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청공화국? 中 ‘로켓군 비리’ 3명 또 실각
올여름 이후 군(軍) 수뇌부 인사들의 숙청과 실종이 잇따랐던 중국에서 이번에는 군수(軍需) 산업의 거물 3명이 전격 경질됐다. 28일 중국 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의 최고 정책 자문 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는 전날 베이징에서 우옌성 중국항천과기그룹(CASC) 회장, 류스취안 중국병기공업그룹 회장, 왕창칭 중국항천과공그룹 부사장의 정협 위원 자격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부터 중국 군부에서는 리상푸 국방부장(장관)·리위차오 로켓군 사령관 등 군 핵심 인사가 줄줄이 낙마했는데, 살얼음판 숙청 정국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정협 위원 자격을 박탈당한 3명은 모두 중국 초대형 국유 군수 업체의 핵심 인사다. 특히 중국항천과기와 중국항천과공은 중국의 미사일·로켓 개발을 맡고 있는 핵심 기업이다. 중화권 매체들은 이들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군사굴기를 상징하는 로켓군의 내부 비리에 연루돼 조사 대상에 올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홍콩 명보는 “이들이 로켓군 부패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고, 리상푸 전 국방부장과 연관됐다는 소문도 있다”고 전했다.
로켓군은 ‘피의 숙청’ 진앙으로 꼽힌다. 육군·해군·공군·전략지원군과 함께 중국의 5대군 가운데 하나인 로켓군은 2015년 말 시진핑 국가주석의 전폭적 지원으로 창설된 핵전력 운용 부대다.
군부 숙청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우궈화 전 로켓군 부사령관의 사망이었다. 그가 7월 4일 사망하자, 홍콩 싱타오일보 등 중화권 매체들은 그의 부패 연루 자살설을 제기했다. 리위차오 전 로켓군 사령관과 쉬중보 전 로켓군 정치위원은 시진핑이 상장(대장 격) 계급장을 달아준 군부 핵심 인사였지만, 7월 말 나란히 낙마했다. 지난 3월 국방부장에 발탁된 리상푸는 8월 말 이후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후 10월 24일 공식 해임돼 최단명(最短命) 국방부장이 됐다. 해임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화권 매체들은 그가 로켓군 사령관의 군 납품 관련 부패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리상푸 낙마 이후 중국 로켓군과 군수 산업과 관련된 장성, 주요 군수 업체 대표들이 줄줄이 납품 비리 혐의 등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로켓군 수뇌부 10여 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뤼훙 전 로켓군 장비부장(소장)도 지난 9월 자수하고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중국 첫 국산 항공모함인 산둥함 개발의 총책임자였던 후원밍 중국선박중공업 전 회장이 100억원대 수뢰죄 등으로 13년의 징역형과 500만위안(약 9억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중국 국영 CCTV가 27일 보도했다.
중국은 연이은 군부 숙청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시진핑이 군부 장악 강화를 위해 반(反)부패 카드를 들고 나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대 중국 최고 지도자는 국가주석(president)·공산당 총서기(general secretary)보다 중앙군사위 주석 자리를 권력 유지의 핵심으로 여긴다는 평가가 있다. 시진핑도 집권 직후 군사위 2인자인 부주석을 숙청하며 빠르게 군부를 장악한 전적이 있다.
중국 군부 고위급의 비리 연루 의혹을 미국·러시아 등이 중국에 알렸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리상푸 후임으로는 둥쥔 전 해군사령관이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고 홍콩 매체들이 보도했다. 둥쥔은 해군사령부 군사부장, 동해함대 부사령관, 해군 부참모장, 남부전구 부사령관 등 요직을 거쳤고 2021년에 상장에 올랐다. 류전리 연합참모부 참모장도 신임 국방부장 후보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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