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알바인줄" 퇴직 경찰, 보이스피싱범 '금괴' 전달책 역할

유재희 기자 2023. 12. 28.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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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를 받아 현금으로 바꿔주면 건당 15만원을 주겠다는 말에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전직 경찰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에 따르면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보이스피싱범이 피해자로부터 가로챈 8300만원을 찾기 위해 대출 광고를 뿌렸고 이를 보고 온 B씨에게 입금된 돈을 인출해 금괴로 바꾼 뒤 A씨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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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세관은 조명기구 배터리 내부에 금괴 1.8톤을 은닉한 밀수조직 16명을 검거했다고 7일 밝혔다. 밀수조직이 조명기구 배터리 속에 넣은 금괴 모습.사진은 기사와 무관. (인천세관제공)2018.11.7/뉴스1


금괴를 받아 현금으로 바꿔주면 건당 15만원을 주겠다는 말에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전직 경찰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8일 전날(27일) 전기통신금융사기 혐의로 전직 경찰관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특정 인물에게 금괴를 전달받아 현금으로 바꿔주면 건당 15만원을 주겠다는 구인 광고를 보고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보이스피싱범이 피해자로부터 가로챈 8300만원을 찾기 위해 대출 광고를 뿌렸고 이를 보고 온 B씨에게 입금된 돈을 인출해 금괴로 바꾼 뒤 A씨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B씨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양재역 인근에서 A씨에게 각각 4900만원, 3400만원 상당의 금괴를 두 차례에 걸쳐 전달했다고 한다. 이후 이상함을 느낀 B씨는 결국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거된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문자로 온 구인 광고를 보고 고액 알바인 줄 알았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를 체포한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지난 22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보이스피싱 사실을 몰랐다고 하지만 자신이 신고하지는 않았다"며 "보이스피싱 사실을 알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범죄 여부를 의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서 미필적 고의는 인정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를 송치한 이후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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