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꼴찌에서 전국최고로’ 대전 유성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의 ‘비상(飛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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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꼴찌에서 전국 최고로.'
해결하지 못한 장기사건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던 유성서는 1년여 만에 절반 넘게 줄었고, 피의자 검거율은 85%에 이르는 등 '수사의 달인팀'이 됐다.
곽제준(48) 유성서 사이버수사팀장은 "사건 서류만 하루에 몇 만 페이지를 봐야하는 고된 업무에 팀원들이 항상 고생을 하다보니 어느 순간 기피 팀이 돼있었다"며 "그러다보니 사건 해결 비율은 전국 꼴찌 수준이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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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접수되는 사건만 2800건
팀원 간 교육·토론 등 통해 노력
2023년 정량지표 전국서 1위 기록
‘전국 꼴찌에서 전국 최고로.’
대전 유성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게 붙은 수식어가 1년 만에 180도 달라졌다. 해결하지 못한 장기사건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던 유성서는 1년여 만에 절반 넘게 줄었고, 피의자 검거율은 85%에 이르는 등 ‘수사의 달인팀’이 됐다. 어떻게 달라진걸까.
곽제준(48) 유성서 사이버수사팀장은 “사건 서류만 하루에 몇 만 페이지를 봐야하는 고된 업무에 팀원들이 항상 고생을 하다보니 어느 순간 기피 팀이 돼있었다”며 “그러다보니 사건 해결 비율은 전국 꼴찌 수준이었다”고 회상했다. 2015년 유성서 개소 이래 8년 동안 사이버수사팀장은 8번 바뀌었다. 1년을 못버티고 떠나는 셈이다. 팀장이 자주 바뀌면서 구심점은 사라졌다. 지난해 8월 유성서로 온 곽 팀장은 팀을 정상궤도로 올려놓자는 목표를 세웠다. ‘정면돌파’였다.
곽 팀장은 “기간만 채우고 떠나고 싶지 않았다”면서 “팀 분위기를 바로 잡고 업무 역량을 높여 전국 꼴찌팀에서 정상궤도로 올려놓고 싶었다”고 말했다.
‘동기부여’가 중요했다. 사건배당에서부터 팀원을 특성을 고려했다. 팀원간 교육과 토론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갔다.
무엇보다 ‘수사매뉴얼’을 만든 게 주효했다.
11명의 팀원 중 5명이 2년 이하 초급수사관이다보니 사건해결 진척이 도통 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기준 보유사건은 900여건이었는데 그 중 장기사건이 400건을 넘어선 상태였다.
곽 팀장은 월 2회 수사기법과 피의자 조사방법 등을 교육했다. 사이버팀에서 주로 쟁점이 되는 피싱범죄 인출책의 방조범에 대한 입건 기준과 성립요건, 그리고 타인카드 무단결제의 자체 입건 기준을 마련해 실무적 기준점을 마련했다. 체포나 압수 등 현장성있는 수사는 팀원 간 토론을 통한 사전계획서를 수립해 변수 등을 차단했다.
동기부여가 되자 성과도 나오기 시작했다.
올해 2월부터 10월까지 고액 다중사기 피의자 5명을 구속했고 물품사기 피의자, 메신저피싱 인출책 등 579명을 검거 송치해 84.99%라는 높은 검거율을 이뤄냈다. 올해 경찰서 사이버수사분야 정량지표 전국 1위다. 장기사건 감소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해 2월 기준 유성서의 장기사건 비율은 전국 최고 수준인 47.4%이었으나 올해 11월 기준 4.9%로 43%로 감소됐다. 현재 수사관별 보유사건은 32건, 장기사건이 1.6건이다.
속도를 낸 수사는 경찰 신뢰회복으로 이어졌다. 곽 팀장은 “온라인명예훼손으로 1명이 411명의 악성댓글러를 고소한 사건에 꼬박 1년여를 매달려온 끝에 사건을 마무리했는데 고소인이 ‘경찰을 신뢰하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유성서 사이버수사팀은 지난 7일 경찰청의 특별승진 대상이 됐다. 곽 팀장은 “팀원들과 ‘원팀’으로, 팀원들이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된 게 뿌듯하다”고 말했다.
대전 유성경찰서 사이버수사팀 이창석 경사, 이지만 경위, 곽제준 경정, 배준현 경감(사진 왼쪽부터). 대전유성경찰서 제공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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