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유발하는 '당뇨망막병증'...겨울철 더 위험한 이유?

강규민 2023. 12. 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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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기온 저하로 신체 혈액순환 저하, 활동량이 줄면서 생기는 체중증가, 일조량 감소로 인한 비타민D 부족 등으로 당뇨망막병증 발병이 늘어나 주의가 요구된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의 주요 합병증 중 하나다.

지속적인 고혈당으로 인해 혈관이 손상되면서 눈의 망막에도 허혈성 손상이 생겨 발생한다. 심하면 실명을 가져올 수 있어 치료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기온 저하로 신체 혈액순환 저하, 활동량이 줄면서 생기는 체중증가, 일조량 감소로 인한 비타민D 부족 등으로 당뇨망막병증 발병이 늘어난다며 조기 발견과 치료 위해서는 당뇨병 진단부터 안과 검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겨울철 실명 유발하는 ‘당뇨망막병증’ 주의

당뇨병은 고혈당 자체에 의한 증상보다 합병증이 더 위험한 질환이다.

혈당이 높으면 피가 끈적끈적해지고, 이로 인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서 만성혈관 합병증이 발생하게 된다. 합병증은 발병 초기 별다른 증상이 없어 더 위험하다. 이미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말기상태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당뇨병 만성혈관 합병증은 눈, 콩팥 등 작은 혈관부터 심장, 뇌 등 큰 혈관까지 인체 모든 혈관에서 나타날 수 있다. 이 중 눈에 나타나는 합병증은 당뇨망막병증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안과 문상웅 교수는 "망막은 아주 예민하고 얇은 조직이기 때문에 약간의 출혈로도 큰 타격을 받는다. 당뇨병으로 인한 고혈당은 이러한 망막 모세혈관에 손상을 가져오고, 망막 전반에도 허혈 손상을 일으키게 된다"면서 "출혈 이후 혈액 성분이 망막으로 유출돼 부종이 생기고, 신생혈관도 생길 수 있으며 심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30년 이상 당뇨환자 90%는 당뇨망막병증

당뇨병 환자는 혈당관리를 잘 하더라도 10~20년이 지나면 당뇨망막병증이 생길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의 유병률을 보면 △당뇨병 진단 당시에는 1.9% △유병 기간이 5년 이내면 14.6% △6~10년 22.9% △11년 이상 40.1% △15년 이상 66.7% △30년 이상이면 약 90%에 달한다. 당뇨병 유병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당뇨망막병증의 유병률도 함께 증가하는 것이다. 또한 40세 이상 성인 당뇨병 환자 중 당뇨망막병증의 유병률은 19.6%로 알려져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어느 정도 진행한 후 증상이 발생한다.

당뇨황반부종이 생기면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흐려지거나 어둡게 보이고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 망막의 혈관이 터져 유리체 출혈이 발생하면 갑자기 눈앞에 무언가 떠다니거나 얼룩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견인망막박리가 발생하면 시야가 어두워지거나 시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망막과 유리체뿐 아니라 안구의 앞쪽에도 신생혈관이 자라 안압 상승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안구 통증, 두통, 구역, 시력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치료, 예방법은

당뇨망막병증은 초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가 증상을 느꼈을 때는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주기적인 안과검진으로 조기진단 및 빠른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처음 당뇨병을 진단받을 때부터 주기적으로 안전검사를 받아야 한다. 당뇨망막병증의 소견이 없거나 혈당조절이 잘 된다면 1~2년 간격으로, 당뇨망막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심하지 않으면 6개월~1년마다,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에는 3~6개월마다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

당뇨병 환자들은 당뇨병 초기에 혈당조절, 혈청지질조절, 혈압조절, 금연 등 당뇨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인자를 우선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당뇨망막병증이 진행되었다면 일단 망막에 출혈이 발생하면 위치가 중요하다. 망막 중심부까지 출혈이 오지 않았다면 레이저나 약물 치료로 중심부를 보전해 시력을 지킬 수 있다. 이미 중심부를 침범했으면 예후가 좋진 않지만, 수술이나 레이저 혹은 약물로 중심부 신경을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한다.

아울러 환자들은 약물치료와 더불어 식사와 운동 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식사 관리나 운동을 통한 생활 습관 개선이 함께하지 않으면 약의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정인경 교수는 “체중 관리, 금연, 금주는 기본”이라며 “혈당과 혈압을 잘 관리하고, 고지혈증 치료제를 복용해도 담배를 계속 피우면 중풍이나 심장마비를 예방할 수 없고 매일 음주하면 췌장에 염증을 일으켜서 인슐린을 만드는 췌도세포가 파괴된다. 남성은 하루에 술 2잔, 여성은 1잔 이하로 제한하고, 매일 먹는 건 피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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