과 가졌던 친선경기에서는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등이 모두 출격한, 사실상 베스트 11이라고 해도 무방한 라인업으로 6-0 승리를 거뒀다.
평소에 눈여겨봤던 자원들을 A매치 중 상대적으로 부담 덜한 경기에 출전시켜 테스트할 기회가 적지 않았지만, 클린스만은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주로 썼다. 이제 와서 어린 선수의 성장을 이유로 김지수를 선발했다고 하는 것은, 정작 국가대표로 성장하고 싶은 선수들에게 어리둥절함만 안길 뿐이다. 심지어 공격수 황의조가 개인 논란으로 빠진 자리에 대체 공격수를 뽑은 것도 아닌, 이미 4명이 버티고 있는 중앙 수비진에 김지수까지 추가한 것. 4백을 주로 쓰는 클린스만호 특성상 센터백 5명 중 2명만 경기에 선발로 나선다.
클린스만 감독의 이기제 옹호에도 함정이 존재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기제가 소속팀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에도 대표팀서 부족함 없는 경기능력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기제가 수원 삼성에서 본인의 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 후 만난 A매치 상대는 순서대로 튀니지, 베트남, 싱가포르, 중국이다. 한국은 이 네 팀을 상대로 총 '18득점 무실점'이라는 압도적인 수치로 전승을 거뒀다. 냉정하게 한국 대표팀보다 확실히 낮은 수준의 팀들을 상대했기에, 말도 안되는 실수가 아닌 이상 부진한 경기력이 드러나기 쉽지 않다.
일단 4경기 무실점이기에 이기제 역시 4경기에서 큰 실수를 했다고 보긴 힘들지만, 한국이 약체들을 상대로 18골이나 터뜨리는 와중 이기제의 공격 포인트는 '0'이었다. 이기제가 수비보다 프리킥, 크로스 등 왼발의 공격적인 능력에서 더 주목 받는 선수라는 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아쉬운 성적이다. 그럼에도 수많은 재능의 한국축구 왼쪽 풀백 중 이기제의 자리 경쟁자조차 없었다. 물론 절대적인 실력의 차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2023시즌 K리그1 12팀 중 유일하게 K리그2로 강등된 팀의, 심지어 큰 부상이 아님에도 소속팀 경기에 오랫동안 나오지 못한 왼쪽 풀백에게 더 성적 좋은 11개 팀 풀백이 경쟁도 못하고 밀린 것. 클린스만은 약체들을 상대로 연승을 달리는 동안에도 비교적 고정된 스쿼드와 선발 라인업을 가져가며 '새 얼굴 발굴 의지'보다는 써본 선수를 극도로 선호하는 듯한 인상만 강하게 남겼다.
이제 아시안컵 최종명단은 모두 발표됐고, 화살은 활시위를 떠났다. 클린스만은 아시안컵 우승을 자신했고, 한국축구는 64년의 숙원 사업을 그에게 맡겨야 한다. 당연히 감독을 믿어주고 응원해줘야 할 때.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지금까지 보인 행보, 상황을 능숙하게 포장해왔던 언변을 생각하면 불안함을 시원하게 지워내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26인 최종명단
GK: 김승규(알 샤밥), 조현우(울산 HD), 송범근(쇼난 벨마레)
DF: 김영권, 정승현, 김태환, 설영우(이상 울산 HD),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진수(전북 현대), 이기제(수원 삼성), 김주성(FC서울), 김지수(브렌트포드)
MF: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박용우(알 아인), 이재성(마인츠), 홍현석(KAA 헨트),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이순민(광주 FC), 문선민, 박진섭(이상 전북 현대), 양현준(셀틱)
FW: 오현규(셀틱), 조규성(미트윌란)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문가영, 꽉 찬 볼륨감부터 각선미까지 美친 S라인 '치명적 섹시' - 스포츠한국
- 이선균 비보에 영화계 '비통'…정우성·전도연·조진웅·조정석 등 조문 행렬 - 스포츠한국
- [스한초점] 비수기도 뚫었다…'서울의 봄' 악조건 딛고 천만 축포 - 스포츠한국
- '설욕 성공'… 현대건설, 집중력에서 IBK 압도했다[초점] - 스포츠한국
- 표은지, 풀어헤친 셔츠 사이로 속옷 '빼꼼'…하의는? - 스포츠한국
- 맹승지, 수영복 넘칠 듯한 볼륨감 '완벽 베이글 몸매' - 스포츠한국
- 요요미, 입술 내밀고 츄…'애플힙 이 정도였어?' - 스포츠한국
- 서동주, 다 가려도 감출 수 없는 가슴골…힙업 라인까지 '아찔 섹시미' - 스포츠한국
- '포스트 김민재' 꿈꾸는 ‘안양성골’ 박종현 “최고의 팬에 어울리는 선수로“[인터뷰] - 스포
- [인터뷰] '서울의 봄' 정우성 "30년차 배우의 소신? 한 캐릭터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 스포츠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