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연체율 상승, 저소득 채무자도 늘어
고금리,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자영업자 중 대출 상환 능력이 부족한 취약 차주 비율이 증가하고 연체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은행의 ‘2023년 하반기 금융 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1년 전보다 3.8% 증가한 105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서비스업 업황 부진과 이자 상환 부담 증대 등으로 제때 돈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3분기 말 1.24%로 지난해 말의 0.69%보다 0.55%포인트 상승했다. 2012~2019년 장기 평균인 1.7%보다는 아직 낮지만,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건 우려되는 대목이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 중 연체 차주가 보유한 대출 비율도 3분기 말 2.47%로 지난해 말의 1.35%보다 1.12%포인트 높아졌다.
자영업자 대출자 중 취약 차주 비율도 늘고 있다. 취약 차주는 여러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 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인 경우를 가리킨다. 올 3분기 자영업자 대출자 중 취약 차주 비율은 12.4%(38만9000명)로 지난해 말의 11%보다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소비 패턴이 온라인 등 비대면 소비로 옮겨 가면서 국내 상업용 부동산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이 단기간에 대규모 부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잠재적인 리스크 수준은 과거보다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비은행 금융회사의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잔액은 올해 3분기 298조원으로 2017년 말 대비 70.6% 늘었다. 그런데 비은행의 경우 상호 금융의 대출 잔액이 같은 기간 104조원에서 223조원으로 114.1%나 늘어 증가 속도가 더 가팔랐다. 비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연체율은 9월 말 4.4%를 기록했다.
한은은 “높은 대출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영업자의 소득 여건 개선이 지연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경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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