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원 10명 지명 완료…“노인네들 빨리 돌아가셔야” 망언한 민경우 포함

문광호 기자 2023. 12. 28.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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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 유튜브 방송서 발언
민 “극단적 표현 죄송” 입장문
벌써 비대위 ‘검증 실패’ 지적
민경우 대안연대 대표가 지난 10월17일 보수단체가 개최한 토크콘서트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곽은경TV 캡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비대위원으로 지명한 민경우 대안연대 대표가 과거 “지금 가장 최대의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것”이라며 “빨리빨리 돌아가셔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함께 비대위원에 지명된 박은식 호남대안포럼 대표는 “결혼과 출산의 주된 결정권자는 남자”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 위원장이 반이재명·더불어민주당 기조에 맞는 인사 위주로 비대위를 구성하다 보니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튜브 채널 ‘곽은경TV’에 지난 10월17일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민 대표는 보수단체들이 연 토크콘서트에서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민 대표는 해당 발언 직후 웃으면서 “아유 죄송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민 대표는 “우상을 믿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며 “새로운 세대가 올라와서 아까 극단적인 표현을 썼지만 자연스럽게 선배들을 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담론장에 30대, 40대를 끌어들여서 ‘386 니네가 얘기하는 거 폼 잡고 그러지 말고 다 허접한 거야, 우스운 거야’라고 밀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이게 올라오지 않는다”며 “이게 한국사회 최대 비극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민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젊은 세대의 사회적 역할론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실수로 이미 바로 그 방송에서 극단적인 표현을 썼다며 ‘죄송하다’는 사과 취지를 즉시 밝힌 바 있다”고 했다. 또 “어르신들을 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고 신중치 못한 표현에 대해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드리겠다”고 했다.

민 대표는 이날 한 위원장이 지명한 비대위원 10인 명단에 포함됐다. 민 대표는 ‘전향 운동권’으로 최근 관변단체 한국자유총연맹이 주최한 토크콘서트에 참석하는 등 보수 색채를 드러내왔다.

내과 의사 박은식 대표는 지난 10월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남성성에 대한 존중, 결혼과 출산의 주된 결정권자는 남자다. 저출산 정책 패러다임을 바꿨으면 좋겠다”며 특정 성별에 편향된 인식을 드러냈다.

한 위원장이 지명한 비대위원들의 또 다른 특징은 이 대표를 겨냥한 ‘저격 인사’가 다수라는 점이다. 구자룡 변호사는 대장동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보수층에서 ‘이재명 저격수’로 불린다. 박 대표는 이 대표 단식을 “엉치에 욕창 생긴다” 등의 표현으로 공개 조롱했다. 민 대표나 ‘조국 사태’ 당시 참여연대에서 나온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회계사)는 지속적으로 이 대표에 대한 의혹을 제기해왔다. 전 최고위원인 김예지 의원(비례대표), 장서정 보육·교육 플랫폼 ‘자란다’ 대표, 한지아 의정부을지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자립 준비 청년을 지원하는 윤도현 SOL 대표 등이 비대위원으로 지명됐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노인세대에게 빨리 돌아가시라는 망언을 한 것은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비대위원장의 망언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민경우 소장을 즉각 사퇴시키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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