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태영건설 워크아웃’ 파장, 절실한 부실 대출 차단 대책

2023. 12. 2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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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에 몰린 태영건설이 어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서울 성수동 오피스 개발사업의 PF 채무 480억 원 만기가 이날이었다.

부산시민공원 내 건설 중인 부산콘서트홀 등 부산 경남에도 사업장이 적지 않다.

올 9월 말 기준 부동산 PF 규모는 134조 원으로 2020년 말(92조 원)에 비해 배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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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급 16위 건실한 업체여서 더 충격, 부산콘서트홀 등 지역 영향도 주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에 몰린 태영건설이 어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서울 성수동 오피스 개발사업의 PF 채무 480억 원 만기가 이날이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내년 1월 11일 채권자협의회를 소집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때까지 대주주가 얼마나 성의 있는 자구책을 내놓는지가 관건이다. 시공능력 16위의 중견 건설사인 태영은 아파트 브랜드 ‘데시앙’과 SBS 관계사로 이름이 나 있다. 비교적 자금력이 탄탄하다고 평가받던 회사여서 시장이 받는 충격은 더 크다. 부산시민공원 내 건설 중인 부산콘서트홀 등 부산 경남에도 사업장이 적지 않다. 정부는 “자체 특수 상황으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현실은 사뭇 다르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업계에선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부동산 PF는 금융시장 최대 뇌관으로 꼽힌다. 건설사들은 지난 몇 년간 글로벌 저금리와 부동산 호황기에 몸집을 불렸으나 최근 장기화된 고금리와 원가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여파로 어려움에 빠졌다. 올 9월 말 기준 부동산 PF 규모는 134조 원으로 2020년 말(92조 원)에 비해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연체율은 2020년 0.55%에서 9월 말 2.42%로 치솟았다. 현재 연체 잔액은 3조 원대다. ‘태영 사태’가 다른 중견 혹은 중소 건설사 줄도산의 신호탄이 되는 게 아니냐는 위기론이 팽배하다. 돈을 빌려준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1금융권은 자금 여력이 있지만, 2금융권은 뇌관이 언제 터질지 몰라 조마조마하다.

워크아웃 단계에서 지역 사업이 즉각 중단되는 일은 없다지만 안심하기 이르다. 모기업의 자금 융통에 중대한 결함이 생긴 이상 그 파장이 현장까지 미치지 않을 리 없다. 게다가 금융권이 옥석 가리기에 나서며 대출 감축에 돌입하면 지역 건설사는 더 어려운 여건에 내몰리게 된다. 이미 부실 징후는 현실화하고 있다. 경남에서 도급 순위 18위였던 동원건설산업이 지난해 부도 났고 최근엔 경남 8위 남명건설이 최종 부도 처리됐다. 건설업이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PF 대출 부실은 해당 건설사나 금융사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 관련 사업 수분양자 피해는 물론, 분양시장 위축과 하도급 업체 경영난으로 건설 일자리가 줄어든다. PF 부실이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가 전체 회사채 시장 유동성 위기로까지 번진 사실을 떠올리면 방심은 금물이다. 정부는 종합대책을 이르면 내년 초 발표한다. 시장 동요를 막고 추가 파장을 차단할 실행력이 중요하다. 부산시도 태영 관련 사업장 등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공사 진행이나 분양 과정, 공사비 확보와 지급 현황 등을 꼼꼼히 모니터링하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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