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사회적 대화의 출발선에 선 노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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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노사정 대표자들이 드디어 만났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올해가 저물기 전에 사회적 대화의 출발선에 서게 되어 다행이다.
사회적 대화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될 수 있다.
당시의 성공과 실패를 거울삼아 모처럼 맞은 사회적 대화의 기회를 살려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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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노사정 대표자들이 드디어 만났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올해가 저물기 전에 사회적 대화의 출발선에 서게 되어 다행이다. 각 주체의 부대표자들이 매주 만나서 의제선정과 회의방식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노동시장 간의 격차는 심각할 정도로 벌어졌고, 노동법제는 오히려 그 격차를 더 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은 공기업과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들이 향유하는 반면, 주휴수당제도는 단시간 근로를 하는 청년들이 쪼개기 근로계약에 응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중소기업은 외국 인력으로 채워지고 있다.
청년들이 원하는 취업을 못 하면서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아 출산율은 0.7로 떨어졌다. 부부 100쌍인 인구 200명이 한 세대 지나면 70명이 된다는 의미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50년 뒤에 현재 44.9세인 중위연령이 63.4세가 되고, 생산연령인구는 3674만명에서 1658만명으로 반토막 날 전망이다. 경제성장률은 해마다 떨어져서 급기야 올해는 일본보다 낮아졌다. 우울해도 직시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청년들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사회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대화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외국에도 그 사례가 많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1985년 플라자협정으로 엔고가 치솟으며 시작된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하기 위해 노사정이 지속적으로 머리를 맞대어 왔다. 그 유명했던 소니, 캐논, 니콘 등의 전자회사들이 무너지자 노동계는 2003년에 제조업 파견을 받아들였고, 고령화로 경제가 활력을 잃자 경영계는 2004년에 ‘고령자 고용확보 의무화’ 조치를 단계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우리나라도 IMF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정 대타협을 이룬 바 있다. 2015년에는 합의 후 파기되었지만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해 노사정이 오랜 기간 함께 논의한 경험도 있다. 당시의 성공과 실패를 거울삼아 모처럼 맞은 사회적 대화의 기회를 살려나가길 바란다.
견해차가 클수록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만나서 서로 이해하고 논의하고 공론화함으로써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국민이 알 수 있게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다.
노사가 대화 테이블에 나올 때는 각자의 이익에 앞서 공동체 전체 이익을 생각하길 바란다. 공동체가 있고 난 후에 개인의 존엄과 자유가 존재하는 것이고, 미래세대가 성공해야 국가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우리 앞에 너무 많은 현안들이 쌓여 있다. 지금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도 많이 늦었다.
김덕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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