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방송 결산] "시청률 잭팟이 터졌다"…작품별 화제 모먼트는?
킹더랜드→연인, 눈을 뗄 수 없는 로맨스
악귀·닥터 차정숙, 사이다 장면 등장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2023년 한 해도 다양한 드라마들이 안방극장을 물들였다.
배우들은 그동안 쌓아왔던 이미지를 과감하게 벗어던지거나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연기를 통해 작품 몰입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들은 때로는 달달한 로맨스로 보는 이들의 심장을 간지럽혔고 때로는 팩트 폭격기로 변신해 묵은 체증을 싹 내려주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노래를 부르며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올해 시청자들을 울고 웃고 설레게 만들었던 드라마 속 화제 장면들을 정리해 본다.
◆일타 강사의 일타 연애…"꿈이 아니었네"
대한민국의 사교육 현장.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생생히 담은 tvN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은 올해 초 큰 인기를 끌었다.
'일타 스캔들'(극본 양희승, 연출 유제원)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사장 남행선(전도연 분)과 대한민국 수학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 분)의 달콤하고 쌉싸름한 로맨스다.
전도연의 로맨스 코미디 복귀작이자 그동안 지적이면서도 코믹스러운 캐릭터를 완벽 소화한 정경호가 뭉쳐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작품은 시청률 4%(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출발했지만 입소문을 타고 최종회에서 17%를 찍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특히 10회 방송에서 술에 취한 치열이 눈앞에 행선이 보이자 꿈이라 착각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치열은 "또 꿈에 나왔네, 이 여자"라며 "한 번만 나쁜 놈 될게"라고 말한 뒤 행선의 손목을 잡아 끌며 입맞춤했다.
그러나 이 키스는 꿈이 아닌 현실이었고 이로써 둘은 로맨틱한 첫 키스를 하게 됐다. 이 장면은 최고 시청률 18.1%까지 치솟았고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그야말로 '일타 시청률'의 위엄을 보여줬다.
이 밖에도 "진짜 일타 강사 아닌가요?"라는 말이 나올만큼 사교육 강사의 발성 말투 성격 제스처를 완벽 구현해낸 정경호의 연기가 호평을 받았고 노윤서 강나언 이채민 등 신예 배우의 활약도 돋보였다.
◆"이게 바로 으른이다"…'킹더랜드' 수영장 키스
JTBC '킹더랜드'(극본 최롬, 연출 임현욱)는 키스신 맛집으로 유명하다. '킹더랜드'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에 '키스'가 나올 정도로 작품 속 키스신은 매번 화제를 불러 모았다.
'킹더랜드'는 가식적인 미소를 견디지 못하는 재벌 후계자 구원(이준호 분)이 원치 않을 때도 직업상 밝은 미소를 지어야만 하는 천사랑(임윤아 분)을 만나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다.
매회 이준호와 윤아의 폭풍 스킨십이 등장하며 드라마의 달달한 몰입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10회에 등장한 수영장 키스는 '어른 키스'의 진수를 보여줬다. 구원과 천사랑은 친구들과 함께 태국으로 여행을 떠났고 단체 여행 중 비밀 연애를 이어간다. 이 둘은 친구들이 잠든 사이를 틈 타 수영장에서 밀회한다.
천사랑은 "친구들이랑 여행 온 게 처음이야. 그동안 뭐하고 살았나"라고 말한다. 이에 구원은 "그래서 지금 왔잖아. 나랑 더 많이 다닐 거야. 그렇게 될 거고"라고 답한다. 둘이 있으니 이제야 여행 같다는 천사랑의 말에 구원은 허리를 끌어당기며 키스한다.
이 밖에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 구원이 천사랑에게 "허락해 줘"라고 말한 식탁 키스, 태국 여행 이후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고 진심을 나누며 "사랑해"라고 외친 루프탑 키스 등이 전파를 탔고 이에 '이준호X임윤아 키스신 모음집' 영상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아련한 재회 그리고 상승하는 시청률 '연인'
MBC 금토드라마 '연인'은 외부 압력으로 어쩔 수 없이 떨어진 사람들이 재회하는 순간을 담았고 이는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연인'(극본 황진영, 연출 김성용·이한준·천수진)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드라마다. 돌고 돌아 만난 이장현(남궁민 분)과 유길채(안은진 분)의 커플 이야기가 담겼다.
특히 14회에서 이장현은 "길채야"를 외치며 유길채를 향해 죽을힘을 다해 달리는 장면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눈물을 쏟게 만들었다.
각화(이청아 분)는 이장현에게 유길채를 두고 목숨 건 내기 사냥을 제안했다. 각화는 자신이 이기면 유길채는 평생 자신의 시녀로 살지만 이장현은 살고 반면 이장현이 이기면 유길채는 조선으로 돌아가지만 이장현은 죽는다고 말했다. 이장현은 후자를 택했다.
결국 이장현은 각화가 쏜 화살을 맞으면서도 유길채를 구했다. 이장현은 "내가 이겼어"라며 유길채 품에 쓰러지고 유길채는 오열한다. 밤새 이장현 곁을 지킨 유길채는 눈물을 흘렸고 이장현은 유길채가 살았다는 것에 안도한다.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는 장면은 14회 엔딩을 장식했고 분당 시청률 13.4%를 기록하며 해당 회차의 최고의 1분으로 기록됐다.
드라마 화제성이 남달랐던 만큼 마지막 회 역시 화제가 됐다. 마지막회에는 역도로 몰린 이장현이 관군에게 쫓겨 유길채와 헤어졌다가 극적으로 재회하는 과정이 담겼다.
이날 전국 기준 시청률 12.9%를 기록하며 기존 파트1과 파트2 포함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동 시간대 전 채널 1위, 금토드라마 전 채널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고구마 100개? 괜찮아…'사이다' 김태리가 있으니까
그동안 천진난만하고 밝고 긍정적인 역할을 도맡은 김태리는 올해 SBS '악귀'(극본 김은희, 연출 이정림·김재홍)에서 섬뜩한 신들린 연기를 제대로 보여줬다.
'악귀'는 문을 열면 악귀가 있는 다른 세상 속에서 악귀에 씐 구산영(김태리 분)과 악귀를 볼 수 있는 염해상(오정세 분)이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오컬트 미스터리 스릴러다.
극 중 김태리는 공시생 구산영을 연기했다. 그는 세상을 떠난 아빠가 남긴 정체 모를 유품을 받고 주변에서 연달아 일어나는 죽음에 휘말린다.
화제가 된 장면은 6회에 공개된 한순간에 악귀에 씌어 친구에게 일침을 가하는 구산영의 모습이다.
구산영은 절친 백세미(양혜지 분)가 필기시험에 합격했고 또 다른 친구 결혼식 뒤풀이가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파티장에 도착한 구산영은 와인을 원샷 하거나 친구들에게 이상한 말을 하는 등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
결혼식 주인공인 친구가 세미에게 "합격자랑 다 끝났어? 7급도 아니고 고작 9급 그것도 필기시험 합격했다고 자랑하는 거 쪽팔리지 않니?"라고 말하자 구산영은 와인을 쏟아부으며 "결혼식 사진 찍어줄 친구 한 명 없어 빌빌대더니"라고 말한다. 또 "야, 그거 먹고 꺼져"라며 가방을 던진다.
이후 세미에게 "너 거지니? 저딴 X 돈 처바른 데에서 일하고 싶어? 아니면 합격한거 떠벌리고 싶었어? 재수 없게"라고 웃으며 말한다. 여기에 긴박한 BGM은 악귀로 변한 구산영의 모습을 더욱 소름돋게 만든다.
구산영과 악귀를 넘나드는 모습에 김태리의 강렬한 카리스마가 빛을 발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시청자들 역시 "연기 미쳤다", "와인 뿌린 거 사이다"라는 평을 남겼다. 현재 '악귀' 김태리 사이다 영상은 유튜브에서 60만 회를 훌쩍 넘겼다.
◆유쾌 상쾌 통쾌, 3쾌 '닥터 차정숙'
톡 쏘는 사이다가 있다면 평화로움 속에 허를 찌르는 사이다도 있다.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 속 주인공 차정숙의 모습이 그렇다.
'닥터 차정숙'은 (극본 정여랑, 연출 김대진)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 분)과 남편 서인호(김병철 분)의 이야기를 그린 메디컬 드라마다.
극 중 엄정화는 의대를 졸업했지만 임신으로 의사의 꿈을 접고 전업주부가 된 차정숙을 맡았다. 아이들 교육과 가정에 충실했지만 간이식 수술 당시 남편에게 배신을 당하자 이를 계기로 자신의 인생을 되찾기 위해 나선다.
이를 못마땅해하는 시어머니와 남편에게 전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시청자들에게 사이다로 다가왔다. 특히 2회에서 남편의 뺨을 때리는 장면과 자신의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가족들에게 반격을 시작하는 모습은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단 2회 만에 시청률 7.8%를 돌파하며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이 밖에도 남편과 그의 불륜녀이자 대학 동기인 최승희(명세빈 분)이 있는 대학병원으로 들어오거나 남편이 있는 회식 장소에서 "남편이요? 죽었어요"라고 답하는 등 '3쾌'의 모습을 연달아 보였다.
작품은 올 4월 첫 방송 당시 시청률 4.9%로 시작했지만 사이다 전개 덕분에 중간지점인 8회에서는 16.2%를 최종회에선 18.5%를 기록하며 올 한 해 JTBC 최고의 드라마로 막을 내렸다.
◆ 매 순간이 명장면, 디바의 무대
잔잔한 울림으로 화제가 된 장면도 있다. 바로 tvN '무인도의 디바' 속 무대다.
'무인도의 디바'(극본 박혜련, 연출 오충환)는 는 15년 만에 무인도에서 구조된 가수 지망생 서목하(박은빈 분)의 디바 도전기를 그린 드라마다. 가수가 되고 싶어 하는 서목하를 완벽 구현하기 위해 박은빈이 직접 OST에 참여하고 노래와 기타를 배웠다고 알려졌다.
작품 속 모든 무대는 명장면으로 꼽히지만 그중 2회에서 술에 취한 윤란주(김효진 분)을 대신해 무대 뒤 노래를 부르는 서목하의 모습이 눈에 띈다. 이를 계기로 서목하는 윤란주의 매니저가 돼 모든 무대를 함께 하기 때문이다. 또 2회 만에 시청률 5%를 돌파했으며 이후 종영까지 상승곡선을 그렸다.
해당 장면에서 서목하는 윤란주를 위해 직접 풍선으로 머리띠를 만들고 무대 시작 전 팬들의 응원을 북돋았다. 이후 'Someday(섬데이)'를 부르며 그동안 무인도에 고립됐던 자신의 외로움을 떨쳐내고 우상이었던 윤란주를 위해 노래하는 벅찬 순간을 담았다.
노래 가사 역시 이목을 끌었다. '이 어둠뿐인 나날도 끝날 거라 믿죠', '기적처럼 다가올 그댈 난 믿고 있어요'라는 문구에서 10년 넘게 무인도에 갇혀지냈지만 결국 구조된 서목하의 인생과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재기를 노리는 윤란주의 모습이 교차됨을 알 수 있다.
이후 윤란주는 다시 가수로 활동하고 'N번째 전성기'에 참여한다. 서목하는 윤란주를 대신해 '그날 밤'을 불렀고 3단 고음까지 완벽 소화하며 명무대를 계속 만들어냈다.
우영우 캐릭터로 연기력을 증명한 박은빈이 수준 높은 가창력까지 선보이자 '당장 아이돌로 데뷔해도 되겠다'', "역시 박은빈'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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