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떠난 오세근 “적응 완료”
오세근(36·서울 SK)은 이번 2023-2024시즌 프로농구 개막 전 FA(자유계약선수) 시장 최고 화제 선수로 꼽혔다. 2011년 전체 1순위로 안양 KGC(현 정관장) 유니폼을 입고 줄곧 한 팀에서만 뛰었다. 우승 반지를 네 번 꼈고 플레이오프 MVP(최우수 선수)엔 3차례 올랐다. ‘원 클럽 맨’으로 남을 것처럼 보였지만 오세근과 KGC는 협상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고, SK가 그 틈을 파고들어 계약 기간 3년, 보수 총액 7억5000만원(연봉 5억5000만원·인센티브 2억원)에 오세근을 품었다. 오세근은 그렇게 라이벌 팀에서 새 도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어려운 시즌 초반을 보냈다. 동료들과 동선이 겹치는 등 속공 위주 SK 농구에 바로 녹아들지 못했다. 비시즌 동안 아킬레스건 재활에 몰두하느라 새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지 못한 여파가 컸다. 오세근은 첫 9경기 모두 한 자릿수 득점에 그쳤다. 프로 데뷔 후 2013-2014시즌 단 한 번을 제외하고 10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던 걸 감안하면 명성에 걸맞지 않은 실력이었다.
하지만 전희철(50) SK 감독은 서두르지 않았다. 전 감독은 “(오)세근이를 지도했던 다른 감독들이 ‘천천히 지켜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오세근이 저조한 모습을 보였을 때도 “곧 적응할 것”이라며 믿음을 보냈다.
감독과 선수의 관록(貫祿)은 서서히 빛을 보기 시작했다. 전 감독은 오세근을 다그치기보다 “편하게 슛을 던져라”라는 말을 건넸고, 오세근은 SK 농구에서 자신이 가져가야 할 이동 동선, 슛 위치 등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최근 5경기 중 4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했고, 13점을 뽑은 25일 서울 삼성전에선 60%(10개 중 6개) 야투 성공률을 보였다. 오세근의 올 시즌 야투 성공률은 43.2%로, 서서히 수치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오세근 활약은 SK에도 호재다. 최근 6연승을 달리며 3위(16승 8패)에 올라 있다.
12년 동안 했던 농구를 한순간에 바꾸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오세근은 “나 때문에 팀 스타일이 바뀌면 안 된다. 몸싸움도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며 팀을 최우선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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