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기록K]④ 공공하수처리 민낯…“20년 만에 공식 면담”
[KBS 제주] [앵커]
KBS는 올해 한림읍 금악리 이시돌 목장 인근 폐기물처리업체 증설 논란과 관련해 환경오염 실태와 허가 과정의 문제점을 집중 보도해드렸죠.
이에 제주도는 새해부터 하수슬러지 처리 입찰 방식을 개선하고, 장기적으론 하수슬러지를 직접 처리하는 방안도 마련한다는 계획인데요.
앞으로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금악리 성이시돌목장 인근 하수슬러지 처리 업체.
지난해 초, 처리 용량 3배 증설에 소각시설 설치 허가까지 났습니다.
이를 뒤늦게 안 지역 주민과 성이시돌목장 측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반대한다! 반대한다!"]
KBS는 증설허가 이면을 들여다 봤습니다.
먼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해당 업체가 10년 동안 환경오염법을 17차례나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직접 업체 인근에서 물과 토양을 채취해 오염도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악취와 슬러지 야적 등에 대한 주민들의 문제 제기가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김진근/제주대 환경공학과 교수/지난 10월 : "(총질소가)나중에 산화되면 질산성 질소로 전환되거든요. 그럴 경우 우리 제주 지하수 오염에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로 생각됩니다."]
3백 페이지 넘는 환경성조사서 분석은 제주시의 증설 인허가 과정이 얼마나 허술한지도 보여줬습니다.
[정영란 레지나/성이시돌 젊음의 집 원장/지난 10월 : "실사조차도 나오지 않고 이렇게 생활 터전을 잃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게 사실 저희는 이해가 좀 안 되죠."]
문제의 심각성이 공론화되며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금악리 주민들과 성이시돌목장 측 관계자, 제주도와 제주시의 공식 면담이 성사된 겁니다.
["주민 대표해서 오셨고."]
주민들의 악취와 오염에 대한 문제 제기에도 행정당국에서 이상 없다는 답변만 반복한지 20년 만입니다.
[송창윤/제주도 소통청렴담당관 : "(여러분들의)공공하수슬러지 대책을 수립하라는 요구가 있어서 제주시, 서귀포시 축산과 하수도과, 상하수도 본부 7개 부서가 3차례 회의를 했고요."]
새해부턴 제주도의 하수슬러지 처리 입찰 방식도 바뀝니다.
[김성철/제주도상하수도본부 하수도부장 : "종전에는 단순하게 가격을 가지고 했었는데요. 향후에는 민원해소나 환경오염 등 평가를 통해서 협상에 의한 방식으로 계약 체결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업체 인근에서 석유 종류의 오염물질까지 검출된 행정당국의 토양분석에 따른 복구 대책과 제주도가 2028년을 목표로 세운 하수슬러지 공공처리 시설 조성 계획은 장기 과제로 꼽힙니다.
[손종률/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 축산사업부장 : "이런 공공성 있는 문제를 공공이 적절하게 처리하는 방안에 대해서 저희가 계속 문제를 제기할 거고요."]
이곳 금악리를 비롯해 제주섬 곳곳은 정책과 사업 추진을 두고 크고 작은 갈등을 안고 있습니다.
그 갈등의 원인, 대부분 소통 부족이라고 하죠.
행정당국과 주민, 사업자가 소통한다면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 이번 금악리 폐기물처리업체 증설 논란이 제주사회에 주는 또 다른 메시지입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강재윤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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