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군 종소리 들려도… 한국인들 지갑 안 여는 이유는?
경제적 부담·기부 단체 불신 등 이유
2022년 세계기부지수…119개국 중 88위
매년 연말이 되면 거리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기부를 독려하는 구세군 종소리다. 옆에는 기부금을 넣을 수 있는 빨간 자선냄비도 보인다. 기부는 자선 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해 물건이나 돈을 대가 없이 내놓는 것을 뜻한다. 유명인들이 기부하며 선한 영향력을 펼치기도 하고, 조용히 불우한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이도 있다. 최근 사랑의 열매에 각각 3000만원을 기부한 프로게이머 페이커(이상혁)와 가수 김희재나 24년간 총 9억6479만7670원을 기부한 ‘전주 얼굴 없는 천사’도 그 예시다.
기부를 망설이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부담(46.5%)이었다. 뒤이어 ‘기부에 관심이 없다(35.2%)’, ‘기부 단체 등을 불신한다(10.9%)’, ‘기부 방법을 모른다’(2.7%) 순이었다. 2000년대 이후 기부금 세제지원은 축소되고 공익법인 규제는 강화하면서 소극적인 기부 정책이 이어진 영향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한상공회의소는 민간기부 활성화 방안으로 ‘기부금 세제지원 확대’, ‘공익법인 규제 개선’, ‘생활 속 기부문화 확산’ 등을 제시했다.
특히 한국은 2011년 57위였지만, 2022년 순위가 88위로 하락했다. 2022년 기준 기부 선진국인 미국(3위)이나 호주(4위) 외에도 중국(49위)보다도 한참 낮은 순위다. 반면 중국은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140위에서 49위로 뛰었다. 이에 대한상공회의소는 “우리나라가 팬데믹에 의한 경기 불안으로 기부 심리가 위축됐다”면서 “반면 중국은 세계 경제 대국 2위로 도약해 인민이 함께 부유해지자는 ‘공동부유’ 운동이 확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지호 기자 kimja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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