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가 도심 조경수로…섬 마을 ‘몸살’
[KBS 광주] [앵커]
여수시는 2026년에 열리는 세계섬박람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섬을 보다 쉽게 찾아가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섬과 섬을 잇는 해상교량도 건설 중인데요.
최근 한 섬에서 오래된 팽나무들이 도심 조경수로 팔려나가면서 마을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최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여수와 고흥을 잇는 해상교량이 놓인 여수시 화정면 조발도입니다.
마을 위쪽 경사진 밭에 수십 년 된 팽나무가 뿌리가 뽑힌 채 놓여 있고, 나무가 무성하던 자리는 구덩이가 파인 채 흙더미만 남았습니다.
섬마을 팽나무를 사다가 조경업체에 판매하는 업자들이 나무 20여 그루를 파내기 시작한 건 지난달부터입니다.
업자들이 아파트 건설 현장에 조경수로 납품하기 위해서입니다.
[나무 채취업자/음성변조 : "나무를 캐서 납품하는 사람입니다. (팽나무는) 호남 지역에 특히 많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팽나무 반출로 마을 경관이 크게 훼손되고, 토사 유출 위험도 높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무단 반출 의혹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일부 토지 소유주들은 동의 없이 나무 채취가 이뤄지고 있다며 업자를 절도나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경찰에 잇따라 고소했습니다.
[김 모 씨/토지 소유주/음성변조 : "아예 몰랐죠. 동네 오빠에게 연락받고 너희 밭하고 우리 밭을 난리를 하고 있으니…. (가보니까) 나무를 이미 파서 묶어놓고 세워놓기도 하고요."]
업체 측은 토지주들의 동의를 받아 진행했다면서도 일부는 의사소통이 잘 안 됐거나 동의 없이 채취한 곳도 있다고 인정합니다.
[나무 채취업자/음성변조 : "찾아가든지 어떻게 하든지 해가지고 돈 같은 경우는 통장으로 거의 다 부쳐드리고 (일부는) 동의를 안 받아서 절도는 맞습니다."]
소유주와 주민들 사이에 갈등까지 빚어져 섬 마을도 뒤숭숭합니다.
[김 모 씨/어촌계장/음성변조 : "(업자들이)돼지고기를 사 가지고 왔어요. 노인들 잡수라고요. 그리고 돈도 50만 원 주면서 노인들 회식하라고. 요즘 생각하면 돼지고기도 교환하고 싶어요."]
여수시는 사유지의 무단 반출 등에 대해서는 직접 관여할 수 없고, 농지법상 위법 행위가 있는지는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혜진입니다.
촬영기자:김선오
최혜진 기자 (jo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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