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위' 만든 김단비 "힘들었다, 오랜만에 뛰다가 눈물 날 뻔... 선수들 모두 정신력으로 뛰어" [부산 인터뷰]

부산=양정웅 기자 2023. 12. 28.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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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우리은행 김단비가 28일 BNK전에서 벤치에서 휴식하고 있다. /사진=WKBL
비록 지난 경기 예상치 못한 부진에 빠졌지만, 통산 500경기 이상 나선 베테랑은 달랐다. 'MVP' 김단비(33·아산 우리은행)가 한 경기만에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며 팀을 단독 1위에 올렸다.

우리은행은 28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BNK 썸과 2023~2024 우리은행 우리WON 여자프로농구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59-56 승리를 거뒀다.

앞서 지난 25일 청주 KB스타즈전에서 패배(61-73)하며 1위 자리를 공동으로 내준 우리은행은 다시 승리를 챙기며 시즌 14승 2패(승률 0.875)로 다시 단독 1위에 올랐다. 또한 WKBL 최초 팀 통산 500승(354패) 달성이라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는 2위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466승)와도 30승 넘는 격차다.

이날 우리은행은 여러 선수들이 모두 제몫을 다해줬다. 올스타 1위 박지현은 결승 3점포 포함 14득점 2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최이샘(10득점)과 나윤정(8득점), 노현지(4득점)도 필요할 때 득점을 올려줬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그 중에서 안 걸렸으면 졌다고 봐야 된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우리은행 김단비. /사진=WKBL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김단비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이날 38분56초를 소화한 그는 23득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2블록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초반부터 득점포를 가동하며 분위기를 가져왔고, 과감한 돌파로 직접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몇 장면에서는 김단비답지 않은 모습도 나왔지만, 전반적으로는 만족할 만한 게임이었다.

사실 김단비는 앞선 경기에서 악몽을 겪었다. 25일 KB스타즈와 원정경기에서 35분57초를 뛰고도 단 4득점에 그쳤다. 특히 18번의 야투 시도 중 단 하나만 들어가면서 슛 난조를 보였다. 그나마 리바운드 11개를 따내며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지만, 김단비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결국 팀도 61-73으로 패배하며 공동 1위를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이런 경기 하나로 흔들릴 베테랑이 아니었다. 위 감독은 "NBA도 그런 경기 있다. 김단비가 다 잘할 수 없다"고 옹호했다. 그러면서 "오늘도 잠시 얘기했지만 본인도 그런 경기를 해봤을 거고, 각성했을 거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김단비(맨 오른쪽)가 28일 BNK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선수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김단비는 "프로 15~16년을 하면서 그런 경기를 한 번도 안해본 것도 아니다. 또한 그런 경기 없이 시즌을 치를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규리그 MVP를 탔던 지난해를 언급하며 "지나간 일이어서 기억을 못할 수도 있지만 작년에도 그런 경기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실제로 김단비는 지난해 11월 7일 신한은행과 경기에서 13개의 2점슛 시도 중 3개만 성공시키며 9득점에 머물렀다. 하지만 다음 경기(11월 12일 삼성생명전)에서 곧바로 23점을 넣으며 궤도에 올랐다.

김단비는 "그것도 내 경기 중 하나다. 배울 점은 배워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경기를 하고 다음 경기가 많이 힘든데 빨리 탈피하려고 했다. 작년에도 그런 경기를 하고 많이 다운됐다"며 "완전히 탈피는 안됐는데 올스타 브레이크 끝나고 재정비해서 나오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김단비. /사진=WKBL
빡빡한 일정 속에서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소화하면서 체력적 부담은 없었을까. 김단비는 "가용인원이 없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많이 힘들다. 오랜만에 뛰다가 눈물 날 뻔했다"며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그는 "감독님이 체력적으로 떨어져서 밸런스 무너졌을 때 '선수들에게 기댈 수 있으면 기대야 한다'고 말해주셨다"고 말했는데, 이날 게임에서도 "감독님이 평소에 그런 얘기를 안하신다면서 '정신력으로 뛰어보라'고 말씀하셨다. 모든 선수들이 정신력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은행은 올스타 브레이크를 포함한 긴 휴식기에 돌입한다. 쉬고 싶다. 김단비는 "계속 이동하고 이동하고 했다. 저희 집으로 돌아가 제 침대에 눕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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