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되면 하고, 아니면 말고... 마흔살 29%가 결혼 안했다
인천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는 올해 마흔인 1983년생 ‘솔로(미혼)’다. 그는 30평대 아파트 전셋집에서 홀로 살며, 중형 차량도 보유하고 있다. 취미로 헬스와 테니스를 즐기고, 등산도 종종 한다. 운동을 좋아하는 활동적인 사람이 이상형이지만, 아직 결혼 상대를 찾지는 못했다. 김씨는 “20대 후반부터 취업과 직장생활에 치이다 보니 어느새 훌쩍 마흔이 됐다”며 “고등학교나 대학 동창들 중에서도 미혼이 많아서 ‘나만 이상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983년생 국내 거주자 71만명 가운데 29%는 김씨처럼 한 번도 결혼을 해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에 들어선 이들 10명 중 3명이 미혼으로 살아온 것이다.
◇1988년생인 35살은 절반이 ‘미혼’
통계청은 28일 올해 40세인 1983년생과 35세인 1988년생이 나이가 들어가며 경험한 출생과 결혼, 이혼, 사망 등의 특징을 분석한 ‘인구동태 코호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이달 말부터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국내에 거주하는 1983년생 중 남성의 35.5%, 여성의 22%가 결혼을 해보지 않았다. 혼인을 한 1983년생 남성의 59%는 30대에 들어서야 결혼을 했고, 30대 후반에 결혼한 비율도 13.6%에 달했다.
올해 35세인 1988년생의 경우 결혼을 해보지 않은 비율이 전체의 50.8%에 달했다. 1988년생 중 49.2%만 결혼을 해본 것이다. 반면 1983년생의 경우 34세 때 결혼 상태였던 비율이 남성은 55.7%, 여성은 72.6%였다. 나이가 어려질수록 결혼을 늦게 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비율이 점점 늘어나는 경향이 확인된 것이다.
실제 30대 중후반 세대는 예전과 달리 “결혼을 꼭 해야 한다”보다는 “기회가 닿으면 결혼한다”고 생각하는 모습이다.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 동향 2023′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에서 결혼에 대해 ‘반드시 해야 한다’ 또는 ‘하는 것이 좋다’고 긍정적으로 응답한 30대 여성은 31.8%, 30대 남성은 48.7%였다. 지난 2008년 조사에 비해 남성은 19.7%포인트, 여성은 21%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출산 이후 직장 관두는 ‘83년생 김지영’들
결혼한 여성이 출산 이후 직장을 그만두는 경력 단절 현상도 이번 통계로 확인됐다. 1983년생 기혼 여성 가운데 4분의 1(25.2%)은 혼인 당시에는 직장이 있었으나, 출산 이후 직장을 관뒀다. 1988년생 기혼 여성 중에서도 출산 이후 직장을 그만둔 비율이 20.6%였다. 자녀가 있는 기혼 여성 가운데 돈벌이를 위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비율도 1983년생의 경우 43.7%, 1988년생은 42.8%로 절반에 가까웠다.
주택 소유 비율은 기혼자가 훨씬 높았다. 1983년생 가운데 기혼자의 주택 소유 비율은 40.7%였지만, 미혼은 이 비율이 21.6%로 거의 절반에 불과했다. 1988년생 기혼자와 미혼의 주택 소유 비율도 각각 29.1%, 15.2%로 큰 차이가 났다. 미혼 직장인 조모(38)씨는 “결혼하면 부부가 둘이 벌기 때문에 내 집 마련을 빨리 할 수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집을 갖고 싶다고 결혼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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