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젊은 엔지니어 못 키우면 '新중동 붐' 물거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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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때부터 해외 현장에서 근무하는 게 꿈이었습니다. 가족과 친구가 그리울 때도 있지만 프로젝트를 한 단계씩 완성할 때 느끼는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그런 면에서 중동은 한국 건설산업의 미래를 짊어질 '엔지니어 양성소'로도 의미가 크다.
신중동 붐이 수주 과실로 이어지기 위해 젊은 엔지니어 양성이 필요하다는 현장 목소리를 새겨들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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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트 인력 代 끊겨, 구인난 심화
심은지 건설부동산부 기자
“입사 때부터 해외 현장에서 근무하는 게 꿈이었습니다. 가족과 친구가 그리울 때도 있지만 프로젝트를 한 단계씩 완성할 때 느끼는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도전 2024, 신중동 붐을 잡아라’(본지 12월 26일자 A1, 4면, 27일자 A4면, 28일자 A8면) 기획 기사를 취재하기 위해 이달 초 사우디 리야드·주바일, 카타르 도하 등을 찾았다. 이곳에서 만난 중년 엔지니어는 현장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다. 하지만 후배 엔지니어가 없다는 말을 할 때 얼굴에 근심이 역력했다.
중동은 대형 건설 발주가 잇따르면서 엔지니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지역이다. 전체 사업비만 10조원이 넘는 이른바 ‘기가 프로젝트’가 즐비한 사우디가 대표적이다. 2010년 사우디에 근무한 엔지니어는 20만 명에 불과했지만, 올해 100만 명으로 불어났다. 이 중 40%가 외국인이다.
중동은 젊은 엔지니어에겐 업무 능력을 쌓을 기회의 땅이다. 지상 최대 프로젝트 네옴시티, 1㎞ 높이 제다타워 등 이례적인 프로젝트가 즐비하다. 유럽, 미국 등 세계 유수의 기업과 뛰어난 엔지니어가 중동 지역에 몰리고 있다. 경험이 많은 엔지니어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그런 면에서 중동은 한국 건설산업의 미래를 짊어질 ‘엔지니어 양성소’로도 의미가 크다. 1970년대 ‘중동 붐’이 단순 하청 위주였던 데 비해 최근 한국 기업은 원도급자로 선진 건설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설계사 등과 파트너로 일할 기회가 늘어나는 셈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젊은 한국인 엔지니어는 귀한 몸이다. 현지에선 열정과 꿈을 찾아 열심히 일하고 있는 30대 젊은 엔지니어가 극히 드물다는 설명이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거리가 먼 해외 근무, 이질적인 종교와 문화 차이로 중동은 기피 지역이기 때문이다. 향후 국내 건설사가 대규모 추가 수주에 성공해 중동 현장이 증가해도 내부적으로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엔지니어는 “지금 해외 현장에선 40대 중후반 나이대의 엔지니어가 어린 축에 속하고 20~30대 젊은 사람은 아예 안 오려고 한다”며 “누가 흙먼지 마시고 가족과 떨어져 있고 싶겠냐”고 한숨지었다.
주택 사업에 치중한 국내 건설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초반 이후 국내 건설사 대부분이 플랜트 부분 인력을 충원하지 않았다”며 “주택 분야에 인재가 편중되고 플랜트 쪽은 10년 넘게 대가 끊겨 국내에서도 엔지니어 구인난이 심하다”고 말했다. 신중동 붐이 수주 과실로 이어지기 위해 젊은 엔지니어 양성이 필요하다는 현장 목소리를 새겨들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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