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총선까지 특검뉴스로 도배 속셈” vs “尹일가 심판의 길 열려”
與 “대통령부부 모욕 목적 나쁜 법안”…野 “대통령, 가족특검 거부한적 없어”
與의원 18명 ‘반란’땐 재의결 가능…野 “與 낙천 의원들 분열 노릴수 있어”
“대통령이 본인 가족 관련 특검을 거부한 사례가 없다. 대통령실은 특검법이 통과되자마자 즉각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비이성적인 반응을 보였다.”(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
국민의힘 의원들은 “총선용 악법”이라며 표결에 불참했고, 윤 대통령은 특검법 통과 10분 만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은 특검법 단독 처리 뒤 “윤석열 일가 심판의 길이 열렸다”고 밝혀 총선 기간 내내 강 대 강 대치를 예고했다.
● 與 “국민주권 교란 총선용 법안”
이날 본회의에서 쌍특검법 표결 직전 여야 대치가 팽팽했다. 올해 마지막 본회의의 마지막 안건으로 상정된 두 특검법을 두고 찬반 토론을 벌이던 중에 서로를 향한 고성도 오갔다.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대통령 배우자라는 위치를 감안할 때 독립적 지위의 특검을 임명해 진상을 신속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윤 대통령이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국민들은 더는 참지 않고 정권 퇴진을 위해 일어설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 탄핵’을 거론했다. 여당 의원석에서 “말조심하라” “당신이 퇴진당한다”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반대 토론에서 “김 여사에 대한 수사가 종결되지 않았는데도 굳이 이 시점에 특검을 하고자 하는 것은 총선용 정략적 주장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무혐의 처분하지 그랬냐”고 받아쳤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건희 특검법이 여당이 불참한 가운데 재석 180석에 180표로 통과됐음을 알리는 전광판을 스마트폰으로 찍었다.
국민의힘은 같은 시각 장외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윤 원내대표는 앞서 “총선 때까지 여야 간 정책 경쟁이 실종될 것이며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자극적 특검발 뉴스만이 매일 언론을 도배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힌 뒤 “지금 살아 있는 권력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윤 대통령이 성역 없는 수사를 거부할 수는 없다”며 “특검을 거부하면 국민의 심판이 따를 것임을 경고한다”고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게 되면 윤 대통령 일가를 향한 심판 여론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장외 규탄대회 등 대응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당장은 “특검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여론전에 주력할 계획이다. 다만 최근 몇몇 여론조사에서 특검 찬성 여론이 높은 점이 부담이다.
● 민주 “여당 소신 표결 시점 고를 것”
관건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후다. 여권에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규모 공천 물갈이 관측이 나오는 점이 변수다. 민주당은 “낙천한 현역 의원들이 반감을 품고 가결표를 던지는 여권 분열을 노려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법안이 다시 의결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재적 의원 298명이 전원 출석할 경우 199석 이상이면 재의결할 수 있다. 민주당과 정의당 등 181석의 야당 의원이 전원 출석하고 112석의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18석의 이탈표가 나오면 재의결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이 민주당의 셈법이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재투표 시점에 대해 “국민의힘이 대통령의 압력 때문에 소신대로 표결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소신껏 표결할 수 있는 시점을 고르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비공개 의총에서 “이 시간 이후 본회의는 모두 참석해야 한다. 재표결이 언제 이뤄질지 모른다”며 “가장 빠른 본회의는 1월 9일이니 빠지면 안 된다”고 거듭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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