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 맞춰라… 윤활유 업계 ‘땀 뻘뻘’

강다은 기자 2023. 12. 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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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차→전기차 전환 빨라지자
정유사들 상품 늘리며 고군분투
데이터센터 냉각 윤활유도 개발

최근 자동차 산업의 주력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면서 윤활유(엔진오일)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윤활유란 엔진이 쓰이는 내연기관차에서 물체 사이 마찰을 줄여 효율과 주행거리를 늘리는 역할을 하는데, 최근 내연기관차가 줄어들면서 윤활유 수요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경우는 아예 엔진이 없기 때문에 윤활유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이에 윤활유 업계는 ‘생존’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먼저 전기차용 윤활유 상품을 내놓고 있다. 엔진 대신 모터를 쓰는 전기차도 윤활유는 필요하다. 전기차용 윤활유는 모터 냉각과 배터리 효율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모터와 기어에서 발생하는 열을 빨리 식히고, 내부 부품에 불필요하게 흐르는 전기를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HD현대오일뱅크는 28일 전기차용 윤활유 브랜드 ‘현대엑스티어 EVF’를 새로 선보이면서 제품 2종을 출시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6월 전기차 전용 윤활유 브랜드 ‘킥스 EV’를 출시했고, 에쓰오일도 지난해 10월 ‘세븐 EV’를 출시했다.

다만, 내연기관차는 보통 7000~1만km 주행 때마다 윤활유를 바꾸지만, 전기차는 한 번 윤활유를 넣으면 10만km 이상 주행한다. 사실상 반영구로 사용하기 때문에 내연기관차 윤활유에 비해 수요가 절대적으로 적다는 한계가 있다.

한편에선 ‘새로운’ 윤활유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 업계에선 열이 많이 발생하는 데이터 센터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식히기 위한 냉각용 특수 윤활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SK엔무브는 올해 미국 IT 설루션 업체 델 테크놀로지스 및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전문기업 GRC와 공동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10월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업계 최초 선박용 ESS 액침냉각 기술 개발 협약을 맺었다. 액침냉각은 절연성이 있는 특수 윤활유에 데이터센터 서버를 담가 열을 식히는 차세대 열관리 기술이다. GS칼텍스도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전용 윤활유 ‘킥스 이머전 플루이드 S’를 출시한 바 있다.

한 정유 업체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윤활유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새로운 시장에서 기존에 없던 수요를 창출하려고 한다”며 “최근 정유 업계가 관심을 기울이는 액침냉각용 윤활유는 인공지능(AI)이나 머신러닝(기계학습) 등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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