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인 언론 뉴스 매거진 시카고는 28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 인터뷰는 지난 10월 7일 미국에서 뉴스 매거진 시카고와 가진 마지막 생전 대담'이라며 이선균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선균은 당시 제17회 아시안팝업시네마영화제에 초청돼 최우수 성취상 수상 차 미국을 방문했다.
"어느 한 작품으로 받는 것이 아니고 나의 배우 일지에 대한 상 같아 더 뜻 깊고 의미 있는 것 같다"는 소감을 전한 이선균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한 것에 대해 상을 주신 것 같다. 앞으로 또 다른 일기를 써나가야겠다. 한 작품씩 캐릭터 만들어가는 과정을 헛되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한다면 어떻게 발전했냐"는 질문에는 "생각한 것보다 너무 잘됐다"며 흡족한 마음을 표했다.
이선균은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으로 배우로서 최고 커리어를 찍었던 당시를 회상하며 "그 때는 꿈도 꾸지 못할 경험을 했다. 시상식에 가서 작품상을 받고 할리우드 셀럽들에게 박수 받으면서 정말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용 됐다"고 말했다.
연기가 주는 의미에 대해서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그 전까진 저에게 계속 주어지는 숙제라 생각했다. 제가 계획적인 인간이 아니라서 예습이나 복습은 잘 안 하지만 저한테 주어진 숙제는 잘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다 보면 숙제만 잘해도 풍성해지고 커지지 않나. (연기가) 그렇게 만들어 준 것 같다. 제 삶의 동력, 양식을 주는 게 연기였는데 지금 시점에서 보면 연기는 일기 같다"고 덧붙였다.
평생의 '업'이었던 연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아낌없이 털어놨던 이선균. 하지만 이선균은 인생의 최전성기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선균은 지난 27일 오전 10시 30분께 서울 와룡공원 인근 공터에 주차 된 차량 내부에서 숨진 채 발견 돼 충격을 안겼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빈소가 마련 돼 많은 조문객들이 그의 마지막 가는 길에 인사를 전하고 있다. 발인은 29일 낮 12시, 장지는 수원 연화장과 삼성 엘리시움이다.
2001년 뮤지컬 '록키호러쇼'로 데뷔한 이선균은 시트콤 '연인들', 드라마 '하얀거탑'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 '골든타임' '나의 아저씨' '법쩐' 등, 영화 '화차' '내 아내의 모든 것' '끝까지 간다' '기생충' '킬링 로맨스'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유작으로는 개봉 미정의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행복의 나라' 두 편을 남겼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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