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정책실장이 비서실장…이관섭 임명 ‘김대기 경질설’

유정인·유설희 기자 2023. 12. 28.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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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태윤 교수, 새 정책실장에
장호진 차관은 안보실장으로
윤 대통령, 조직 개편 마무리
김대기·이관섭·성태윤·장호진(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대통령비서실장을 이관섭 대통령실 정책실장으로 교체했다. 정책실장에는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를 임명하고, 국가정보원장에 지명된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후임에는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을 임명했다. 이로써 정권 출범 20개월 만에 대통령실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안보실장)을 모두 교체했다. 외교안보라인 정비도 마무리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실장을 비서실장으로, 후임 정책실장에는 성 교수를 각각 임명한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실장에는 장 차관이, 후임 외교부 1차관에는 김홍균 주독일대사가 결정됐다.

김 실장은 “과거의 예를 보더라도 (한 정부에서) 비서실장은 3명 이상이었기 때문에 제가 20개월 정도 하면 소임은 다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서 얼마 전에 대통령께 (사의)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정책 조율 강화를 이유로 정책실장을 새로 임명한 지 1개월도 안 된 시점에 다시 비서실장으로 기용하는 것을 두고 김 실장이 사실상 경질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말 기존 2실 6수석 체제에서 3실 6수석 체제로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국정기획수석이었던 이 실장을 정책실장으로 승진 기용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정책 추진 속도를 높이고 경제 정책을 밀도 있게 점검해 민생을 살피기 위해서”라고 조직 개편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그런데 한 달 만에 갑작스럽게 인사·정책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김 실장을 교체한 것은 누적된 책임론 때문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총선을 앞두고 당·정 전반을 재정비하며 반복되는 인사 난맥상, 비서실이 주도했던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 등의 책임을 물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당에 큰 변화가 왔다. 대통령실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호진 실장 인선을 두고도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 실장은 지난 4월 외교부 1차관에 임명돼 재직 기간이 9개월로 1년을 채우지 못했다. 조 전 실장 역시 안보실장으로 9개월 정도 일한 뒤 국정원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이관섭 신임 비서실장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공직을 시작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김 실장은 성태윤 신임 정책실장에 대해 “대학교수로 재직하면서도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부처들의 정책 자문에 활발히 참석하신 이론과 실무를 갖추신 정책전문가”라고 임명 이유를 밝혔다. 김 실장은 정통 외교관 출신인 장 실장 인선 이유를 두고 “안보라는 것이 자주국방 능력으로만 되는 건 아니고 우방, 동맹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가 더없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로 대통령실 인선과 조직 개편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의 정통 관료 중심 인선 스타일도 재확인됐다. 비서실장은 경제 관련 관료 출신에게, 안보실장은 정통 외교 관료 출신에게 연거푸 맡겼다. 국정원장 역시 조 전 실장이 국회 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두 번 연속 외교 관료 출신이 맡게 된다.

유정인·유설희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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