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이정은]뉴욕 타임스스퀘어처럼… 광화문광장의 ‘디지털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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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스크린들 위로 수백만 개의 LED 불빛이 꺼지지 않는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은 24시간이 현란하다.
그 한복판에서는 "여기저기서 샴페인이 펑펑 터지는 파티장 가운데 서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고 건축학자인 유현준 홍익대 교수는 말한다.
할리우드 배우들이 등장하는 광고가 쏟아지니 "세계적인 연예인 수십 명이 한 장소에 있는 대종상 시상식 레드카펫 위 같다"고도 했다.
연간 6000만 명에 이르는 관광객을 붙잡는 매력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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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적 유기체처럼 끊임없이 지속해 왔다는 도시의 진화는 이제 첨단 디지털 기술이 뒷받침한다. 건물 외벽 등에 대형 스크린과 LED 조명을 설치해 디지털 영상을 펼쳐내는 미디어 파사드는 그 핵심 중 하나다. 개별 전광판을 넘어 스크린이 벽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스케일이 커졌다. 그 위에서 구현되는 다채로운 색과 디자인, 역동적 움직임들이 도시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보행자가 찍은 사진이 전광판에 실시간으로 뜨도록 하는 식의 상호 작용도 가능해졌다.
▷미디어 파사드 설치는 주변의 빛 공해와 건물 일조권 등의 문제로 규제가 까다로운 편이다. 범람하는 상업적 광고가 거리의 전통이나 품격을 되레 해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영국 ‘피커딜리 서커스’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1800년대 초 형성된 원형 광장은 고풍스러운 대리석 건물 위 스크린에서 화려한 광고 영상들이 펼쳐지고, 그 앞으로 거리의 버스커들과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코카콜라부터 삼성,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신제품이 광고를 통해 가장 먼저 공개되는 산업 정보의 현장이기도 하다.
▷서울 광화문광장과 명동,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국내 대형 디지털 광고 무대로 활용된다. 7년 전 처음으로 시도된 서울 강남 코엑스 일대에 이어 제2차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된 것이다. 유동인구가 많고 관광지와 고궁, 박물관 등 상징적 공간들이 위치해 있는 공간들이다. 이 세 곳은 광고물의 모양, 크기, 색깔, 설치 방법 등 규제가 대폭 완화돼 자유로운 디지털 광고 설치가 가능해진다. 이른바 ‘한국판 타임스스퀘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서울과 부산은 이제 전 세계인들이 오가는 글로벌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연간 외국인 관광객 수를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많은 2000만 명까지 늘리겠다는 게 정부 목표다.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미디어 파사드는 그 주요한 동력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딱딱한 아스팔트와 회색 빌딩에 색을 입히고, 각 공간의 개성과 테마를 살리는 콘텐츠를 채워 넣는 숙제가 던져졌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함께 살아 숨쉬는 도시로 만들기 위한 치열한 고민과 준비를 시작해야 할 때다.
이정은 논설위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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